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홍승용 덕성여대 총장 "교육중심 여대 ‘성공모델’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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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e to Succeed’ 모토 삼아 덕성지수 향상, 창업 교육 활성화에 역점

 정부 ‘프리미어리그’식 구조조정 필요 … 대학원 전공별 증원 검토해야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김종해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가운데)

홍승용 덕성여대 총장은 최근 열린 ‘창학 93주년 기념식’에서 김종해 시인의 ‘그대 앞에 봄이 있다’를 낭독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된 재단과의 갈등으로 상처와 인고의 시간을 견뎌내 온 덕성여대가 이제 봄꽃처럼 환하게 피어날 차례라는 믿음을 표현한 것이다. 또 이를 위해 구성원을 먼저 보듬고 격려하는 총장이 되겠다는 홍 총장 자신의 약속도 담았다.

지난 2월 28일 4년의 임기를 시작한 홍 총장은 총장의 역할을 ‘A·B·C·D’로 요약했다. 총장은 배우이자 활동가(Actor)이고, 대학을 짓는 사람(Builder)이고, 응원단장(Cheerleader)이고, 끊임없이 비전과 전략을 제시하는 사람(Dreamer)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홍 총장은 “이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Dreamer’로서의 역할”이라며 “성공을 향해 구성원과 함께 힘차게 도전하는 총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학생들에게는 오고 싶은 대학, 학부모에게는 자녀를 보내고 싶은 대학, 교수들에게는 가르치고 싶은 대학, 재단에게는 투자하고 싶은 대학, 기업에서는 신입사원으로 뽑고 싶은 대학을 만들 것”이라며 “무엇보다 학생들이 들어올 때보다 나갈 때 훨씬 좋은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취임 후 50여일이 지났다. 어떻게 지냈나.

“덕성여대를 ‘교육중심 중규모 여자대학의 성공모델’로 세우기 위한 비전과 전략을 구상하는 데 역점을 뒀다. 전 학과 교수들과 일일이 대화를 나누며 덕성여대의 ‘SWOT’(강점·약점·기회·위협요인)를 분석하고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특성화 분야에 대한 파악을 마쳤다. 다음달에는 ‘오픈 하모니 데이’를 열어 구성원에게 향후 대학발전 계획을 들려주고 학생들의 소망도 들어볼 계획이다. 또 학부교육선진화 선도대학(ACE)들에 직접 방문해 교육 프로그램, 교수 채용·평가 방식 등을 살펴볼 방침이다.”

-‘Dare to Succeed’를 덕성여대의 모토로 설정했는데.

“성공하기 위해 지성과 덕성으로 용기 있게 도전하자는 의미다. 성공이란 뚜렷한 인생관을 갖고 삶의 가치와 목표를 이루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영혼, 소통과 화합, 창의와 혁신을 바탕으로 덕성여대에서 수많은 성공 스토리가 나올 수 있게 하겠다. 특히 학생들의 성공을 위해 졸업인증제인 ‘덕성인증제’를 전면 개선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이 입학 때부터 자신의 정체성, 강점, 약점 등을 체계적으로 파악해 그에 맞는 인생 로드맵을 가지고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덕성여대의 특성화 분야는.

“덕성여대는 약학과, 유아교육과, 식품영양학과, 심리학과, 디자인계열 학과 등이 매우 뛰어나다. 교수진, 동문 등 모든 면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한다. 21세기는 여성의 시대이자 감성의 시대다. 0~5세 영유아 교육, 고령화로 인한 실버사업 등 섬세함을 가진 여성이 담당해야할 역할과 분야가 점점 더 확대될 것이다. 여대라는 정체성 위에 특성화 분야를 강점으로 삼아 블루오션을 끊임없이 발굴하면서 현재와 미래 사회가 요구하는 맞춤형 여성 인재를 키워낼 것이다.”

-‘덕성지수(VQ)’를 교육목표로 삼았다.

“지성보다 인성, 인성보다 덕성이 더 중요한 시대라는 점에 착안해 ‘덕성’이라는 브랜드를 그대로 교육목표로 삼았다. 덕성이란 ‘인·의·예·지·신’을 두루 갖추는 것을 뜻한다. 덕성지수가 높은 여성 지도자 교육에 대학의 중점을 두겠다. 현재 IQ·EQ 테스트와 같이 VQ를 측정할 수 있는 ‘VQ 테스트’를 만들기 위한 연구 중이다. 완성되면 ‘덕성인증제’에 반영하는 것은 물론 타 대학이나 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취업·학업과 함께 창업을 강조하고 있는데.

