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가지고 학생들에 다가서 ‘투게더형’ 인재 육성”

“‘운영 성실하고 우수 학생 배출하는 대학’ 인정받고 파”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지난달 28일 늦은 오후, 전남 나주의 동신대를 찾았다. 정문 인근 포장마차에서는 동신대 학생들이 간식을 먹으며 출출함을 달래고 있었다. 학생들과 이런저런 얘기들을 나누다 간식 값을 대신 계산하자 “우와, 감사합니다! 총장님께 오늘 일을 적어 문자메시지를 보내야겠어요”라는 말이 따라왔다.

학생들은 “총장님께 문자메시지 보내고 대화하는 게 우리 학교에서는 일상적이에요. 총장님이 진짜 엄마 같아요”라며 웃음 지었다. 김필식 총장이 지난 2010년 7월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해왔던 ‘스킨십 리더십’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김 총장은 취임 당시 “잘 가르치는 대학, 학생들이 다니고 싶어 하는 대학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같은 포부를 현실화하기 위해 지난 2년 여간 김 총장은 교육역량 강화와 함께 구성원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데 역점을 뒀다. 김 총장은 “학생들로부터 감사 메시지를 받을 때, 학부모들로부터 ‘우리 아이가 달라졌다’는 편지를 받을 때 가장 보람차고 행복하다”며 “진정성을 가지고 구성원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학을 만들고자 발로 뛰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김필식 총장은 “동신대가 ‘운영이 성실하고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으로 재직하다 총장을 맡았는데 어떤 점이 달라졌나.

“이사장일 때는 대학 구성원이 일하는 것을 뒷받침해주는 역할만 하면 됐는데 총장은 실질적으로 뛰고 일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내 시간이 많이 없어졌다. 신문을 볼 때도 우리 대학에 도움이 되는 기사가 하나라도 더 있을까 꼼꼼히 살피게 됐고 책을 읽을 때도 학생들에게 어떤 책이 더 유익할까 고민하며 정독한다. 대학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먼 곳도 마다 않고 달려가고 누구에게라도 기꺼이 고개 숙이게 되는 것 같다. ‘내 안에 이런 열정과 체력이 남아 있었구나’라고 놀랄 때가 있을 만큼 학교 일에만 몰입해 바쁘게 지내고 있다.”

-총장이 열심히 뛴 덕인지 최근 동신대가 눈에 띄게 발전했다.

“총장 이상으로 교수·직원들이 열심히 일해주고 학생들이 잘 따라줬다. 동신대는 교육·행정 전반에서 상하가 아닌 ‘투게더(Together)’를 강조하는 대학이다. 어떤 일을 추진할 때는 ‘이렇게 하세요’가 아닌 ‘이건 어떻습니까’라고 먼저 묻고 협의하는 과정을 반드시 거친다. 교육에서도 학생들이 인성·감성을 바탕으로 타인과 더불어 사는 투게더형 인재로 자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학교에 들어서면 전에 비해 학생들이 생기 있다는 느낌이 든다. 기본에 충실하려고 노력한 게 서서히 가시적인 변화로 나타나는 것 같다.”

-잘 가르치는 대학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나.

“학문 고유의 영역은 존중해야 하지만 대학 교육은 사회의 요구도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동신대가 학생들 인생의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도록 학문적인 부분과 사회적 요구를 배합한 교과 과정,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 역점을 둬왔다. 특히 수업 외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들에서는 전공 지식을 수월하게 쌓을 수 있도록 기초교육을 하거나 자격증, 국가고시 등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는 교수·학생 간 밀착 교육, 방과 후 학습 프로그램(ASP), 마일리지 장학금 등을 꼽을 수 있다.”

-취업률도 비교적 높은 편이다.

