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산·학 글로컬공동체 궤도에 … 올해 취업률 68% 목표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황선조 선문대 총장은 통일그룹에서 손꼽히는 인물이다. 세계일보사 부회장, (주)일상해양산업 회장, 통일그룹 회장,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회장… 통일그룹 계열사와 기관의 수장을 두루 거친 그의 이력이 이를 뒷받침한다. 그룹 회장이라는 이력 때문에 얼핏 ‘CEO형 총장’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지난 1년동안 그가 선문대에서 추진한 정책을 살펴보면 ‘CEO형’보다는 ‘CEO출신’이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린다.

그의 리더십만큼은 ‘CEO형’이 분명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끊김 없이 말을 이어갔다. 꾸미거나 부풀리지 않았다. 외부인사이자 지방대 총장으로서의 고민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자신감 속에 겸손이 녹아있는 특유의 화술과 화합을 중시하는 조직관이 뚝뚝 묻어났다.

“취임 1년, 설렘과 고뇌가 교차했다. 설렘은 지방 사립인 선문대를 ‘또 하나의 대학’이 아닌 ‘하나밖에 없는 대학’으로 만들기 위한 희망이었다. 반면 학령인구·취업률 감소, 대학 재정난 등 전국 대학이 맞닥뜨린 위기가 있다. 생존을 위한 고뇌다. 설렘과 고뇌 모두 ‘교육’이 해법이다. 잘 가르치는 것만이 돌파구다.”

그가 머릿속에 그려놓은 대학개혁은 확실히 기업보다는 아카데미에 가깝다. 실제로 지난해 3월 총장에 선임됐을 때 그가 맡은 임무는 수백~수천억원대의 발전기금 모금이 아니었다. 그는 선문대의 평가지표를 개선하고 대학 구조조정을 수행하기 위해 급파된 ‘소방수’였다.

“취임사에서 강조한 말이 있다. ‘대학의 건학이념을 제외하고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 발상의 전환과 혁신적인 변화를 통해 ‘선문 르네상스’를 이뤄내겠다.”

그런 황 총장이 부임해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교직원·학생식당이었다. 요즘도 정오 식사시간에 맞춰 식당을 돌아본다. 처음엔 학생들이 자신을 못 알아봐서 민망했지만 황 총장은 먼저 다가가서 악수를 청했다. 페이스북도 직접 운영하고 구성원들과 격의 없이 댓글놀이(!)를 한다. 소통에 능통한 그가 구상하고 있는 ‘대학개혁’은 무엇일까. 수조원대 대단위 사업을 책임지던 그의 입에서 지역 사립대가 직면한 위기의 해법을 들을 수 있었다.


- 지난 1년을 돌아본다면.

“지난해 3월 취임하자마자 취업률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시켰다. 그 결과 전년 대비 8.5%p 증가한 58.6%의 취업률을 달성했다. 가장 신경 쓴 부분을 꼽으라면 ‘학생만족도’다. 선문대는 수도권 출신 학생이 전체의 75%에 달할 정도로 많기 때문에 중도 이탈률이 높은 편이다. 학생만족도를 높이려면 딴 거 없다. 잘 가르치면 된다. 대학은 교육이 우선이다. 인성교육과 어학교육, 전공교육을 기본으로 한 창의성 교육 등 학생들의 교육역량을 강화하는 데 중심을 뒀다. 학과 수업뿐 아니라 방과 후·방학 중 프로그램을 다채롭게 시행했다.”

- 취임 일성이 ‘주-산-학 글로컬공동체’였다.

“주(住)·산(産)·학(學) 글로컬공동체는 지역화, 국제화, 산업공생 이렇게 3가지 방향으로 추진한다. 지역화는 지역에 대학의 문을 활짝 여는 것이다. 도서관, 축구장, 실내체육관, 야외공연장, 국제회의실 등 캠퍼스를 지역 주민에게 모두 개방했다. 국제화의 대표적인 브랜드가 43개국 글로벌특임부총장 제도다. 세계 대학의 수장들을 부총장으로 임명한 배경 중 하나가 향후 외국인 유학생 3천명을 유치하는 거다. 산학공생의 일환으로 대학 인근 기업 등 500여개 업체와 MOU를 체결하고 그중 150여개 업체를 가족회사로 협약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구조조정은.

