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체계·재정구조 선진화 추진에 박차

종교재단 산하대학 평가는 따로 해야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성결대는 신학대학으로서 이제까지는 다소 보수적이었지만 앞으로 50년은 미래를 보고 달리려 한다.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비전 2022’에 맞춰 행정체계 선진화와 재정구조 양질화, 우수교원·학생 확보 등을 적극 추진할 것이다.”

지난해 취임한 주삼식 성결대 총장은 취임직후부터 법인과 대학 간 갈등을 봉합하고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합치는 데 우선 힘을 기울였다.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 ‘비전 2022’을 선포한 만큼 이제는 국제화·다문화 교육을 선도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만들어나가는 데 온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는 “지난 정부에서는 시장주의에 기반한 획일화된 평가가 부작용을 낳았다”며 “새 정부에서는 대학의 특성과 규모, 재단 형태 등을 고려해 공정한 평가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주삼식 성결대 총장
- 취임후 1년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간을 돌아본다면

“대학 운영이라는 게 늘 어려움이 있다. 그 중에서도 구성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합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같다. 대학 사회에서 교수들 하나하나가 모두 독립적인 주체 아닌가. 그들의 마음을 얻으려면 신뢰가 필요하다. 그 신뢰가 모여야 행정력도 생긴다. 우리 대학의 경우 법인과 대학 간 갈등이 장기화됐던 만큼 구성원들의 신뢰 쌓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다. 결국 그 과정에는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소통을 통해 진짜 그들이 원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야 한다. ”

-지난 정시모집에서 수도권 4년제 대학 중 최고 경쟁률(10.75 :1)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그 대학의 모든 것을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지난해에는 2위, 올해는 1위를 기록했다. 수도권에 위치했다는 지역적 장점이 크게 작용했겠지만 5년 연속 경쟁률이 높아지는 걸 보면 대학의 인지도가 향상된 것 같아 기쁘게 생각한다. 대학이 신학대학으로 출발해 일반대학으로 전환됐고, 점차 우수한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중급 규모 대학으로서 충분히 발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신학대 교명이 걸림돌이 되진 않나
“신학대 교명이기 때문에 도리어 기본적인 가치까지 흔들리는 이 사회에 도전적인 의미를 갖는다. 우리 사회 특유의 가치였던 ‘정’이 부족해졌고 형평성 문제는 꾸준히 제기된다. ‘거룩하고 깨끗하다’는 의미의 ‘성결’이 우리 사회에 선도적 가치를 던져줄 수 있다고 본다. 특히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팽창하다보니 교육에서도 재주 있는 인재를 기르는 것이 중요한 덕목이 됐다. 그러나 인성이 훌륭한 인재를 키우는 것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해졌다. 그렇지 않아도 현재 우리나라 교육이 지식과 기술 위주에 그쳤다는 반성이 있지 않나."

-비전 2022의 의미는
“우리 대학이 50년이 됐던 지난해 ‘2022 비전’을 선포했다. 100년을 향해 가는 중간점에 와 있다고 할 수 있다. 교단 산하 대학들이 대개 그렇듯 우리 대학도 다소 보수적이기 때문에 주로 ‘백미러’를 통해 과거를 보곤 했다. 그러나 앞으로 50년은 새 창학을 준비하자는 의미에서 과거보다 미래를 보려고 한다. 그래서 2022년까지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한다는 의미의 비전을 선포했다. 행정체계 선진화와 재정구조 양질화, 우수교원·학생 확보 등 구체적인 전략이 그 안에 포함돼 있다.”