“동신대는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졸업생 1000명 이상 광주·전남 일반대학 가운데 취업률 1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전체 43개 학과 중 절반에 달하는 22개가 전국 학과별 취업률 탑 10에 랭크되는 성과를 거뒀다. 취업률도 중요하겠지만 더욱 의미 깊게 생각하는 점은 취업의 질적 수준이 함께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인성 교육을 강조하다 보니 ‘동신대 출신들이 성실하고 인성이 좋다’며 매년 학생들을 데려가는 기업들이 생겨나고 있다. 또 졸업생들이 진출해 있는 기업·기관 등에 방문하면 해당 학생을 꼭 만나서 고민도 들어주고 격려도 해주며 좀 더 즐겁게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응원해주고 있다.”

-‘스킨십 리더십’ ‘마더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는데.

“교수·직원들이 학생들을 대할 때 부모가 친자식 잘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대해주기를 바란다. 때문에 총장으로서 먼저 앞장서서 학생들과 스킨십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강, 독서토론 등을 통해 한 달에 두 차례 이상 꼭 학생들과 대화의 시간을 갖고 이메일, 문자메시지, 편지 등도 주고받는다. 마음이라는 게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학생들에게 전달되면 감동이 생겨나고 동기부여가 된다. 항상 교수·직원들에게 ‘학생들에게 죄짓지 말자. 4년 동안 마음을 다해 가르쳐서 원하는 모습으로 졸업할 수 있도록 해주자’고 강조한다. 진정성을 가지고 학생들에게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서는 것이 좋은 대학이 되는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 김필식 총장이 박성태 본지 발행인(왼쪽)에게 학생·학부모들로부터 받은 편지를 소개해주고 있다.
-입시철이다. 어떤 학생들이 동신대에 지원해주길 바라나.

“자기 인생을 사랑할 줄 아는 학생, 미래에 대한 꿈으로 가슴 뛰는 학생이 온다면 정말 좋겠다. 아울러 동신대 지원을 고려하고 있는 학생들이 있다면 교육프로그램, 취업률, 취업의 질적 수준을 핵심적으로 봐줬으면 한다. 최고의 엘리트를 뽑아서 교육시켜 사회에 내보내는 것은 모든 대학이 꿈꾸는 일이다. 하지만 입시 성적이 상위권이 아닌 학생도 대학에 와서 교육을 받고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인재로 만들어진다면 그 교육이야말로 정말 가치 있다고 생각한다. 학생 개개인의 인생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마련해주기 위해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해 노력하겠다.”

-현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에 대한 생각은. 또 차기 정부에 바라는 점이라면.

“모든 정책에는 장단점이 있다. 현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으로 인해 대학들이 대외 지표를 충실히 맞춰가고 있다는 점, 학생들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평가사업 시행 초기에 대학의 특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는 점은 아쉽다.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대와 지방대는 근본적으로 조건상 큰 차이가 있는 데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한다는 점이 지방 사립대의 입장에서는 큰 어려움으로 다가왔다. 지금은 다소 개선되기는 했지만 향후 정부지원 사업이 추진될 때 계획 단계에서부터 각 대학의 근본적 차이와 특성을 고려해줬으면 한다.

-앞으로 동신대를 어떤 대학으로 만들고 싶나.

“기반이 탄탄한 대학으로 만들고 싶다. 동신대하면 ‘성실하게 운영하고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꾸준히 주력할 생각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장학금, 어학연수, 취업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지겠다. 또 사회 곳곳에서 ‘동신대 출신은 인성이 훌륭하다. 정말 잘 가르쳤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인성교육에도 힘쓰겠다. 이 같은 맥락에서 내년부터 △하루에 3가지 이상 감사하기 △일주일에 3번 이상 선행하기 △한 달에 3권 이상 책읽기를 골자로 한 ‘드림 333’ 캠페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캠페인이 정착되면 동신대 학생들이 남다른 향기를 가진 인재로 성장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민현희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김필식 총장은…

서울대에서 학사학위, 고려대에서 석사학위, 신라대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2002년부터 동신대를 운영하는 학교법인 해인학원 이사장으로 재직하다 2010년 동신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광주광역시 여성단체협의회장, 광주비엔날레 이사,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사 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광주광역시 자원봉사센터 이사, 전남테크노파크 이사, 통일부 광주통일관장, 학교법인 동강학원 이사장, 한국연구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국민훈장 동백장, 무등여성대상, 적십자 광무장 금장 등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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