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著 <똘스또이, 시각을 탐하다>

현대인들은 누구나 눈을 탐한다. 달리 말해 시각적인 것, 즉 눈으로 본 것의 확실함을 믿는다. 나아가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기 위해 본다. 모든 판단의 기준과 사고의 기준이 어느새 시각적인 것이 돼 버린 것이다.

19세기 러시아 근대화의 정점에서 글쟁이로 활동했으며 시각적인 것에 관심이 많았던 세계적인 대문호, 똘스또이. <안나 까레니나>, <크로이체르 소나타>, <악마>, <부활> 등 사랑과 성을 다루고 있는 똘스또이의 소설들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말하는가.

그의 소설들에서도 주인공들은 시각을 탐한다. 즉 시각을 통해 보고 느낀 것을 모든 판단의 근거로 삼는다. 하지만 과연 눈으로 보고 인지한 것은 확실한가. 실제로 눈으로 본 것에 의한 기억, 상상, 판단은 주관적이고 이기적이며 왜곡되기 싶다.

똘스또이는 자신의 주인공들을 통해 시각을 넘어선 희생과 포용의 정신을 강조한다. 그는 이성에 근거한 시각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휴머니즘적이고 종교적인 ‘봄’을 강조한다. 독자들은 이 책 속에서 인간의 사랑, 성, 결혼을 통해 인간 본연의 삶과 도덕에 천착하는 똘스또이 소설의 진수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뿌쉬낀하우스,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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