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과학상을향해뛰자]④ 한국연구재단

▲ ‘2013년도 개인연구지원사업 예산 현황’ 출처: 2013년도 이공분야 기초연구사업 시행계획(교육부, 2013.1.15)

[한국대학신문 최성욱 기자] 한국연구재단(이사장 이승종, 이하 연구재단) 산하의 기초연구본부(본부장 이은규)는 최근 부쩍 바빠졌다. 노벨과학상의 근간인 기초과학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투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교육부의 과학기술 예산 4조2647억원 중에서 이공계분야 기초연구에 할당된 지원예산은 지난해보다 181억원 늘어난 9931억원이다. 이에 힘입어 연구재단은 ‘글로벌박사 펠로우십’, 미취업 우수박사인력을 위한 ‘리서치 펠로우십’ 등 다양한 지원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늘어나는 ‘기초연구’ 지원 = 연구재단의 기초연구지원사업은 △개인연구지원 △집단연구지원 △기초연구기반구축 3가지 분야로 나뉘어 있다. 개인의 연구업적에 초점을 맞추는 노벨과학상과 가장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부문은 ‘개인연구지원’이다.

이 사업은 올해 총 8125억원이 편성돼 전국 대학의 이공계 교수 30% 이상을 지원할 계획이다. 2008년(3640억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늘었다. 연구재단 관계자들은 “새 정부가 오는 2017년까지 R&D예산 대비 기초연구 비중을 40%까지 확대한다는 공약을 제시했기 때문에 기초연구에 대한 집중투자는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인연구지원사업은 단계별로 지원하고 있다. 신진·여성·지역과학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연구자’(4396억원, 2013년 기준), 핵심·도약연구를 주관하는 ‘중견연구자’(3220억원), 창의연구·국가과학자를 지원하는 ‘리더연구자’(509억원) 부문이다.

이은규 기초연구본부장은 “창의연구와 국가과학자를 지원하는 ‘리더연구자사업’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주목할 만하다”며 “국내연구자 가운데 노벨과학상에 가장 근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연구 자율성 높여 ‘SCI급 논문’ 진작 = 연구재단은 국내 과학자들의 SCI급 논문 생산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다. 기초연구사업에서 생산된 SCI급 논문은 2009년 1만2833편에서 2011년 1만7724편으로 매년 10~20%p 이상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SCI급 논문은 국가별 연구수준의 가늠자로 통용된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6~2011년 5년간 SCI급 논문 세계점유율 11~12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같은 기간 ‘논문 1편당 피인용 수’는 2.93~3.77회로 30위권에 머무르는 상황이다. 발표되는 논문 수에 비해 학자들 사이에서 인용되는 비율이 낮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구재단은 올해 논문의 질적 수준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방안을 내놨다. 연구의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것. 올해 연구재단은 다양한 학문을 지원해 기초과학의 연구풍토를 다지는 원년으로 삼았다.

개인연구지원사업의 저변에 해당하는 ‘일반연구자’ 부문의 지원을 대폭 늘리고 지원 기준도 완화했다. 이에 따라 대학 전임교원만 신청할 수 있었던 ‘신진연구’ 과제를 올해부터는 비전임교원과 공공·민간연구소 연구원도 참여할 수 있다. 이들은 ‘여성과학자’ 과제에도 신청할 수 있다.

연간 50억원이 책정돼 있던 리서치펠로우 예산도 22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들은 대체로 1년 단위로 계약했는데 이를 3년 이상의 중장기 계약직으로 전환하고 급여도 기존 100만~200만원에서 300만원으로 높였다.

여성과학자 지원사업은 287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소폭 늘렸고, 지역대학 연구자 예산은 258억원에서 280억원으로, 보호학문분야는 11억원에서 22억원으로 지원예산을 2배 늘렸다. 

■노벨과학상 위한 전략적 사업 착수 = 일본은 지난 2000년 이후 노벨과학상 수상자를 ‘순풍에 돛 단 듯’ 거의 매년 배출하고 있다. 2000년 이후 지금까지 일본이 배출한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총 16명이다. 2010년엔 노벨화학상에만 2명의 일본 학자가 선정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일본의 성과에 자극을 받고 ‘전략적 방법’을 강구했다. 연구재단은 기초과학분야의 기반을 강화하고 노벨과학상 등 획기적인 도약을 꾀하는 방법으로 ‘젊은 과학자’에게 눈을 돌렸다. 우수한 젊은 과학자를 조기에 발굴해 장기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다.

‘미래 기초과학 핵심리더 양성사업’은 미래의 노벨과학상 후보자를 양성할 목적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수학·물리·화학·지구과학·생명과학 등 기초과학분야의 석·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연간 4000만~6000만원씩 3년간 지원한다. 2년 연장이 가능해 최장 5년간 지원한다. 이 사업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20여명의 석·박사생들이 연간 총 10억원 규모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연구재단은 창의적 연구를 진작하기 위해 학문 자율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잡았다. 이 본부장은 “세계 수준으로 진입한 국내학자들의 SCI급 논문 생산량과 학문후속세대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과학계의 학문 풍토를 다져가고 있다”며 “정부 투자를 더 늘려나가면 머지않아 노벨과학상 수상자가 국내에서도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 최근 한국연구재단은 창의적 연구를 진작하기 위해 학문 자율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정책기조를 잡아가고 있다. 사진은 한국연구재단 대전청사 본관 전경.

■ 한국연구재단은...
미래창조과학부와 교육부가 공동관리하는 위탁집행형 준정부기관인 한국연구재단(NRF: National Research Foundation of Korea)은 지난 2009년 6월 한국과학재단·한국학술진흥재단·국제과학기술협력재단이 통합한 연구관리 전문기관이다. 대학을 비롯해 국내 모든 연구기관과 연구자들이 수행하는 기초·원천연구를 총체적으로 지원해 ‘학문지원의 컨트롤 타워’라고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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