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관 신축에 합격 시 장학금 전액 지원까지 다양

▲ 지난해 5월 개관한 서강대 '토마스모어관' (※출처 : 서강대 홈페이지)

이공계 학생들 “학교 지원 인문계에 편중” 불만도

[한국대학신문 이용재 기자] 대학들이 고시 합격생 배출을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고시 전용관을 새로 짓고 국가고시 합격생에게 등록금을 면제해 주는 등 학교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해마다 대학별 고시 합격률이 발표되면서 ‘고시 합격자 수가 곧 서열’이란 인식이 퍼졌기 때문이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숙명여대는 지난 16일 2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총 5층 859㎡(260평) 규모의 ‘통합 고시반 지원센터’를 개관했다. 열람실과 각종 편의시설은 물론 언론고시 준비생들을 위한 모니터링룸도 갖췄다.

중앙대와 서강대도 지난해 고시 전용관을 새로 지었다. 서강대는 지난해 5월 40억 원을 투입해 총 8층 규모의 고시전용관인 ‘토마스모어관’을 신축했다. 중앙대도 지난해 7월 수용인원 159명 규모의 생활관과 열람실을 갖춘 고시전용기숙사 ‘퓨처하우스’를 열었다. 이 외에 △건국대 ‘일우헌’ △광운대 ‘연촌재’ △성균관대 ‘양현관’ 등 상당수 대학들이 고시 전용관을 운영하고 있다.

각 대학들은 기숙사비는 물론 인터넷 강의와 도서 구입비까지 지원하고 있다. 서강대의 경우 금전적 지원뿐만 아니라 상담·요가 프로그램까지 만들어 고시 합격생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수험생과 고시 합격 동문을 이어주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동기 유발을 위해 합격생에게 장학 혜택을 주는 곳도 많다. 숙명여대는 고시 1차 합격자에게 1년간 장학금을 지급한다. 건국대는 1차 합격 시 1학기 등록금을, 최종합격 시에는 전액 장학금을 졸업할 때까지 보장한다.

대학들이 이렇듯 고시 합격자 배출을 위해 노력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학생 취업지원’ 차원에서 이뤄지는 일이란 설명이다. 서강대 관계자는 “고시 합격도 취업이니 취업 지원의 일환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이면에는 고시 합격생 순위를 올리려는 대학들의 치열한 경쟁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건국대 관계자는 “국가고시 합격생을 많이 배출하면 학교 이미지 상승과 명성에 큰 영향을 끼친다”고 밝혔다. 실상은 고시 합격자 수가 곧 학교의 서열로 인식된다는 것이다.

학생들 또한 이같은 고시 지원을 모두 반기는 것만은 아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고시 지원자가 적은 이공계열 학생들에게서 원성을 사고 있다. 숙명여대 박명은 총학생회장은 “고시 전용관이 지어져 반기는 학생이 있는 반면 새 건물이 고시전용관으로 배정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학생도 있다”고 밝혔다. 숙명여대는 지난해 1인당 실험 실습비를 삭감하는 등 이공계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줄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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