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비를 횡령하거나 부당 집행하는 등 회계 부정을 저지른 원격대학 두 곳과 사립대 두 곳이 또 적발됐다. 교육인적자원부는 회계분야 비리 의혹이 제기된 세계사이버대학과 한성디지털대, 경일대와 주성대학 등 4개 사립대학에 대해 지난해 11월 실시한 감사 결과를 6일 발표했다. 교육부는 특히 원격대학 부실운영 사례가 연이어 밝혀짐에 따라 설립요건과 평가를 강화하는 등 원격대학 제도개선 방안을 수립해 올해 안에 법령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함께 밝혔다. ◇원격대학 교비횡령 또 적발= 교육부 감사 결과 원격대학의 교비 횡령 사례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세계사이버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한민족학원은 실제 존재여부도 불투명하고 학생교육에 전혀 사용한 일이 없는 'LA지역학습관‘ 지원비 명목으로 3억5천만원을 인출해, 미국에 거주하는 조모 이사장 며느리의 개인계좌 등에 송금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학교법인과는 다른 법인인 사단법인 한민족세계선교원 산하 연구소 지원비 등 명목으로 1억9천7백만원을 부당 집행했다. 이와 함께 전 학장 김모씨는 허위 지출 증빙서류를 작성하거나 학교비 통장에서 아무 지출증빙서 없이 현금을 인출해 본인 계좌에 입금하는 등의 방법으로 3억3천2백만원을 횡령했다가 교육부 감사 당일 1억3천4백만원을 반환했다. 이밖에도 이 대학이 교비 회계에서 불법 인출하거나 부당 집행한 금액은 허위 콘텐츠 개발비 1억8천9백만원, 법인운영자금 1억2천3백만원 등 모두 18억3천4백만원으로 파악됐다. 한성디지털대는 학교비 또는 법인회계에 개인으로부터 차입금이 입금된 증거가 전혀 없는데도 차입금이 있는 것처럼 허위로 회계 처리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모 이사에게 6억원을 지출하는 등 10억원을 교비회계에서 부당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학교실습실 임차계약서를 2중으로 작성해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법으로 5천5백만원을 부당지급하고 재단에서 부담해야할 보증보험료, 이사회 비용 등 1억5천6백만원을 학교비에서 부당 집행했다. 교육부는 조모 이사장에 대해 임원취임승인 취소를 계고하는 한편, 김모 전 학장을 파면하는 등 관련자 5명을 중징계토록 조치했다. 이와는 별도로 부당집행한 17억원을 회수 또는 변상토록 하는 한편 김모 전 학장과 조모 이사장을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키로 했다. 한성디지털대에 대해서는 김모 부총장 등 4명의 중징계를 요구했으며 부당 집행한 12억1천여만원을 회수 또는 변상토록 하는 한편 이사 10명에 대해 해임을 요구하고 관련자 3명을 고발 조치키로 했다. ◇사립대도 교비회계 부당집행 드러나= 교육부는 지난해 사학 회계부조리 사전예방 차원에서 10개 대학에 대해 회계법인 회계검토를 한 결과 문제가 발견된 경일대와 주성대학에 대한 추가 회계감사 결과도 발표했다. 감사 결과 경일대는 1997년 일반대학 전환에 필요한 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교비회계에서 16억7천만원을 법인회계에 부당 전출했고, 수익용 기본재산 세금, 법인직원 인건비 등 법인회계에서 부담해야 할 15억5천5백만원을 교비회계에서 집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성대학은 전 이사장 윤모씨가 운영하는 회사의 토지를 교육용으로 매입하기 위해 교비 50억원을 지출했으나 이 회사의 부도로 소유권을 이전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교비 50억원이 손실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주성대학은 또 교비회계 보통예금 계좌에서 가공의 정기예금 통장에 이체하는 방법으로 40억원을 횡령했다가 지난해 5월 20일 보전 조치했다. 교육부는 경일대 관련자 3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는 한편 부당 집행된 32억2천5백만원을 회수토록 조치했으며, 주성대학에 대해서도 관련자 4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고 교비 손실금 및 횡령부분에 대해 검찰에 수사 자료로 통보하기로 했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일반대학은 사립학교법이나 고등교육법의 적용을 받지만 원격대학은 평생교육법을 적용받아 사실상 지도·감독이 불가능한 점 등이 원격대학 운영부실을 부추긴다고 보고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에 법령으로 정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개선방안에는 회계투명성 확보를 위한 장치 마련, 원격대학 설립·운영 요건 및 지도·감독 강화, 원격대학 평가제도 도입 및 평가결과 공개 등의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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