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대외 지표 상위…학생만족도 전국 1위

‘최후까지 살아남는 종(種)은 강한 종이 아니라 변화하는 종이다.’

[한국대학신문 이용재 기자]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취임 6주년을 맞았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은 그가 지난 6년간 끊임없이 변화와 개혁을 추구하며 인용한 말이다. 그는 “취임 당시 존재감이 약했던 대학을 반등시키기 위해 변화가 필요했다”고 회고했다. 서 총장은 연구·교육·취업 등 대학의 전반을 새롭게 바꾸기 위해 교수 승진 요건을 강화하고 학생 성적 기준을 까다롭게 바꿨다. 그 결과 최근에는 국내외 주요 평가에서 상위 10위 안에 드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급진적 개혁의 내용과는 달리 서 총장이 구성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 선택한 것은 소통이라는 느리고 비효율적 방법이었다. 서 총장은 교수 개개인을 직접 찾아 읍소하기도 했고 학생들과는 끝장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생이다. 학생과 교수 등 학교 구성원을 이해시키지 못한 개혁은 당위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은 지표 상승이란 성과로 보상받았다. 전북대는 △더 타임스-톰슨 로이터 세계대학 평가 국내 종합대학 6위(2010년) △중앙일보 대학평가 5년 연속(2008~2012년) 순위 상승 및 3년 연속(2010~2012년) 가장 주목할 대학 선정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 지원사업(ACE) 선정(2011년) △교육역량강화사업 5년 연속 선정(2008~2012년) △라이덴평가 국내 종합대학 3위(2011~2012년) 등 각종 평가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벌써 취임 6년이 지났다.

전북대는 6년 전만 해도 별 존재감 없던 거점국립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금의 전북대는 국내 10위권 대학에 올라와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국내외 대학 평가지표와 각종 사업 선정이 이를 뒷받침해 주고 있다. 무엇보다 교육역량강화 사업과 ACE 사업 선정 등 대학을 지탱하는 가장 기본인 연구와 교육에서 좋은 평가들을 받고 있다. 지난 6년 간 가장 달라진 것은 대학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구성원들의 자신감 역시 높아졌다는 것이다.

-취임 당시 학교 상황이 좋지 않았다고 알고 있다.

취임할 당시인 지난 2006년 전북대는 각종 사건으로 총장이 없는 공백 상태였다. 학교의 위상은 추락했고 구성원들도 자포자기에 가까운 심정이었다.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획기적 변화가 필요했다. 취임 후 2010년 국내 10대 대학, 2020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이라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국내 ․ 외 선진 대학들의 제도와 시스템을 면밀히 분석했다. 분석 내용을 토대로 우리 대학만의 특성을 살린 제도와 시스템을 새롭게 구축했다.

-갑작스런 변화에 구성원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을 것 같다.

“일반적으로 대학사회는 의견이 다양한 반면 변화에는 소극적이다. 당연히 구성원들의 반발이 컸다. 힘들더라도 구성원 모두에게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하나하나 설명하고 설득해야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교수 승진요건 강화를 위해 교수 개개인을 직접 찾아가 읍소했다. 학생 경쟁력 향상을 위해 성적기준을 강화하고 수강과목 취소 요건을 까다롭게 하면서는 학생들과 끝장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끊임없이 소통하니 구성원들도 결국 마음을 열고 학교 살리기에 동참해 줬다. 학과들은 자발적으로 본부 기준보다 승진 요건을 더 강화했고 교수들도 좋은 연구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다.”

이런 노력은 연구 경쟁력 부문에서 먼저 결실을 맺었다. 전북대는 지난 2008년 SCI논문 증가율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2010년엔 지역 대학 최초 연구비 1000억 원을 돌파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2011년 1244억 원의 연구비를 수주해 2년 연속 지역 종합대학 1위에 올랐다. 최근엔 세계 500대 대학 과학기술 논문의 질적 수준을 인용횟수라는 객관적 지표를 활용해 세계 상위 10% 논문 비율 순위를 매긴 라이덴 랭킹에서 국내 종합대학 3위라는 쾌거를 올렸다.

