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 대표로 새 인생 경희사이버대 장동호 씨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39년 간 한국씨티은행(전 한미은행)에서 근무하다 본부장직을 마지막으로 지난 2007년 12월 은퇴한 장동호 사단법인 경기화성미소금융 대표(사진). 은퇴한 장 대표에게 초청장 한 장이 날아왔다. 국회 빈곤퇴치 연구포럼이 주최한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 법제화를 위한 토론회’ 초청장이었다.

장 대표와 미소금융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 미소금융은 한국의 마이크로크레딧(Microcredit) 사업으로,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는 저소득·저신용자에게 소액을 담보나 보증 없이 빌려줘 자활·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비영리 순수 민간단체 사회공헌활동 단체다.

“40년 가까이 일한 은행은 담보나 보증이 있거나 신용이 확실한 개인·법인을 찾아 대출을 해 주는 일을 해왔습니다. 그러다보니 적응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지요.”

은행에서 근무하던 시절, 장 대표는 한국 최초 마이크로크레딧 단체인 (사)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과 인연을 맺으며 전문위원으로 봉사활동을 해 왔다. 이후 정부 주도 미이크로크레딧 제도가 ‘미소금융’이라는 이름으로 시작하며 각 지역에서 무보수 명예직으로 봉사할 법인 대표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대표로 지원했다. 새로운 제도 속에 뛰어들어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때문이었다.

장 대표는 이에 따라 지난 2010년 5월 20일 사단법인 경기화성미소금융을 설립하고, 3년째 동료 봉사자들과 어려운 이웃들 가까이서 함께하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명 넘는 사람들에게 15억원 가량의 자금을 지원했다. 노점상, 포장마차, 학원, 식당, 이·미용업, 방앗간, 떡집 등 업종도 다양하다. 최근 유례없는 극심한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지만, 큰 자본으로 여유 있게 시작한 사람들보다 더 잘 견뎌나가는 모습을 보면 한껏 보람을 느낀다.

“미소금융에서 활동하며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 찐한 행복을 느낍니다. 가슴깊이 뼈에 사무치는 감사와 희망, 때로는 분노와 좌절을 체험하며 진정한 인생을 배우고 있다고나 할까요. 큰돈은 아니지만 재기할 수 있는 종자돈을 마련해준 것에 너무 감사해 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아직도 이 세상에는 살 만한 가치가 있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미소금융의 대표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고 있는 장 대표는 은퇴 후 해야 할 일들이 생겼다. 그래서 지난 2011년에는 62세의 나이로 경희사이버대 NGO학과에 3학년으로 편입했다. 소외계층들을 위한 분야를 더 공부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마지막 학기를 수강 중인 장 대표에게 배움이란 ‘자부심’이자 ‘긍지’다. 그리고 ‘희망’과 ‘젊음’이다. 현장 경험에 전문 지식을 더해 미소금융 수혜자 및 학생, 창업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한 강연 활동도 더욱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

“우리가 지원해야 할 대상자들은 대부분 TV나 라디오나 광고, 홍보물, 더군다나 인터넷에는 접근이 안 되는 분들입니다. 이 분들이 전국 어디에서라도 가장 가깝고 편리한 미소금융 지점을 찾아 한분이라도 더 자활·자립 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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