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흥구·서경식·다카하시 데쓰야 著 <후쿠시마 이후의 삶>

[한국대학신문 이현진 기자]역사, 철학, 예술을 대표하는 한일 지식인 한홍구, 서경식, 다카하시 데쓰야의 좌담집이 나왔다. 비전문가들이 1년여의 기간에 걸쳐 후쿠시마, 합천, 서울, 도쿄, 제주, 오키나와를 오가며 좌담을 나눈 것은 핵 문제의 해결을 이른바 전문가 집단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는 절박한 마음에서였다.

핵무기가 사용되는 형태이든, 핵 발전소에서 발생한 심각한 사고이든 간에 일단 문제가 터지면 그 피해를 입는 것은 전문가 집단이 아니라 광범위한 일반 대중이다.

핵 문제에 관한 이른바 전문가의 절대 다수는 이 책에서 ‘원자력 마피아’ 또는 ‘원자력 마을’이라고 비판받은 집단에 속해 있다. 핵무기와 핵 발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는 핵으로부터 이익을 보는 집단이 아니라 사고가 발생했을 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입게 되는 일반 대중 속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저자들은 20세기 동아시아 현대사를 되짚으며 한일의 정치적 흐름,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과 한미일 동맹의 방향, 원전과 기지 문제의 공통성, 원전과 윤리, 나아가 일본 천황제·평화 헌법과 원전의 관계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입체적으로 원전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 (반비, 1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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