-연구 경쟁력만큼이나 교육 경쟁력도 높다.

“총장이 되고 ‘어떻게 하면 학생들을 보다 잘 가르칠까’하는 고민을 많이 한 것 같다. 학생들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은 잘 가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 끝에 기초교육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전공교육 내실화를 이루는 가장 큰 요소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후 우리 대학 교육의 초점을 기초교육 강화로 맞췄다. 1학년 때부터 수학·물리·화학 등 기초과목을 밀도 있게 교육했다. 기초교양교육원을 중심으로 교양과 전공기초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다양한 교수법 개발 등을 추진했다. 일정 수준 이상에 도달하지 못하면 2학년으로 진급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도 만들었다. 교육 프로그램 뿐 아니라 학생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게 학습 공간과 교육시설 첨단화 등에 적극 투자해 교육 인프라를 확충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지난해 ACE사업 선정과 5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에 선정됐다. 정부로부터 ‘잘 가르치는 대학’이란 확실한 인증을 받은 것이다.”

-거점국립대 중 취업률 2위라고 알고 있다 비결이 있다면.

“교육의 시작이 ‘기초교육’이라면 종착점은 ‘취업’이다. 하지만 산업체 기반이 취약한 우리지역에서 취업률을 높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에 산학협력은 물론 ‘입학에서 졸업까지 책임지는 취업지도’라는 취업 모토를 세우고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인 평생지도교수제와 스펙 관리 시스템인 큰사람 프로젝트 같은 다양한 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아울러 탄소와 유연인쇄·기계설계·농기계 분야에서 100% 취업이 보장되는 취업 연계형 학과도 운영하고 있다. 프로그램에만 의존하지 않고 매년 200대 선도 기업 간부들을 초청해 대학의 성과와 졸업생의 우수성을 알리고 있다. 이와 함께 총장·교수할 것 없이 직접 기업을 찾아가 우리 학생들의 우수성을 알리는 세일즈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표준협회 주관 재학생 서비스 만족도에서는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학생 만족도는 무엇보다 값진 지표라고 생각한다. 조작을 할 수도 없고 단기간의 노력으로 올릴 수 있는 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은 소통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어떤 일이든 구성원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이 원하는 것을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처음 1위 소식을 들었을 때 학생들이 이런 대학의 노력을 알아주는 것 같아 매우 뿌듯하고 기뻤다. 대학의 존재 이유는 학생이다. 앞으로도 끊임없는 소통으로 학생들이 행복한 대학을 만들고 싶다.”

-희망찬 새해가 밝았다. 학생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진인사 대천명(盡人事 待天命). 진부하지만 평범한 말에 불변의 진리가 있다. 우리대학 학부를 졸업하고 하버드 의대 교수가 된 졸업생을 비롯해 재학기간 4년을 알차게 보낸 학생들이 놀라운 사회적 성취를 보인 경우를 많이 봤다.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자신의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갖길 바란다.”

-남은 임기동안 꼭 해내고 싶은 일이 있는 지.

 
“첫째도 둘째도 우리대학의 종합적인 경쟁력 향상이다. 앞으로 연구 분야에서 세계수준의 연구 성과를 지속적으로 낼 수 있도록 연구기반을 튼튼히 할 것이다. 나아가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할 수 있도록 선택과 집중을 통해 대학 역량을 제고시키겠다. 교육 제도와 시스템 정비를 통해 교육경쟁력과 취업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주력하겠다.

 
<대담=박성태 발행인, 정리=이용재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서거석 총장은…

1954년 전주에서 출생해 전북대 법대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일본 주오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1982년부터 전북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6년 12월 총장 취임 후 2010년 연임에 성공했다. 국공립법과대학장협의회장·한국소년법학회장·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전국국공립대총장협의회장·한국대학교육협의회 수석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교육분과 위원장과 국무총리직속 새만금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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