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는 8일(현지시간) 미국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들이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학내에 ‘예비 로펌’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학내에 세우는 것인 만큼 영리가 아닌 공익 목적이다. 학내 로펌을 통해 학생들에게는 실제 로펌 취업이나 개인변호사 사무실 개설에 필요한 편의를 주고, 학교 인근 주민들에게는 저렴한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학내 예비 로펌은 의과대학(원)의 교육시스템을 원용한 것이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의 더글러스 실베스터 법학전문대학원장은 “몇년 전 세계적인 의료기관인 메이요 클리닉을 방문했을 때 졸업생들에 대한 구인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로펌들은 법률 관련 서류 작성 능력까지 갖춘 학생들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리닉 원장은 “의과전문대학원 학생들과 졸업생들은 전문의의 지도 속에 병원 회진을 돌면서 의사로서의 임상 능력을 미리 기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베스터 학장은 당시 대화 속에서 원하던 것을 찾았다면서 로스쿨 학생들을 위한 예비 로펌을 설립한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

애리조나주립대학 로스쿨은 올해 여름 학생들을 위한 비영리 로펌을 연다. 학생들은 이곳에서 숙련된 변호사에게 현장실무를 익히게 되며 주민들에게 광범위한 법률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

예비 로펌은 경제적 여력이 없어 법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동시에 고객이 없어 로스쿨 학비융자금마저 상환하지 못하는 새내기 변호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을 통해 거의 공짜에 가까운 법률 도움까지 받을 수 있어 ‘변호사는 잘 나간다’게 이젠 옛말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로펌에 나가 일하는 것을 교과과정에 넣은 학교도 있다.

캘리포니아대학 해스팅스 로스쿨은 졸업을 앞둔 3년차 학생들을 법률구조공단과 같은 곳에 보내 로펌들이 요구하는 실무를 익히게 한다. 이 과정은 빈민가 학생들의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프로그램인 ‘티치 포 아메리카’를 본떠 ‘로여 포 아메리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외에도 개인 변호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졸업 뒤 1년간 사무실 공간과 조언 변호사를 붙여주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저소득층을 위한 법률 제공 서비스 형식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학생들의 실무능력을 키워주는 학교도 있다.

버지니아대학 로스쿨은 오는 가을학기부터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국내외 관계없이 공익 법무법인이나 정부기관에서 일을 하면 정규학점으로 인정하기로 했다.

아이비리그 가운데 한 곳인 펜실베이니아대학 로스쿨도 가을 학기부터 경영대학원인 와튼스쿨 수업을 들으면 로펌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경영 및 회계 능력 자격증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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