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생명과학 분야 위상 강화”

특성화로 학령인구 감소 대비할 것

[한국대학신문 송아영 기자] “학령인구감소는 1990년대 초부터 예견된 일입니다. 한국의 어느 대학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에 대비해야 합니다. 변화를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받아들이고 극복하는 대학만이 살아남을 것입니다.”

송희영 건국대 총장은 학령인구감소, 대학 구조조정으로 대학의 위기인 현 상황에 대해 ”교수가 노력하지 않고 학생들을 경쟁력 있게 키우지 않는다면 그 대학은 도태될 수밖에 없다”며 ”대학 특성화 등 소비자인 학생이 만족할 수 있는 대학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9월 취임 후 송희영 총장은 “취임 후 3개월 동안 총장 임기 4년간의 실행계획을 완성했다”며 “건국대는 현재 교수들의 연구역량과 학생들의 학업능력․사회진출, 대학의 재정지원 등이 10위 전후에 오르고 있다. 2016년까지 건국대를 국내 5대 사립대학으로 만들 것”이라고 단언했다.

모교 출신 총장인 송 총장은 학교 발전을 위한다는 열정 하나로 이 자리까지 왔다고 했다. 더욱이 기획조정처장 3회, 부총장 역임 등 오랜 행정 경험으로 총장 임기 8개월이지만 학교발전방향과 대한 소신이 명확하게 서 있었다. 

- 총장 취임 후 8개월이 지났다. 소감은?

“총장은 교수가 아니라 행정가다. 때문에 기획처장 등 보직을 맡았던 행정 경험이 총장 직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기획조정처장을 맡았던 1990년대 초는 학교가 등록금을 올리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힘든 시기였기 때문에 열정 하나만으로 일을 했던 것 같다. 당시 보직교수가 아닌 학자로 돌아가 연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기도 하지만 학교의 부름도 있었고, 모교에 대한 사랑이 있었기에 열심히 일할 수 있었다. 그런 경험이 지금의 총장 업무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 

- 취임 후 PRIDE KONKUK 2016을 발표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나.

“PRIDE KONKUK 2016은 건국대가 명문사학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4년 임기 동안 꼭 이루겠다는 실행 계획이다. 취임 후 3개월 동안 고민해 완성한 것이다. 교육, 연구, 국제화, 대외평판도, 행정·인프라 등 임기 동안 실행할 구체적인 행동지침이 모두 포함돼있다고 보면 된다. 특히 2016년까지 국내 5대 사립대학 진입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는데,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수님들의 역량이다. 연구 잘 하는 교수, 잘 가르치는 교수, 거기에 심성까지 좋으면 가장 좋을 것이다. 이처럼 교수 충원에 관한 계획이 구체적으로 명시돼있으며, 또 사이언스나 네이처지와 같은 명문 연구 잡지에 게재된 교수들에게 아낌없는 지원을 하겠다는 약속도 담겨있다.”

- 의·생명과학 분야에서 건국대의 위상은.

“건국대는 전국 사립대학 가운데 수의과대와 의학전문대학원, 병원을 모두 갖춘 유일한 대학이다. 이와 함께 학부에 △동물생명과학대학 △생명환경과학대학 △생명특성화대학을 설립해 11개 관련 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동물과 인간을 넘나들며 의약 개발에서 유전자 연구까지 바이오 분야의 메카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하고 있다.”

- 건국대의 또 다른 차별화된 학문분야는.

“문화콘텐츠학과․부동산학과․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과이다. 특히 문화콘텐츠학과는 우리 대학이 특성화 전략으로 만든 학과로 다른 대학이 하지 않는 21세기형 인문학 융․복합 학문이다. 일각에서는 인문학 위기라고 하지만 우리 대학에서는 첨단기술의 촉매제인 셈이다. 부동산학과도 다른 대학엔 없는 차별화된 학과다. 매물의 매매차익이 아니라 국토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기업의 외국 진출 시 부지와 지역 선정을 연구하는 학문이다. 항공우주정보시스템공학은 서울대와 건국대만이 경쟁을 다투고 있는 분야다.”

