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공학 다른 성장배경···최근엔 ‘연구력’서 경합

성균관대 이공계, 삼성 재단영입 후 비약적 발전
시장에선 “공대 한양, 자연과학 성대 선호” 평가

[한국대학신문 신하영·송아영·홍여진 기자] 대학 서열을 나타내는 은어로 ‘서연고 서성한’이란 말이 있다. 소위 ‘SKY’라 불리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에 이어 서강대·성균관대·한양대를 지칭하는 은어다. 때문에 성균관대는 서강대와, 한양대는 중앙대와 비교가 가능하다. 하지만 대학 규모로 따지면 성균관대와 한양대를 비교하는 게 적절하다. 대학 순위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공계 연구력에서도 양 대학에 대한 비교가 가능하다.

▲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 성대는 ‘인문’ 한대는 ‘공대’로 발전= 전통적으로 성균관대는 인문계를 기반으로, 한양대는 공대를 바탕으로 발전해 왔다. 최근에 와서는 ‘자연과학은 성대가, 공대는 한양대가 낫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양 대학의 성장 배경은 인문계와 공대로 구분된다.

이런 성장배경은 사회에 진출한 동문을 통해 잘 나타난다. 성균관대는 역대 부총리와 장관 배출 순위에서 한양대를 압도한다. 동아일보가 지난 9월 ‘한국사회 파워엘리트 출신대학’을 분석한 결과 성균관대는 역대 감사원장·장관·부총리를 6명 배출해 전체 대학 중 8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양대는 1명을 배출하는 데 그쳐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국회의원도 성균관대가 4위(72명)를 기록한 데 반해 한양대는 이화여대와 함께 공동 7위(30명)에 그쳤다. 성균관대는 2006년 이후 사시·행시·외시·CPA(공인회계사) 합격자 1만2189명 가운데서도 965명(7.92%)을 배출, 4위를 기록했다. 한양대는 성균관대에 이어 5위를 기록했으나 합격자 수는 696명(5.71%)으로 성대보다 269명 적었다.

법대에만 한정해서 봐도 이 같은 차이는 확인된다. 법률저널이 최근 9년간(2003~2011년) 사법시험 합격자를 집계한 결과 성대는 전체 8438명 중 592명(7.02%)을 배출, 502명(5.95%)의 합격자를 낸 한양대를 압도했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도입 이후에도 성대는 4년간(2009년~2012년) 로스쿨 입학자 8283명 가운데 431명(5.20%)을 배출, 5위를 기록했다. 한양대는 384명(4.64%)으로 6위에 그쳤다.

이 때문인지 입시전문기관도 인문계에선 성대의 우위가 확고하다고 평가한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인문계는 성균관대가 서강대와 견주면서 키우는 분위기”라며 “사실 한양대 인문계도 높지만, 한양대는 워낙 공대가 높다보니 상대적으로 인문계가 저평가 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 올해 사시 합격, 4위 한양대 勝= 그러나 올해 치러진 사법시험(54회) 최종 합격자 배출에선 한양대가 성대를 앞섰다. 한양대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에 이어 합격자 배출 전국 4위에 올랐다. 전체 506명의 합격자 중 41명(8.10%)이 한양대 출신으로, 38명(7.51%)을 배출한 성대를 앞선 것이다. 과거 수년간 누적된 사시 합격 순위에선 성균관대가 SKY에 이어 4위에 해당하지만, 언제든 한양대의 도전에 순위가 내려설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상대적으로 한양대는 대학 총장·교수 등 학계와 문화예술계에서 성대보다 비교우위를 갖는다. 동아일보 파워엘리트 출신대학 조사에서 한양대는 대학 총장을 전국에서 5번째로 많이 배출(6명)한 대학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는 10위(4명)에 그쳤다. 대학교수 배출 순위에서도 한양대는 전국 5위(2191명)을 기록했다. 성균관대는 8위(1313명)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다면 이공계는 어떨까. 한양대는 공대가, 자연과학은 성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김희동 소장은 “학생들은 자연과학분야에선 성대를 선호하고 공대는 한양대를 선호한다”고 평가했다.

특히 성균관대는 1996년 삼성이 재단으로 영입되면서 이공계 분야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연구비 수혜실적이 꾸준히 오르면서 아웃풋(성과)에서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 한양대 신본관.
◆ 성대 1인당 SCI 논문 수 ‘사립대 최고’= 올해 대학정보공시에 다르면, 성균관대의 2011년 연구비 총액은 1765억 원으로 한양대(1287억 원)보다 478억 원이나 많다. 전임교원 1인당 SCI 논문 편수도 성대가 0.8편으로 한양대(0.6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대학인 KAIST의 1인당 SCI 논문편수가 1편인 것을 감안하면, 성대의 0.8편은 사립대 가운데 정상급에 해당한다. 지난 9월 발표된 QS 세계대학 평가에서도 성균관대는 100위권에 진입하는 성과를 거뒀다. 성대는 179, 한양대는 249위에 올랐다.

