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스퍼드ㆍ케임브리지 등

영국 최고 명문대학인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가 신입생 선발 과정에서 흑인과 소수인종을 차별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26일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2010~2011년 옥스퍼드대의 신입생 지원현황 자료를 입수한 결과, 최상위권 성적을 받은 백인 지원자와 흑인·소수인종 지원자의 인기학과 합격률이 최대 2배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대학 전체로 봤을 때 백인 지원자는 25.7%가 입학 제의를 받은 한편, 흑인 및 소수인종 학생 중에는 17.2%만이 합격했다.

특히 이러한 현상은 최고 인기학과 중 한 곳인 약학과에서 두드러졌다.

약학과에 지원한 소수인종 학생 중 최우수 성적(A레벨 시험에서 3과목 이상 A학점)을 받은 지원자의 합격률은 22.1%였던 반면, 같은 성적을 받은 백인 지원자의 합격률은 43%로 2배 가까이 높았다.

또 다른 인기학과인 경제·경영학과의 경우, 최우수 성적을 받은 백인 지원자는 44.4%가 합격했지만 같은 성적의 소수인종 지원자는 29.5%만이 입학 허가를 받았다.

법학과에서는 인종별 합격률 차이가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한편, 케임브리지대의 2007~2009년 자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케임브리지 약학과에 지원한 최우수 성적을 받은 백인 지원자와 소수인종 지원자의 합격률은 각각 35%, 24%로 확인됐다.

법학과에서는 두 그룹이 각각 38%, 32% 합격률을 보여 옥스퍼드대와 마찬가지로 의미가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대학의 신입생 선발 시스템에 문제를 제기해온 영국 노동당 소속 데이비드 래미 의원은 “소수인종 지원자가 같은 성적을 받았음에도 합격률이 낮다”며 “이는 제도적 편견이 개입했음을 보여주며 제도적 실패까지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전국학생조합(NUS)의 레이철 웬스톤 대학교육 분과 부회장은 “처음 수치를 봤을 때 충격적이었고 무섭기까지 했다”며 “대학 측은 즉각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두 대학은 이러한 차이를 ‘차별’의 결과물로 봐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옥스퍼드대 대변인은 “특정 소수인종 학생들이 인기학과에 불균형적으로 많이 지원하는 경향이 있어 이들의 전체 합격률이 낮아진 것”이라고 밝혔다.

케임브리지대 대변인 역시 “입시에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해석”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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