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모습이 아름답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우리가 되게 하소서"

'질그릇자활회'는 장애인 대상 봉사동아리로 강원대, 상지대, 서원대, 충북대, 청주교대, 명지전문 대 등 6개 대학의 연합동아리다.

지난 80년대 초에 결성돼 20여년 동안 장애인들을 돕기 힘을 모아왔던 질그릇자활회는, 특이한 그 이름에서부터 '꼭 필요한 사람이 되리라'는 회원들의 다짐을 담고 있다.

찬란함을 자랑하며 장식용으로 주로 쓰이는 금그릇이나 은그릇과는 달리, 윤기도 없고 거칠어 투박하기까지 한 질그릇. 하지만 밥과 물을 담아 먹고 마시는 데 쓰이는 필수품이라는 것.

이중에서도 32명의 회원으로 구성된 서원대 질그릇자활회(회장 송완규·법학2)는 올해 그 활동을 인정받아 한국대학사회봉사협의회의 우수동아리 후보에 선정됐으며, 지난 99년부터는 삼성생명에서 지원도 받았다.

"대학에 가면 봉사를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죠. 사람 좋은 동아리 선배들을 만나고 그렇게 이끌리듯 질그릇 활동을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동아리 활동을 하면 할수록 뿌듯해져요. 졸업한 후에도 사회사업쪽의 일을 할까 고민 중입니다"

법학도인 송완규 회장. 대학 2학년에게 아직은 이른 선택일지도 모르지만 최근에는 졸업 후 진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중이다. '법조계냐 사회사업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질그릇자활회 회원들에게 토요일은 없다.

이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충북대, 청주교대 질그릇자활회와 함께 정신지체 장애인 보호시설인 충북재활원에 가서 장애인들을 돕는다. 어린이부터 20세 이하까지 총 2백여명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모여있는데, 이들을 위해 청소를 하고 목욕도 시키고, 그림 그리기 등 교육도 한다.

한달에 한두번은 아이들과 함께 대중목욕탕에도 가고, 시내 구경도 시켜준다. 아이들을 데리고 재활원에 돌아오면 종일의 긴장감이 피로로 몰려오지만, 시내에서 봤던 광고판등을 기억해내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을 대하면 피로는 자취를 감춰버린다.

방학 중에는 장기간의 합숙봉사를 진행한다. 이번 방학때는 충북재활원에서 1주일간 숙식하며 캠프에도 참여하고 방학숙제도 지도할 계획이다. 매주 토요일과 방학을 함께 보내서일까? 질그릇 내에는 유난히 커플이 많다. 부부가된 선배들이 함께 합숙봉사에 참여할 때야말로 천군만마를 얻은 기분이다.

2학기때는 '홍보전'이 계획돼 있다. 회원들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기 위해 근처 초등학교를 찾아가 연극 등 공연을 하기도 했고, 지난해에는 충청지역 3개 대학이 함께 '걷기 행사'를 마련하기도 했었다.

"1주일만 안가도 아이들이 얼마나 궁금해하고 서운해하는지 몰라요. 아이들이 우리를 반기고 좋아해줄 때 저희도 가장 기쁘죠. 힘든 건 없습니다. 다만 질그릇 회원이 아닌, 개인으로서 길에서 힘들어하는 장애인을 만났을 때 선뜻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못하고 돌아서는 저를 발견할 때가 가장 힘들죠. 아직 수련이 모자란 모양이에요"

자신의 부족함을 멋쩍게 고백해버리는 송 군. 하지만 "장애 봉사활동은 이제 단순 노력봉사에서 벗어나 장애인 교육이나 사회적 인식 변화에 중점을 둔 활동으로 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그의 모습에서 희망을 본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