“대학경영 3.0시대에 맞춰 취업·학업·창업 등 3가지 교육트랙을 설정할 계획이다. 대학의 교육과정이 지금까지는 취업이나 진학에 초점을 맞춰왔으나 취업의 길이 점점 좁아지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창업교육이 필요하다. 덕성여대는 이달 초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과 협약을 체결하고 다음 학기부터 기업가정신 교육, 창업 교육, 벤처비지니스 교육 등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시켜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학생 최우선 정책을 추진해 취업·학업·창업 등 학생들의 대학생활과 진로에 관한 원스톱 서비스도 제공할 방침이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뿐 아니라 다른 외부 기관들과도 잇따라 협약을 맺었다.

“이달 들어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과 협력협약을 체결했다. 이 가운데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의 협약은 여성 해양바이오분야 전문가 육성이 골자다. 덕성여대가 약학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을 바탕으로 우리나라 해양바이오 산업 발전을 이끌겠다. 세브란스병원과의 협약은 이 병원에서 덕성여대 약대 학생들이 실무실습교육을 받는 내용으로 우수 약학 인력 육성에 탄력이 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홍승용 총장과 환담하는 이인원 본지 회장(왼쪽).
-덕성여대는 장기간 학내 분규를 겪어왔는데.

“1990년대 후반부터 지속돼온 대학과 재단 간의 갈등해소를 위한 양측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기업에서 자본가와 경영주체 간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는 것처럼 대학도 법인과 대학 간의 관계를 보다 명확하게 규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양측의 신뢰 회복도 중요한데 이는 끊임없는 대화와 소통을 통해서만 가능한 일이다. 교수, 학생, 직원, 재단 등 모든 구성원 간의 소통과 신뢰 구축을 위해 노력하겠다.”

-덕성여대에 어떤 학생들이 와주길 바라나.

“덕성여대는 차미리사 선생의 ‘살되, 네 생명을 살아라. 생각하되, 네 생각으로 하여라. 알되, 네가 깨달아 알아라’는 자립·자생·자각의 설립정신을 바탕으로 문을 열었다. 최고가 아니라도 좋다. 능동적이고 진취적으로 미래를 변화시킬 의지가 있는 학생, 자신감을 가지고 어떠한 난관에도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는 학생이라면 환영한다. 입학할 때보다 졸업할 때 더 뛰어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대학의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뒷받침할 것이다.”

-대학구조개혁위원장,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 등을 맡으며 정부 고등교육 정책에 깊숙이 관여해왔다. 새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방향은 어때야 한다고 보나.

“MB정부가 부실대학이나 후보군 대학의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했다면 새 정부는 대학 구조개혁 촉진을 위한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인구 절벽으로 다가가는 ‘대한민국 고등교육호’의 연착륙을 위해서는 국가적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 먼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대학 정원규모에 대한 큰 그림이 나와야 한다. 아울러 대학 구조조정에도 ‘프리미어리그’ 방식을 도입하고 평가 기준을 좀 더 세분화해 객관적이고 형평에 맞는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새 정부가 지방대를 집중 육성한다고 해 일부 부실대학들의 기대심리까지 키우고 있는 것 같은데 건전하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지방대에만 지원이 강화돼야 한다.”

-덕성여대 총장으로서 새 정부에 바라는 점이라면.

“4년제 학부 구조조정도 중요하지만 학력 인플레의 사회적 수요에 따른 대학원 과정의 정원과 학과 증설도 필요하다. 대학생 정원은 줄여나가되 대학원생 정원은 합리적으로 증원해야 한다는 말이다. 덕성여대는 과거 정부 정원정책을 준수해 야간대학을 없애고도 주간대학 정원을 증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현재 수도권 대학 증원 불허, 대학원 증원을 위한 학부 정원 감축 등의 조건은 덕성여대와 같은 정원 8000명 이하 대학의 성장을 위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대학원의 전공별 교육 여건, 사회적 수요, 학부교육의 성과 등을 고려해 전공분야별 증원방식을 검토해주길 바란다.”

-덕성여대 역사에 어떤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끊임없이 도전하고 성공을 이뤄낸 총장으로 기억됐으면 한다. 많은 도전을 했고 때로는 실패도 했지만 굵직한 성공들을 이뤄낸 총장으로 남길 바란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해 달리겠다.”

<정리=민현희 기자 / 사진=한명섭 기자>

■ 홍승용 총장은…
1949년 경기도 화성 출생. 고려대에서 상학사, 서울대에서 경영학석사, 경희대에서 경영학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MIT에서 박사후 과정을 밟았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1997~1999), 해양수산부 차관(1999~2002), 인하대 총장(2002~2008), 고려대 기술지주회사 대표이사(2009~2011), 교육과학기술부 대학구조개혁위원장(2011~2012),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2012) 등을 역임했다. 지난 2월 28일 4년 임기의 덕성여대 제9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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