경인여대 교수·학생들이 '비리 족벌 재단'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단 +농성을 벌이고 있어 수업이 전면 중단되는 등 학사행정이 파행을 치닫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3일부터 본관을 비롯한 각 건물을 점거하는 것과 아울러 교수협의회, 총학생회, 직원노조 등을 개교이래 처음으로 조직했다.

이들 단체는 최근 "백창기 이사장과 아내 김길자 학장, 그리고 아들인 백충현 기획실장이 족벌 재단을 이뤄 등록금이나 국가보조금을 횡령,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교육부는 이사진을 즉각 퇴진시키고 학원정상화를 앞당기라"고 촉구했다.

경인여대 교수·학생들이 공개한 재단 비리실태에 따르면 우선 99년 +수입금의 66%를 재단구좌에 적립한 것을 비롯, 자금 출처가 명확치 않은 금액으로 석조조형물을 설치하는 등 기성회비를 오용했으며, 일주일에 출근 일수가 두 세 번인 기획실장에게 초과근무수당을 매월 지급했다.

교수·학생들은 또한 재단이 출판사로부터 교재를 낮은 가격으로 납품받아 학생에게는 할인을 낮게 해 차액을 착복했으며, 실체가 없는 +'유령교원'을 교육부에 보고해 급여를 빼돌렸고, 교원들의 급여를 변칙적으로 지급한 것 등 다수의 회계 비리를 들춰냈다.

이들은 또 재단측의 교권침해도 극을 달린다고 고발했다. 재단측은 2개월에 한번씩 교수를 사찰해 재단에 대한 충성도를 5등급으로 분류해 승진이나 재임용 근거로 사용했다. 교수에게 출퇴근 및 근무시간을 보고서로 작성해 제출하게 했고, 재단의 기호에 맞춘 부적절한 임용원칙과 백지사표 강요사례도 들었다.

특히 헬스장, 골프장, 볼링장 등 체육시설을 갖춘 '경인 스포렉스(98년 +설립)'는 실습비를 내는 사회체육과 학생들도 수업시간 이외에는 사용할 수 없게 해 재단 가족의 사택이 되다시피 했다고 밝혔다.

이상권 교수협의회 의장(회계)은 "학교의 설립자로서 비뚤어진 자세와 사리사욕을 채우는 것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교육부는 빠른 +기간내에 관선이사를 파견해 줄 것"을 요구했다.

그는 "1년 이상 근무한 교수가 몇 안될 정도로 교권 침해가 심했다"며 "민주적 학사운영이 이뤄질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현재 이 대학 교수·학생들은 밤낮으로 학교에 상주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교수 61명 중 58명이 교수협의회에 가입했고, 4천여명의 학생 중 2천명이 천막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달 29일과 31일에는 거리로 나와 인천시민에게 학내 소요사태를 알리는 한편, 국회·각종 사회단체 등에 탄원을 하고 있으며, 홈페이지(www.kyungin-c.ac.kr)를 통해 재단비리를 알리고 있다. 재단측은학교 점거 농성 이후 자취를 감춘 상태이다.

이에 대해 한국대학교육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전문대는 1인 지배 체제가 많으며, 교수협의회는 물론 총학생회 설립을 막는 횡포도 자행되고 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전문대에 대한 지도검열을 철저히 해 구성원들의 자치권을 인정하는 제도적 뒷받침을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노승회 교육부 전문대학지원과장은 "언론보도를 통해 경인여대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판단해 이번 주부터 특별감사에 들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감사에서 재단측의 위법사항이 발견될 시에는 경인여대에 행·재정적 제재 조치를 가할 방침이다.

<신일용, 강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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