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개교 100주년‥ 지방대 발전의 좌표 제시할 것”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일반인들이 관념적으로 생각하는 소규모 신학 중심의 대학이 아니다. 재학생이 1만 5000여명에 이르며 본교인 경북 경산의 효성캠퍼스를 비롯해 대구 남산동의 유스티노캠퍼스, 대명동의 루가캠퍼스 등 세 곳의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는 전국 최대 규모의 가톨릭계 대학이다. 바로 대구가톨릭대의 이야기다.

대구가톨릭대가 지난 6일 새로운 수장을 맞았다. 대구가톨릭대 제25대 총장에 취임한 홍철 총장은 30여 년 동안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 건설교통부 차관보, 국토연구원장, 대구경북연구원장과 인천대 총장을 지낸 관록 있는 경제학자이다. 대학 구성원들은 홍 총장의 관ㆍ학ㆍ연에서 쌓은 전문지식과 풍부한 경험이 대구가톨릭대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킬 것이라는 기대가 숨기지 않는다. 2014년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대구가톨릭대를 이끌게 된 홍 총장에게 많은 이들의 기대 섞인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

-제25대 대구가톨릭대 총장으로 취임한 소감은.
“삶의 마지막 길목에서 예상치 못하게 대구가톨릭대의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것은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한다. 자리에서 느껴지는 무게감에 비례해 책임감 또한 무거운 것이 사실이다. 총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이상 우리 대학을 좋은 대학으로 만드는 데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다. 교육중심대학인 우리 대학의 특성을 살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그 학생들이 좋은 사회인이 되는 것. 그것이 내가 맡은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대구는 물론이고 전국의 많은 학생들이 오고 싶어 하는 대학으로 만드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지난 2000년부터 2004년까지 인천대 총장을 지냈다.
“취임 직후라 확답할 수는 없지만 기본적으로 ‘대학’이라는 큰 울타리에서 보면 본질은 같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대학마다의 특성을 살리는 일인데 여기서 과거의 경험이 상당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대구가톨릭대의 특성을 살리는 데 대학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

-신년사에서 강조한 ‘소통’과 ‘화합’의 의미를 설명한다면.
“‘소화제’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사회적으로 ‘소통’과 ‘화합’이 중요한 덕목이 되고 있다. 그만큼 소통이 어렵고도 중요하다는 방증일 것이다. 사실 대학이라는 조직이 소통이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다. 특히 교수님들이 각자 학문 영역에 따른 자유를 중요시하다보니 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별한 경제적 투자 없이 대학의 발전을 꾀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소통’이라고 본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2013년을 소통과 화합의 원년으로 삼고 학교 발전을 위해서 함께 나아가자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 대학이 특별히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아니라 더욱 노력하자는 의미이다. 특히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대의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때에 분명한 현실 인식을 위해서는 이는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구조적 문제, 수도권 과밀화는 쉽게 개선되기 힘들다. 하지만 지방이라고 해서 다 위험하다는 생각 또한 위험하긴 마찬가지다. 위기가 곧 기회다. 하기 따라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대학 구성원들에게 소통과 화합을 강조하는 것도 같이 뛰어보자는 의미이다. 내실을 다져 알찬 학교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런 생각으로 자주 ‘자자 손손(자신에게 자신감을 갖고, 손에 손잡고) 함께 가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4년에 대구가톨릭대가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주변에 대구가톨릭대 총장으로 가게 됐다고 밝혔을 때 신학대학 아니냐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우리 대학은 과거 명문으로 이름을 떨치던 효성여대의 전신으로 역사가 깊은 대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개교 100주년이 상당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다. 우리 대학이 위치한 대구․경북 지역은 역사적으로 선비의 고장이다. 우리 학교는 유학(유교)의 중심지였던 영남에서 신학문을 처음 받아들인 학교이다. 다시 말해 신학문의 선두주자인 것이다. 개교 100주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 대학의 역사를 세상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지방대들의 수도권 대학에 비해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면서 대학 특성화에 소홀한 경향이 있는데, 우리 대학이 앞장 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좌표를 제시하겠다.”

-2010~2011년 대구ㆍ경북 대형대학 취업률 1위를 했다. 지난해에는 아쉽게 놓쳤는데.
“무조건 1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희일비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1위에 집착하기보다 학생을 잘 가르치면 기업이 먼저 찾는 대학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자연스레 취업률도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즉 취업률이 높아지도록 하는 기반을 닦는데 역량을 집중할 생각이다. 많은 대학들이 취업률에 집중하고 있는데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쳐 서로 잘 되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 등록금에 사회적인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값 등록금’과 같은 등록금 관련 사안이 정부정책으로 일반 국민들에게도 확실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우리 대학은 등록금을 2009년부터 3년간 동결, 지난해에는 3% 인하했다. 합리적인 등록금을 위해 꾸준하게 노력해왔기 때문에 이를 일관성 있게 이어갈 것이다. 우리 학교 재정이 굉장히 넉넉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탄탄하게 운용되고 있다. 그 증거로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 교육역량강화사업, 학부교육선진화선도대학(ACE)사업 등 교과부가 주관하는 3대 대형 국책사업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전국 200개가 넘는 4년제 대학 가운데 3대 사업에 모두 선정된 대학은 15개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정부정책과 호흡을 맞춰서 나아간다면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곧 신입생들이 입학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학교 입학생들의 고교 성적을 보면 중상에서 중위권 정도이다. 개인적으로 이런 학생들을 대학에서 잘 가르친다면 창의적인 사람을 만들 수 있는 가능성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자 하는 기본 품성을 갖고 있어 그 끼를 살려주면 좋은 사회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명문대, 일류대의 경우 대기업 혹은 공무원이라는 목표를 학생들에게 심어주는 교육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이 올바른 교육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소기업에 들어가더라도 자기의 역량을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Self Confidence(자신감)를 갖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학생 잘 가르치는 대학, 교육중심대학으로서 훌륭한 사회인을 만드는 것이 제1 목표다. 대학에서 잘 가르치면 기업에서 대학을 찾게 되고, 학부모님들도 자녀를 대학에 믿고 보내게 된다.”

▲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이 박성태 본지 발행인(왼쪽)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홍철 총장은 서울고를 나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마치고 미국 펜실베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통령비서실 경제비서관, 건설교통부 차관보, 교통안전공단 이사장, 국토연구원장, 인천발전연구원장, 대구경북연구원장 등을 지냈고, 지난 2000년 9월부터 2004년 6월까지 인천대 총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6일 대구가톨릭대 제25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박성태 본지 발행인, 정리=백수현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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