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구조조정 드라이브…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외침

[한국대학신문 특별취재팀] 창간 24주년 특별기획으로 본지는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는 한국대학교육협의회(이하 대교협)와 공동으로 ‘뉴스로 본 대학 30년’을 연재한다. 5공화국부터 현 MB정부에 이르기까지 대학정책을 중심으로 그간의 변화와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지난 30년간의 대학관련 10대 뉴스를 선정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대교협 200여개 회원교의 총장을 비롯해 교수, 직원 등 대학 구성원 2019명이 온오프라인 조사를 통해 9월 19일부터 28일까지 직접 뉴스에 순위를 매겼다. 첫 회 대학가 10대 뉴스에 이어 대학 구성원이 뽑은 우선순위에 따라 정부별 5대 뉴스를 소개하고 있다. <편집자 주>

1위 강력한 대학구조조정, 대학구조개혁위원회 출범 (2011년 7월 1일)

2011년 7월 1일 대학구조개혁위원회(이하 구조개혁위)가 발족했다. 초대 위원장은 홍승용 위원장이 맡았다. 구조개혁위는 사립대학 구조조정과 관련해 부실대학을 판정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국립대의 선진화와 통폐합도 구조개혁위에서 논의되고 검토됐다. 구조개혁위는 사회적 이슈였던 등록금 문제와도 밀접히 맞닿아 있다. 법인부담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는 사립재단에 대해 책임을 묻기로 했다. 부실대학을 평가하는 평가지표에 법인지표를 만들어 넣기로 하는 등 강도 높은 대학구조개혁을 표방했다. 2012년에만 명신대와 성화대학, 선교청대가 교과부의폐쇄명령을 받았다. 부실대학선정, 구조개혁 중점 추진 국립대 지정 등의 활동을 폈다.

그러나 이러한 평가가 대부분 취업률 등 정량지표에 의존하고 있어 반발을 샀다. 예술대학이나 순수학문, 지방대에 대한 안배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받았다. 또한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지원 사업에 선정된 대학이 재정지원 제한대학에 포함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2위 반값등록금 집회와 국가장학금 1조8000억 원 투입 결정(2011년 6월 24일)

한해 등록금 1,000만원 시대. 정부는 ‘반값 등록금’ 대선 공약의 이행 방안으로 든든학자금(ICL∙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을 2010년에 도입했다. 하지만 이 제도는 B학점 이상의 신청 조건과 취업후 상환시점까지 부과되는 고금리∙복리이자 때문에 그 해 2학기 대출자는 일반대출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11만여 명에 그쳤다. 대학생들은 2011년 5월부터 ‘조건없는 반값등록금’ 이행을 요구했다. 이들은 그해 6월 10일 대학가 동맹휴업을 맺고 서울 광화문에서 시민단체, 정당관계자, 학부모단체까지 합세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었다.

이 후 반값 등록금 논란은 국민 혈세를 부실 대학에 쏟아 부을 수 없다며 ‘선 대학 구조조정, 후 반값 등록금 시행’ 요구를 일으켰다. 이에 2011년 교과부는 부실대학을 선정해 선정대학은 학자금 대출과 등록금 지원을 받을 수 없게 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립대가 2012년 반값등록금을 실현했고 2014년부터 강원도립대학은 ‘등록금 없는 대학’이 될 전망이다.

3위 서울대 국립대학 법인화법 국회 통과(2010년)

서울대는 예산 사용의 탄력성이 없고 교직원 채용 및 인사와 조직 개편 등에서도 많은 제약을 받는 등 정부 조직이 갖는 경직성 때문에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인으로 운영 중인 KAIST, 포스텍, 연세대, 고려대 등 다른 대학의 성장과도 비교되자 정부는 정부 규제와 지침에서 벗어나 서울대가 독립경영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대 법인화는 김영삼 정부 시절인 1995년 처음 제안된 이후 역대 정부가 모두 추진했지만 학내 구성원과 야당 등의 반발로 번번이 무산되었다가 2010년 12월 결국 국회를 통과, 2012년 설립 등기 절차를 거쳐 법인으로 전환됐다.

서울대는 독립된 법인 조직으로 예산∙인사자율, 수익사업허용 등의 자율권이 확대되지만 부지 기자재 등 자산은 국가가 무상 양도 하는 등 재정지원은 계속된다. 총장선출은 직선제에서 간선제로 바뀌며 7~15명의 이사회가 구성된다. 교직원의 신분도 공무원에서 민간인으로 바뀐다.

하지만 서울대생들이 등록금 인상 등의 이유를 들어 총장실을 점거하는 등 법인화에 반대해 진통을 겪었고 2012년 새 인사규정안을 놓고 공무원직과 기성회직간 차별 논란을 빚기도 했다.

4위 국립대 총장직선제 폐지(2011년)

대학 총장직선제는 1987년 민주화 선언이후 우리 대학가에 불어닥친 민주화 바람을 타고 국∙공∙사립대 대부분이 채택해 시행해 왔다. 그간 직선제가 국립은 대통령, 사립은 재단 이사회의 인사 전횡을 바로 잡고 대학의 자율과 민주화에 상당한 기여를 해온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선거제도가 갖는 갖가지 병폐를 대학사회에 고스란히 옮겨놓으면서 우리 대학들의 경쟁력을 크게 약화시켜왔다는 비판과 자성이 대학사회 내부에서부터 쏟아져 나왔다. 그로 인해 사립대부터 직선제를 폐지하는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고 2012년 교육과학기술부가 국립대 선진화 방안의 하나로 국립대의 직선제 폐지 추진을 본격화하게 된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국교련)는 즉각 직선제 폐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국공립대가 사립대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근거가 없고 지표상으로 국공립대가 사립대에 비해 훨씬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반발했다.

하지만 정부는 2012년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에서 총장직선제 폐지 여부(15%)를 평가지표로 사용하면서 직선제 폐지를 유도, 직선제를 폐지하지 않으면 정부 재정지원을 받기 어렵게 됨에 따라 마지막까지 총장직선제 유지를 고수하던 목포대, 부산대, 전남대 등을 포함 38개 국립대 전체가 총장직선제 폐지를 수용하게 됐다.

5위 입학사정관제 확대(2010년)

입학사정관제란 내신성적과 수능점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었던 잠재능력과 소질, 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해 각 대학의 인재상이나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제도다. 2007년 8월 입학사정관제 시범대학 10개교 선정에 이어 2008년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 40개 대학을 선정했으며 2009년 7월 가톨릭대,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등 선도대학 10곳과 계속지원, 신규지원을 포함해 총 47개 대학으로 입학사정관제 재정지원이 확대된다.

대학들은 성적 위주의 획일적 선발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한 선발 방식으로 개편했다. 학교생활기록부, 수능 성적, 각종 서류 등 다양한 전형요소를 해석해 선발하는 입학사정관 즉 대입 전형 전문가 활용체제를 구축했다.

10개 대학 254명으로 출발한 모집인원이 2012학년도에는 122개 대학 4만1250명에 달해 4년제 대학 모집정원의 10.8%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자기소개서와 추천서를 컨설팅 업체에 맡기거나 입학사정관이 고액 컨설팅을 한 사례등이 불거지는가 하면 지적 장애 청소년에 대한 집단 성폭행 전력을 감추고 2011년 한 학생이 성균관대에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입학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제도의 무용론까지 대두됐다.

<특별취재팀=윤지은 부국장, 신하영 부장, 민현희·이용재·이현진·이재·손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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