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불황· 취업난에 노숙 고학력 늘어나

미국이 장기간 경기침체와 취업난이 이어되면서 노숙하는 고학력자들이 늘고 있다. 또 등록금이 마련하기 위해 ‘돈 많은 중년 남자’들을 찾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최근 몇 년간 대학 재학 이상의 고학력을 지닌 젊은 노숙인들이 급증하면서 사회적인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오랜 기간 저성장을 겪어온 일본과 유럽 각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 정부가 무주택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통계를 감안하면 최소 3만3000명의 대학생들이 노숙 생활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마저도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 관련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쇼어라인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을 앞두고 루츠를 전전하는 크리스토퍼 애덤스 씨(23)는 “노숙인 대부분이 노숙생활을 숨기려 익명을 쓰고 있다. 현재 드러난 것 이상으로 많은 젊은이들이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폐기물 재처리업을 하던 부친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족과 떨어져 37개 주를 전전하다가 이곳에 정착했다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지난해 10월 뉴욕 보스턴 로스앤젤레스 워싱턴 주 등 9개 지역을 대상으로 24세까지 젊은 노숙인들의 정확한 실상 및 통계 파악을 위한 ‘유스 카운트’ 캠페인을 지시했다. 정확한 통계조차 없는 상황이므로 제대로 실상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해 보자는 취지였다.

그나마 통계를 취합해온 미국 최고의 교육도시 보스턴에서 노숙인 보호시설을 이용하는 6000명 가운데 15%가, 로스앤젤레스에선 17%가 2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10명당 약 2명이 젊은 노숙인인 셈이다. 전년보다 3∼5% 증가한 수치로 상당수가 대학생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에서는 젊은이가 직장을 잡지 못해도 잡을 때까지, 심지어 잡은 뒤에도 부모 집에서 기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은 고교만 졸업하면 따로 나와 생활한다. 대학 졸업 뒤 직장을 잡지 못하면 곧바로 노숙인으로 전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 NHK 방송은 최근 노숙인 문제를 다루면서 “특이하게 20, 30대 젊은층도 발견된다”고 전했다. 마쓰시타 가쿠에(松下角榮·가명·28) 씨는 방송 인터뷰에서 “직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했지만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다”며 “부모 도움을 받는 데 한계가 있어 홈리스가 됐다”고 말했다.

노숙하는 대학생에 이어 등록금 마련을 위해 돈 많은 중년 남생을 찾는 여대생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등록금 마련을 위해 일명 ‘슈거 대디(sugar daddy)’를 찾은 여대생이 3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슈거 대디는 ‘돈 많은 중년 남자’를 일컫는 말로, 보통 성관계 대가로 자기보다 훨씬 젊은 여자, 일명 ‘슈거 베이비’에게 많은 선물과 돈을 안겨 주는 남성을 말한다.

14일 영국 데일리메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미국의 ‘슈거 대디’ 전용 온라인 웹사이트 ‘식킹어랜지먼트닷컴(SeekingArrangement.com)’은 2012년 자사 사이트에 가입한 미국 내 대학교 재학생들의 수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식킹어랜지먼트닷컴은 돈을 주고 젊은 여성과 데이트하려는 남성과 이에 응하려는 젊은 여성들을 맺어주는 사이트로, 여성의 경우 가입비는 무료이며 남성은 2500달러(약 260만 원)를 내야한다.

이 사이트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금 마련을 목적으로 돈 많은 중년 남성을 찾기 위해 이 사이트에 가입한 여학생은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슈거 대디를 찾은 여학생이 가장 많은 미국 내 대학교는 조지아 주(州) 애틀랜타에 위치한 조지아 주립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재학생 중 292명이 이 사이트에 가입한 것으로 확인된 조지아 주립대는 2011년 11위에서 10계단이나 상승해 1위를 기록했다.

2011년 1위였던 뉴욕 시(市)의 뉴욕대학교는 가입자 수가 285명을 기록, 2위로 하락했다.

3위는 펜실베이니아 주(州)의 템플 대학교(가입자 수 268명)였으며, 플로리다 주의 센트럴플로리다대학교(가입자 수 221명)와 서던플로리다대학교(가입자 수 212명)가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사이트 설립자인 브랜던 웨이드는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슈거 베이비 수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펜실베이니아 주 여대생들의 가입 증가 폭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2005년 등장한 이 사이트는 ‘상호 간 이로운 관계를 원하는 이들을 위한 엘리트 슈거 대디 데이팅 사이트’, ‘매력적이고, 똑똑하고, 야심 있고, 목표가 분명한 여성들이 돈 많고 정중한 남성을 찾는 곳’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이트에 가입한 남성들은 주로 40대로, 직업은 월스트리트 금융전문가, 변호사, 기업가 등이다. 이들은 보통 데이트를 즐길 젊은 여성을 찾는데, 단순히 공식 행사에 동반할 미모의 여성을 찾는 경우도 있다.

웨이드는 자사의 서비스에 대해 성매매 형태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슈거 대디와 슈거 베이비의 만남이 꼭 성관계를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슈거 대디가 슈거 베이비에게 성관계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CBS 보도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마이애미 출신의 22세 여성 A씨는이 사이트에서 만난 슈거 대디에게 월 1~2만 달러(약 1050만~2100만 원)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A씨는 18세 때부터 부모의 지원이 끊기면서 자신의 요구에 무조건 OK할 슈거 대디를 찾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슈거 대디는 등록금을 내주고 책을 사주는 건 물론 자동차, 보석 등 모든 걸 다 사준다”며 “그 대가로 그가 요구하는 건 ‘성관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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