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무권 한국생산성본부 전임전문위원

▲ 손무권 한국생산성본부 전임전문위원

최근 국내 대학은 입학자원의 감소, 추가적인 재원 확보의 한계, 정부의 구조개혁 상시화 등으로 인해 또 다른 변화와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 이러한 핵심동인(Key Driving Forces)에 대한 대응 미흡으로 일부 대학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다수 대학을 중심으로 경영컨설팅을 수행한 경험에 의하면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대학들은 리더십체계와 행정시스템 그리고 학과구조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대학행정시스템의 낙후성이다. 대학의 경쟁력은 품질 좋은 교육과 우수한 연구 성과로 귀결된다. 그러나 정상적인 행정기능의 작동 없이는 교육 및 연구 성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교원조직과 더불어 대학의 성과창출을 위한 한 축인 행정조직의 기능 약화는 대학의 경쟁력 열위로 이어진다는 측면에서 행정조직의 전문성 제고는 시급한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우수한 국내외 대학들의 성공적인 사례와 대학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대학행정조직의 본질적인 역할 수행을 위한 기본적인 방향을 제시하면 첫째, 대학행정부서는 '가치창출' 기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여야 한다. 일부 대학들의 행정부서는 지나친 절차와 규정적용 그리고 비효율적인 업무처리 등으로 인해 관리지향적이며 통제중심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책입안자 또는 규칙 추종자(Rule Follower)로서의 행정부서역할은 안정적인 대학 환경 하에서는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인적·물적 자원에 대한 총체적인 활용을 요하는 변혁의 환경 하에서 행정부서는 교육·연구기능에 대해 협력적인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존 관리지향적인 업무처리방식을 최소화하고 전략적이며 컨설팅 중심의 업무구조로 재편해야 한다.

둘째, 성과를 중시하는 목표관리시스템을 정착시켜야 한다. 조직은 성과를 창출하기 위한 집합체로서 조직원으로 하여금 중요한 것에 집중토록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완결합체제(loosely coupled system)라는 대학조직의 특성에 기인한 성과측정의 상대적인 어려움 등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목표관리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는 대학을 접하기가 쉽지 않다. 피터 드러커는 목표를 아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개개인의 결과를 목표와 비교하여 측정해야 함을 강조했다. 따라서 핵심적인 성과지표(KPI)를 중심으로 경영자원의 정렬을 지향하는 목표관리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행정조직의 R&R(Role & Responsibility) 명확화와 직원의 역량을 강화시켜야 한다. 의외로 상당수의 대학들은 조직의 책무성(accountability)과 조직원의 역량 관련 이슈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고 있다. 행정조직의 실질적인 성과는 제대로 된 조직구조와 인적자원의 직무 몰입에 있다. 따라서 대학의 발전방향에 따라 조직규모와 핵심적인 기능을 조정해야 하며 동시에 현장(단과대학 등)으로 과감한 권한이양을 통해 대학행정본부와 단과대학행정 기능이 본연의 업무에 충실을 기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기능이 요하는 조직원의 역량을 정의한 후 이러한 역량의 축적과 발휘방식설정, 성과보상과의 연계강화로 행정직원의 전문성을 강화시켜야 한다.

이전까지 대학 혁신의 주요 대상은 가치사슬상의 주 활동인 교육·연구분야를 중심으로 이루어져왔다. 미국 미시간대 총장이었던 제임스 두데스탯은 대학의 책임감이나 재정적 압박, 복잡성 등으로 과거보다 더 강력한 대학행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대학조직 또한 시스템이다. 시스템을 구성하고 있는 핵심적인 요소는 교육·연구기능과 더불어 행정기능이다. 행정조직은 교원조직과 함께 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으로 새로운 탄생을 하여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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