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영상·자연체험 등 다양한 문화 인프라 갖춰

경대앞 문화예술거리로 조성 계획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 부산 남구 대연동 황령산 자락에 위치한 경성대는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고 교통이 편리한 지역적,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오랫동안 대학문화의 산실로 자리매김 해오고 있다.

특히 ‘경대앞 대학로’는 하루 유동인구 약 7만 명이 오가는 곳이다. 경성대는 이 일대를 ‘지속가능한 문화예술지역’으로 만들 계획이다. 경성대는 이에 따라 대학 입구 부지를 친환경적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고 야외 공연장과 카페를 설치해 다양한 문화이벤트를 유치할 계획이다. 또 정보관의 새빛뜰, 중앙도서관 앞 벤치 광장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온 콘서트홀과 예노소극장, 소강당 등 문화공간에서는 연일 각종 콘서트와 뮤지컬 등 다양한 행사가 연중 진행되고 있다. 조류관, 박물관, 유니버설디자인체험관으로 이어지는 투어코스는 유치원생을 비롯해 초·중등학생들의 자연학습장으로도 인기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경성대는 지난해 12월 문화기획팀과 홍보팀으로 구성된 문화홍보처를 신설하고 더욱더 지역주민들이 쉽고 편안하게 다가 올수 있도록 캠퍼스 마케팅과 더불어 새로운 캠퍼스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사업을 통해 경성대학교의 대외 이미지 개선에 앞장서고 있다.

■ 부산 문화예술의 중심 = 지난 1983년 개관한 449석 규모 경성대 콘서트홀은 명실상부 부산공연예술의 전당으로 꼽힌다.

각종 콘서트와 뮤지컬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멜라늄 보드 음향반사판, 디지털 조명·음향 장비 등을 전면 교체해 연주자들로부터도 각광받고 있다.

예노 소극장은 최첨단 기술로 여러 각도로 무대를 연출할 수 있도록 객석 중앙 뒤 조명조정실에 120개 채널의 컴퓨터콘솔과 특수조명장비를 설비했다. 개관 초부터 아시아 소극장네트워크, 신인 안무가전, 부산 청소년연극제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 가능성과 수용성을 입증한 바 있는 실험극장이기도 하다.

멀티미디어 소강당은 각종 세미나와 영화 상영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담한 무대와 친밀한 객석이 조화를 잘 이루고 있으며, 최신 액정비젼과 음향 시스템을 보유했기 때문에 편안한 분위기의 예술 강좌와 TEDxKSU 등 의미 있는 강연이 자주 개최된다.

▲ 연극영화학부 학생들의 캣츠 공연
■ 지역주민이 즐겨 찾는 체험학습장 = 지난 2003년 신축한 중앙도서관은 방대한 자료와 편리한 열람실, 최첨단 시설을 자랑한다. 특히 ‘유-스퀘어(U-Square)’는 웹서핑, 워드 및 출력, 인터넷 강의, 영화감상 등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어 열린 디지털 체험공간으로 학생들과 지역주민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1987년 경성대 조류연구소로서 출발해 1997년 개관한 조류관은 개관 후 누적관람객 50만명 이상을 돌파할 정도로 명실공히 전국 최고 조류전시관으로 꼽힌다. 한국산 야생조류 280여 종을 비롯해 1500점 이상 표본이 전시됐으며, 특히 다른 곳에서는 보기 어려운 멸종 위기종, 천연 기념물 등 수많은 희귀종을 볼 수 있다. 대학을 견학 온 유치원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박물관은 1972년 3월 개관한 이후 가야문화의 중심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가야문화 역사 복원에 필요한 중요 자료를 수집·보관·전시·연구해 우리나라 고대사, 특히 가야사 연구에 있어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는 삼국시대 금관가야의 발굴유물과 조선시대에서 근대에 이르는 민속자료를 전시 중이다.

■ 다양한 해외 문화예술 행사 개최 = 경성대에는 해외 학생들도 참여하는 굵직한 행사들이 열리고 있어 문화·예술 캠퍼스를 넘어 글로벌 캠퍼스로의 면모를 자랑한다.

지난 2005년 5월 처음 열린 ‘부산 디지털 콘텐츠 유니버시아드 대회(Busan Universiade for Digital content, BUDi)’가 대표적이다. 이 행사는 부산을 영상 축제의 도시, 영상 제작-산업의 도시로 만들기 위해 기획됐다. 출범 당시에는 6개국 대학(원)생들이 극·애니메이션·다큐멘터리 등 3개 분야에 100편의 작품을 출품하면서 시작됐는데, 2011년 40개국 590편, 2012년 33개국 515편으로 참가국 수와 출품작들이 급속히 늘어나 국내 최대 대학생 영화·영상 축제로 도약했다.

‘BUDi’는 대학생들이 국내외 우수 제작자 및 유명 감독들을 만나는 축제이기도 하다. 지난해의 경우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심슨가족’ ‘핑크팬더’ ‘타이니툰’ 등을 탄생시킨 세계적 애니메이터 넬슨 신 회장이 포럼 및 애니메이션 심사에 참여하는 등 BUDi를 통하면 많은 전문가들로부터 고급·최신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해마다 유명 영화감독이나 대학 교수, 현장 실무형 전문가 등이 마련하는 특강과 워크샵 등이 열려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현안과 기술, 노하우 등을 미래 영상인이 될 대학생이나 영상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을 주고 있다.

이외에도 부산국제연극제, 부산국제단편영화제, 부산국제광고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굵직한 국제적인 행사에도 경성대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한 종합예술인 연극을 매개로 청소년의 감수성과 예술성을 계발하고 자신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도록 매년 7월쯤 개최되는 청소년 연극캠프를 비롯해 초․중․고 음악 콩쿠르,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학생 무용경연대회 등이 매년 개최되고 있다.


[BOX]경성대에는 ‘느린 우체통’이 있다

▲ 경성대 내 느린우체통
경성대 연못가 새빛뜰에 가면 1년의 기다림을 생각하게 하는 느린 우체통이 있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성대는 스마트폰의 보급과 SNS 확산으로 무엇이든 빠른 게 각광받고 있는 이 시대의 걸음을 늦추듯, 잠시나마 생각의 속도를 줄이고 자신과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기다림의 미학을 선물하고자 지난해 12월 17일 새빛뜰에 ‘느린 우체통’과 이형기 시인의 ‘호수’ 시비 제막식을 열었다.

작은 연못가 새빛뜰에 세워진 이 우체통은 학생들과 시민들, 캠퍼스 투어를 오는 방문객들이 가족이나 연인, 친구 또는 자신에게 편지를 적어 보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경성대가 준비해둔 편지지에 사연을 담아 우체통에 넣으면 1년 뒤에 기재된 주소의 수신인이 받아보게 된다.

경성대는 ‘느린 우체통’과 더불어 80년대 중반까지 5년 간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던 이형기 시인의 ‘호수’ 시비를 우체통 옆에 세워 ‘느림의 미학’과 ‘기다림의 미학’이 어우러진 새빛뜰을 조성했다.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지쳐갈 때 작은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곳, 경성대 새빛뜰에는 소중한 1년의 추억을 보관하고 전달해주는 느린 우체통이 또 하나의 명소로서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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