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길순 본지 논설위원·신구대학 산학협력단장

스위스국제경영개발원(IMD)의 국제경쟁력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국가경쟁력은 이처럼 상승세이나 아쉽게도 교육경쟁력은 답보 상태다. 특히,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계속 하위권에서 맴돌고 있다.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사회적 부합 정도를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산출한 것이므로 이는 대학교육이 산업발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지난 2010년 대한상공회의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학 졸업생의 전문직무역량이 낮아 신입사원 재교육에 드는 기간이 평균 38.9일이고, 소요되는 비용은 1인당 217만4000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런 점에서 오늘의 대학은 국가와 사회 발전의 원동력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 대학은 물론 일차적으로 폭 넓은 교양을 쌓고 학문을 탐구하는 곳이다. 그러면서도 국가와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사회적 역할을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

특히, 현대사회에서 직업이란 단순히 생계유지의 방책인 것만은 아니다. 그것은 또한 삶을 실현하는 길이고 자기 정체성을 정립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유능한 직업인을 길러내는 것을 대학의 본래적 기능과 무관한 것으로 보는 것은 시대착오적이다.

지난 2011년 186개 대학 졸업자 293,967명 가운데 대학원 진학자 8%와 군입대·외국인유학생·취업불능자 4%를 제외하면 88%가 취업대상자다. 이들 중 실제 취업자는 14만204명으로 취업대상자의 54.5%에 불과하다. 이렇게 취업률이 저조한 데는 사회가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지 못하는 산업구조적인 요인 때문인 점도 물론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으로는 대학이 사회적 변화에 부응해 적절한 직업교육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빚어진 결과다. 오늘의 대학은 지식의 배양과 학문연구의 도량으로서 기능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지만 그에 못지않게 유능한 직업인을 길러내는 직업 교육의 역량 강화에도 힘써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7일 개최되었던 ‘전문대학 교육포럼’은 매우 의미 있는 행사였다고 생각된다. 올해로 5회째 개최되고 있는 ‘전문대학 교육포럼’은 전문대학 교육의 성공사례를 발굴해 이를 공유, 대학 간의 경쟁 속에서도 서로 상생 협력하는 소위 ‘코피티션(Co-petition)’의 좋은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고등직업교육에 기반해 전문대학 교육정책, 산업수요 맞춤형 교육과정 운영, 학사제도 개선, 교수학습센터 운영, 교수학습연구,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국제화프로그램 운영 등의 분야별 경쟁을 통해 최우수 사례를 선정하고 발표와 토론을 통해 모든 전문대학이 성공사례를 공유할 수 기회가 마련됐기 때문이다.

해마다 참여자가 증가하여 올해는 사전 등록자만 천여 명에 달할 정도로 호응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하니 고무적이라 아니 할 수 없다. 이 포럼이 더욱 활성화돼 창의적인 교육 콘텐츠가 발굴되고 아울러 효과적 직업교육프로그램 운영방식 및 새로운 교육방법이 소개되길 바란다. 그리고 이런 정보가 신속히 공유돼 전문대학과 대학의 직업교육의 질이 동반 상승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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