“지난해 11월 구조개선위원회를 발족했다. 1단계 구조개선으로 총 3개 학과와 2개 전공을 줄였다. 2단계 구조개선은 8월에 마무리 된다. ‘경쟁력 있는 학과’를 육성해 학생들의 만족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외국인 유학생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현재 65개국 1200명의 유학생이 재학하고 있으며, 39개국 131개 대학과 교류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평생교육 체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교육 수혜자를 고교졸업생에 한정하지 않는다. 동문·정년퇴직자·노인 등 이미 사회로 진출한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다.”

-‘소통에 능통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통에 능통하다는 것보다 소통하고자 노력한다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소통에는 생명력이 있다고 믿는다. 인체도 동맥과 정맥이 혈관을 타고 끊임없이 소통해야 건강한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자연의 이치 아닌가. 취임 후 1년 동안 학생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기 위해서 먼저 다가갔다. 신임총장의 얼굴을 몰라서 학생들이 인사를 하지 않으면 웃으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몇 학년이며, 무슨 학과에 다니고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학교생활에 어려움은 없는지 학생들의 고민에 귀 기울였다. 그런 후 다음에 그 학생을 만나면 그 학생이 큰 소리로 먼저 인사해 온다. ‘소통의 힘’이다.”

-기업인 출신이라 교수들과 소통은 어려웠을 텐데.

“교수들도 마찬가지다. 총장실의 문을 활짝 열어 뒀지만 그래도 문턱이 높을까봐 연구실을 수시로 방문했다. 아무튼 내가 퇴근이 늦을 때가 많은데 집무실을 나서면 불이 켜진 연구실이 어디인지 한번 둘러보는 습관이 생겼다. 늦게까지 불이 켜진 연구실을 보면 꼭 들어가본다. 연구에 몰두하느라 밤을 잊은 교수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끈끈한 동지애를 느껴서 그렇다. 매주 화요일 저녁에는 이른바 ‘사랑방 모임’을 통해 식사를 하는데 정해놓은 주제도 없고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소통식사’라고 부른다. 틈틈이 페이스북에도 들어간다. 학교 소식을 나누고 생각도 공유할 수 있는 흥미로운 채널이다.”

-올해 주력할 사업은 뭔가.

“주·산·학 글로컬대학의 기반을 닦고 학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생각이다. 학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선택과 집중’할 것이다. 특성화된 학과에 대폭 지원하는 거다. 지금까지는 행정중심으로 지원하던 것을 학과들이 자율적으로 발전할 수 있게 컨설팅하면서 지원하려고 한다.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울 것이다. 학생들이 현장에서 실무능력을 배양하고 경험을 쌓을 수 있는 현장실습지원과 캡스톤 디자인 교과목을 늘릴 것이다. 창업 강좌도 개설할 거다. 일례로 지난 겨울방학에 1400여명의 학생들이 맹추위에도 불구하고 토익강좌, 영어캠프, IT교육, 자격증 과정 등에 참여했다. 올해는 더욱 확대해 연간 3000여명이 참여할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취업률 올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도.

“요즈음 대학사회의 키워드는 단연 취업이다. 올해 취업률 달성목표치는 68%다. 학과별로 취업 특화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문분야에 맞는 자격증 과정, 취업 아카데미 등에 예산을 집중 투입할 것이다. 끝으로 대외기관 평가지표 개선이다. 대외 신임도, 평판도 높이겠다는 말이다. 오는 9월에 선문대를 대외적으로 인증하는 대학기관평가인증을 받게 되는데 모든 분야, 모든 영역에서 최우수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설립자께서 올해 전폭적인 재정지원을 약속했다.”

▲ 황선조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

<대담 = 박성태 발행인, 정리=최성욱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 황선조 총장은 . . .
한신대 신학과를 졸업해 미국 UTS(통일신학대학원)에서 종교교육학 석사, 홍익대에서 교육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일상해양산업 회장, 세계일보 부회장, (재)세계기독교통일신령협회유지재단 이사장 등을 지냈으며 현재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부회장, 중부·강원지역협의회장 등을 맡고 있다. ‘성약시대의 역사인식’, ‘희망은 황금보다 빛난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다. 지난해 3월 2일 선문대 제7대 총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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