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서울 서대문구 신촌 대학가의 명물이던 ‘독수리다방’이 폐업 8년만에 ‘독다방’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독다방은 독수리다방의 애칭이었다. 6일 독다방에 따르면 예전 독수리다방이 있던 건물에서 지난달 14일부터 영업을 재계했다. 2005년 경영난 등으로 문을 닫았다가 원래 주인의 손자가 이어받았다.

가게는 2층에서 8층으로 옮겼다. 내부 분위기도 복고에서 현대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이전 이름(독수리)의 앞자리를 따서 책을 읽는 ‘독방’, 휴식공간인 ‘수방’, 모임공간인 ‘리방’으로 나눠 내부를 꾸몄다. 손영득 독다방 사장(32세)은 “요즘 커피숍은 ‘수다 떠드는 곳’은 많은데 생각하거나 토론할 수 있는 곳이 부족하다”며 “대학도서관을 모티브로 잡았다. 공부하고 생각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곳곳에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 8년만에 새단장한 신촌 연세대 앞 ‘독다방’(옛 독수리다방). 손영득 사장은 “복고를 과감히 포기하고 그 자리에 토론공간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1971년 연세대 앞에 둥지를 튼 독수리다방은 대학생들의 만남 장소와 토론 공간으로 유명했고 인근에 비해 저렴한 가격으로도 인기를 끌었다. 1970년대엔 신촌의 대표적인 음악다방으로, 젊은이들이 음악을 들으려 진을 치곤 했다. 1980년대에는 대학생들의 미팅공간이자 만남의 장소로 유명했다. 1999년 리모델링을 하기 전까진 지금 건물의 1층에 있었는데, 다방 한쪽에 급한 메시지를 남겨놓는 공간이 있었을만큼 신촌거리의 랜드마크 역할을 했다.

독수리다방이 복고의 아이콘으로 남아있는 ‘7080 세대들’에겐 다방보다는 카페에 가까운 독다방이 낯선 게 사실이다. 손 사장은 그러나 “복고적인 분위기가 사라져서 아쉬워하는 손님들이 꽤 많다. 새 단장한 독다방은 공간과 분위기의 ‘복고’를 포기한 대신 ‘시대정신의 복원’(토론의 장)을 꾀한 것으로 바라봐 달라”고 당부했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