삼성을 재단으로 영입하면서 성대는 장학금 수혜율(49.3%)이나 전임교원 1인당 학생 수(22명)에서도 한양대보다 우위를 점했다. 학생 1인당 장학금도 245만8000원으로 한양대(193만2400원)보다 49만5600원이 많다. 대기업을 재단으로 영입하면서 교육여건도 나아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투입된 연구비에 비해 기술이전·특허, 산학협력단 운영수익에서는 한양대가 성대를 근소한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양대는 성대보다 연구비 수혜실적이 478억 원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이전수입료는 22억4942만원으로 성대(20억9000만원)보다 1억5000여만 원 많았다.

한양대의 전임교원은 987명으로 1316명인 성대보다 적기 때문에 ‘전임교원 1인당 기술이전 수입액’ 또한 231만으로 성균관대(167만원)보다 높다. 한양대 이공계가 ‘투입대비 산출’면에서 성대보다 비교우위를 갖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술이전수입액을 총 연구비로 나눈 ‘연구비 회수율’에서도 한양대(1.73%)가 성균관대(1.15%)를 앞섰기 때문이다.

한양대 관계자는 “한양대의 기술이전 수입이 높은 이유는 학풍 자체가 ‘실용’에 가치를 두기 때문”이라며 “이는 투입된 연구비 대비 기술이전 수입액을 나타내는 지표인 연구비 회수율이 전국 최상위라는 점에서도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성균관대 최재붕 산학협력 본부장(기계공학부 교수)은 “삼성하고 공동연구를 많이 하다 보니 특허가 공동 소유가 되기 때문에 그간 기술이전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이제는 강점을 보이는 분야부터 특허를 많이 내고 기술이전 수입을 늘리는 데 집중하기로 방향을 바꿨다”고 밝혔다.

◆ 공학, 성대 ‘반도체’ 한대 ‘자동차’ 두각= 그렇다면 입학성적 커트라인은 어떨까. 본지가 진학사·비상에듀에 요청해 양 대학의 커트라인을 받은 결과 성균관대가 미세한 차이로 한양대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 ‘서성한’이란 서열이 그냥 매겨진 게 아니란 의미다.

진학사에 따르면, 로스쿨 도입에 따른 법학부 폐지 이후 ‘대학 간판’으로 자리매김한 경영계열의 경우 성대 글로벌경영이 384점, 한양대 파이낸스경영이 383점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입시업체 비상에듀로부터 받은 자료에서도 성대 경영학은 382~383점, 한양대 경영학부는 381점대에서 커트라인이 형성됐다.

공학계열에서는 한양대가 공대의 명성을 여전히 이어가고 있지만, 최근 성대의 이공계 성장세에 의해 그 차이가 희석되고 있다. 비상에듀에 따르면, 성대 소프트웨어학과와 한양대 소프트웨어전공의 커트라인은 376점으로 동일하다. 양 대학의 공대 간판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378점)와 한양대 미래자동차공학과(378점)도 같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국내 ‘빅 5’로 평가받은 성대 의예(393~394점)가 한양대 의예(390~392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성균관대는 이공계 캠퍼스가 수원에 있다는 점에서 지리적인 열세에 있다. 김희동 소장은 “공대는 성대 공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를 제외하면 학생들은 한양대를 선호한다”며 “성대는 아무래도 자연과학캠퍼스가 수원에 있다 보니 지리적인 면에서 한양대 공대가 이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 2011~2012년 양교 교육·연구 지표 주요 현황(출처 : 대학 정보공시)

항목/대학 성균관대 한양대 연도
대학 총예산 4465억원 4343억원 2011
정원내 모집인원 3441명 2898명 2012
장학금 수혜율 49.30% 43.40% 2011
1인당 장학금 245만8000원 193만2400원 2012
취업률 68.90% 62.70% 2012
전임교원 수 1316명 987명 2012
전임교원 1인당 학생 22명 27.5명 2012
연구비 총액 1765억원 1287억원 2011
기술이전수입료 20억9000만원 22억4942만원 2011
전임 1인당 SCI 논문 0.8편 0.6편 2011
전임1인당 연구비 1억4718만원 1억3649만원 2011
전임1인당 기술이전수입 167만원 231만원 2011
국내외 특허건수 국내 314, 해외 46 국내 284, 해외 52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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