-특성화 전략은 무엇인가
“기독교대학이라는 점 자체가 큰 특성이다. 교단 대학은 각자의 신학적 색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교육과정에도 그 색채가 묻어난다. 일반대학으로서 특성화를 얘기하자면 가장 중심적인 특징은 ‘다문화’다. 지난해 법무부로부터 ‘다문화사회 통합 주요거점대학’으로도 선정됐기 때문에 우리대학 경영행정대학원에 이민정책대학원을 신설했다. 박사학위과정도 개설해 각종 세미나와 토론회, 다문화평화연구소 등 연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다문화 가정 학생들이 있나
“안양, 시흥, 안산, 군포 쪽에 다문화 가정이 많은 편인데 아직은 대학에 진학할 연령대가 아니다. 앞으로  늘어나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대학에 진학할 때 쯤이면 입학특전을 주는 등 특성화전략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지금은 가정형편과 사회적 편견 등 여러 어려움 속에 있지만 이들이 한국사회에 정착하고 동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교육중심대학으로서 '취업률'이 큰 화두인데
“사립대의 최대 관심사는 취업률이 될 수밖에 없다. 학생들을 졸업시켜 사회 곳곳에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 2011년 우리 대학 취업률은 58.1%였고 2012년에는 65.7%가 됐다. 그러나 교수님들에게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뛰라고 강요하지는 않는다. 다만 진로 상담 주무관을 5명 두고 학생들이 수시로 찾아가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시대에 맞는 새 커리큘럼으로 교육할 수 있도록 교수들이 학생들을 맡아 진로-취업상담, 스펙, 신앙상담까지 진행하는 ‘통합지도교수제’가 도움이 되고 있다.”

-원래 행정학을 하다가 신학까지 공부하게 된 이유는
“전공을 바꾼 것은 아니었고 동시에 공부했다. 개인적 신앙의 이유다. 우리 대학이 신학대학이라서 공부한 것은 아니었다. 내 개인적 삶의 가치와 근본적인, 종국적인 가치와는 늘 부딪친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삶의 원리를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신학이 기본적인 가치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많이 공급해주고 또 해석해주기 때문에 신학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도달한 것이다. 한 편으로는 행정학 전공 교수이기 때문에 행정학 교수로서 늘 행정학을 가르쳤다.”

-새 정부의 교육정책, 어떻게 가야 한다고 보나
“정부재정지원, 기관인증평가 등 각종 평가를 통해 대학을 전부 하나의 시스템 지표로 맞추려는 것은 큰 문제다. 국립대와 사립대, 종단대학과 일반대학, 대학 규모 등 특성에 따라 성격이 많이 달라지는데 전국 대학을 모두 똑같이 보고 줄 세우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합리적이지 않다. 종단 대학들은 재단 이사장이 큰 결정권을 쥐고 있기 보다는 여러 의사소통결정구조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체계도 중요시 하는 가치도, 재정상태도 모두 다르다. 종단은 큰 수익사업을 진행하지 않기 때문에 대학에 대한 지원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학교 구성원들이 법인 재정을 걱정할 정도다. 평가를 한다면 사립대학 중에서도 종교 재단 산하 대학은 따로 했으면 한다.”

-앞으로 임기동안 운영의 구체적인 전략은
“아시다시피 현재 대학들은 지표 중심으로 학교를 운영해야 하지 않나. 획일화·시장화된 지표관리에 매몰돼있기 때문에 대학을 대학답게 교육을 펼칠 기회가 없는 게 현실이다. 지난 정권에서 대학 특성과는 상관없이 다 서울대처럼 바꾸려 했다. 우리 대학은 학생들에게 사랑의 실천, 생명존중, 봉사가 최고의 가치다. 봉사도 일반적으로 말하는 봉사와는 다르다. 빈민과 난민, 특수지역 주민 등의 생명을 살리고 국내 어려운 이웃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교육과정 자체가 봉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따라서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가장 먼저 국제화에 힘쓰고 브랜드 가치가 높은 학과들을 만들어 나가겠다.”

▲ 이인원 본지 회장(왼쪽)이 주삼식 총장과 환담을 나누고 있다.
■주삼식 총장은...

성결대 지역사회개발학과를 졸업하고, 청주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성결대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M.Div), 신학(Th.M) 석사학위를 받은 후 서울신학대 신학박사(PH.D) 학위과정을 수료했다. 또 경실련(군포)대표, 한국행정학회 운영이사, 한국지역사회발전학회 부회장, 성결신학회 교회행정분과학회장, 한국신학회중앙위원 및 이사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성결대에서는 교학처장, 대학원장, 부총장 등 주요 요직을 두루 지냈다.

<대담= 이인원 본지 회장, 정리= 이연희 기자, 사진=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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