- 대학마다 취업률 경쟁이 한창이다.

“교수에게 학생들을 직접 챙기기를 부탁하고 있다. 특히 학생들이 취업에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도록 교수가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열의를 갖고 제자들을 지도하고 상담해줄 것을 강조한다. 우리 학생들이 입학해 건국대와 깊은 인연을 맺고 나중에 다시 찾아보고 싶은 모교가 될 수 있으려면 현재의 대학생활은 물론 졸업한 이후에도 원하는 곳으로 성공적으로 진출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건국대는 수의과대학의 사제동행 프로그램, 정치외교학전공의 런치미팅 등 교수와 제자가 함께 인생과 학업을 고민하는 진로상담 프로그램이 있다. 이외에도 학생들의 진로상담 프로그램과 현장실습 학점인정제를 활성화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 취업률, 실용학문에 치여 인문학․기초학문을 홀대한다는 지적도 있다.

“인문학이 클 수 있는 싹을 모두 자르는 것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라고 생각한다. 만약 학과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면 학생 인원은 줄여도 학문은 그대로 보전해야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다양한 다른 면이 있는데 인문학은 사람을 정신적으로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또 인문학이 홀로 나아가기 보다는 첨단과학과 융합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 스마트폰 등 첨단 IT 기기들도 이젠 기계가 아닌 예술품이다. 문학을 하면서 자동차도 만드는 융합 시대이다. 이젠 인문사회와 자연과학 첨단기술이 협력하고 융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학령인구감소로 대학 구조조정 등 대학이 위기다. 이에 따른 대학 운영 계획은.

“건국대는 1991년부터 우리대학 최초로 5개년 장기발전계획을 완성했는데 그때 이미 학령인구감소를 예측했다. 당시 대학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한국의 어느 대학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대도 분야별로 미달되는 학과가 나올 것이고, 교수가 노력하지 않고, 학생들을 경쟁력 있게 키우지 않는 대학은 도태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나라 어느 대학도 예외가 될 수 없기 때문에 이에 대비해야 한다. 학생들이 입학한 후 전공이 적성에 맞을 수 있도록 특성화 방안을 고민하는 등 소비자인 학생이 가장 좋은 상품을 고를 수 있는 대학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앞으로는 어렵다. 이처럼 좋은 상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교수, 학생, 직원 모두가 심혈을 기울여 차별화 전략, 특성화 전략, 독특한 프로그램을 만들고 개발해야 한다.”

▲ 송희영 건국대 총장과 환담하고 있는 본지 박성태 발행인

- 건국대 학생들을 어떤 인재로 키우고 싶은가.

“건국대 출신 인재들에 대한 사회적 평판은 매우 좋다. 넓은 호수를 낀 캠퍼스에서 공부하고 교시인 성신의(誠信義)가 몸에 익어 심성이 좋고 성실하며 신의가 두텁다. 특히 건국대 출신은 ‘독불장군’이 없다. 어느 조직에서나 적응을 잘 한다는 의미이다. 정치대학으로 출발한 만큼 정관계에도 인재가 많이 진출해있고, 농축산업에서부터 최근엔 첨단과학분야까지 대거 진출해있다. 앞으로는 인문학, 사회과학, 자연과학 등 모든 학문 영역의 장벽을 허물고 통합교육과 교양교육을 강화할 계획이다. 복잡한 문제를 체계적이고 실용적으로 접근해 창의적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재를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특히 교양교육을 강화하고 융복합 교양과목 개발에 힘쓸 계획이다.”

■ 송희영 총장은
진주고와 건국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주오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건국대 상경대학 무역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1991년부터 1996년까지 3차례 기획조정처장, 1998~2000년 부총장을 역임했다. 또 한국무역학회 회장, 한일경상학회 부회장, 산업자원부 무역정책평가위원, 문화관광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관세학회 이사장, 한국무역학회 고문, 한국관세사회 자문위원장 등으로 활동하면서 올해 건국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개설한 FTA(자유무역협정) 연구원장을 맡았다.

대담 : 박성태 본지 발행인, 정리 : 송아영 기자, 사진 : 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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