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C사업 1차년도 ‘매우 우수’, 산업계 관점 ‘최우수’ 평가

산학협력 영역 대학 전반으로 확대 … ‘가족회사제도’ 내실
“인문 교육으로 창의력·감성까지 겸비한 융합형 인재 육성”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호남대는 대학과 지역 산업체가 협력을 통해 동반 성장하는 산학협력의 정수를 보여주는 대학이다. 이 대학은 2004년 지방대학혁신역량강화(NURI)사업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2009년에는 광주지역 대학 가운데 유일하게 2단계 산학협력중심대학육성사업(이하 산중사업)에 선정되며 산학협력 분야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10여 년간 정부 지원 사업을 수행하며 다져진 호남대의 탄탄한 산학협력 역량은 지난해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 선정이라는 또 하나의 결실로 이어졌다. 특히 호남대는 지난달 발표된 LINC사업 1차년도 사업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인 ‘매우 우수’,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건축(시공)분야 ‘최우수’ 판정을 받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양승학 LINC사업단장(전기공학과 교수)은 “호남대는 NURI사업 선정 이후 현재까지 산학협력 친화형 대학으로의 탈바꿈을 거듭하고 있다”며 “안으로는 지역 산업체가 필요로 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형 인재를 육성하고 밖으로는 지역 산업체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도우면서 산학협력의 선도모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산학감동 A+’ LINC로 산학협력 영역 확대 = 호남대가 LINC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매우 우수’ 판정을 받은 데에는 산학협력 영역을 대학 전반으로 확대한 게 핵심적인 영향을 미쳤다. 호남대는 지난해 LINC사업 선정 이후 대학의 캐치프레이즈인 ‘교육감동 A+’에 ‘산학감동 A+’를 더하며 산학연계 교육, 기업체 지원 등을 전격 강화했다.

호남대의 LINC사업 특성화 분야는 지역의 특화·전략산업인 △그린기술 △IT융합 △문화디자인 △관광서비스 등 4개로 인문사회대학·경영대학·공과대학·디자인예술대학 내 총 27개 학과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호남대 전체 학과의 56%에 해당하는 수치로 LINC사업을 통해 공과대학 중심이었던 기존의 산학협력 영역이 모든 단과대학으로 확대됐다.

특히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LINC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호남대가 이공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 캡스톤디자인 교육을 인문사회 계열로 확대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양 단장은 “LINC사업을 통해 학내 모든 단과대학이 본격적으로 산학협력에 참여하게 됐다”며 “캡스톤디자인 교육을 전면 확대해 학생들의 실무 역량, 현장 적응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캡스톤디자인 뿐만이 아니다. 호남대 LINC사업단은 △스튜디오과정 △현장실습 학점제 △인턴십 지원 △취업전담 교수제 △취업능력 인증제 등 학생들의 실무 역량 제고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특히 이 가운데 스튜디오과정은 산업체 관계자가 커리큘럼 개발부터 학생 교육까지의 전 과정을 주도함으로써 산업 현장에 즉각 투입 가능한 인력을 키운다.

지난 1년간 산업체와의 연계도 한층 확대·강화됐다. 특히 호남대는 산중사업 시 산업체와의 신뢰관계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가족회사제도’를 활성화해 지난해 4월 340여개였던 가족회사 수를 현재 430여개로 확대했다. 대학 측은 각 가족회사의 제품 기획부터 현장애로기술지원, 디자인, 시제품 제작, 마케팅, 판매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지원하며 가족회사제도의 양과 질 모두를 끌어올리고 있다.

■ ‘산학협력+인문학’ 융합형 인재 육성 = 호남대 LINC사업단은 그동안 추진해온 사업들의 내실을 기하면서 앞으로는 산학협력과 인문학을 더하는 데 역점을 둘 방침이다. 이를 통해 실무능력에 창의력·인성·감성까지 겸비한 융합형 인재를 육성한다는 포부다.

양 단장은 “창의력은 기술이 아니라 사학·철학·문학을 아우르는 인문에서 나온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간을 꿰뚫어보는 인문학적 소양이 없으면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다”며 “인문학 분야 전공 학생들에게는 경영·기술 등에 관한 교육을 실시해 실용 인문학을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호남대 LINC사업단은 다음 학기부터 시인, 철학자, 역사학자 등을 초청해 ‘인문학 토크 콘서트(가칭)’를 상시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산중사업 때부터 매달 한 차례씩 실시하고 있는 ‘감성 CEO 특강’도 더욱 활성화된다. 호남대 가족회사 CEO들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특강은 인문학은 물론 경영·경제·기술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게 특징이다. 기업 운영에 필요한 종합적인 소양을 키울 수 있어 CEO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박병윤 ㈜달마전자 사장은 “수년전부터 ‘감성 CEO 특강’에 참여하고 있는데 다양한 분야의 교육을 받으며 넓고 열린 시각을 가질 수 있어 대단히 만족스럽다”며 “모든 강의가 겉핥기식이 아니라 CEO들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로 알차게 진행되고 있다. 기업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산학협력에 인문학을 접목하려는 노력과 함께 학생 취업·창업 지원과 실무역량 강화, 기업지원도 꾸준히 강화된다. 특히 호남대 LINC사업단은 각종 특성화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져 산업체 수요와 전공 특성에 맞는 교육을 제공하고 ‘올셋(All-Set)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회사의 성과를 확산·공유함으로써 유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특성화 분야에 맞는 기관과 협의회를 발굴·지원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인재등용의 창구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 산업체도 인정한 최우수 ‘건축 교육’ = 산학협력 선도모델 구축을 위한 호남대의 노력은 또 다른 크고 작은 결실들로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최근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실시한 ‘2012년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에서 건축분야 최우수 대학에 선정된 것이다.

산업계 관점 대학평가는 △산학연계 교육인프라 △산업계 요구와 교육과정 일치도 △교육·기술개발 성과 등 3개 영역에 걸쳐 실시된다. 대학정보공시 자료는 물론 기업체 현직 부서장 설문조사, 졸업생 설문조사 등이 반영되기 때문에 각 대학 산학연계 교육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이번 평가는 5개 분야에서 41개 대학, 103개 학과를 대상으로 실시됐고 1517개 기업이 설문조사에 참여했다. 건축분야에서는 호남대 등 8개 대학이 최우수 판정을 받았다. 특히 호남대는 취업률을 포함한 교육·기술개발 성과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토목(설계)분야 평가에서도 산업계 요구와 교육과정 일치도 영역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대학 관계자는 “건설 경영이나 건축 관련 법규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매우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지만 대학교육에서의 비중은 낮은 편”이라며 “호남대는 산학연계를 통해 실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고 있는 점이 높게 평가 받았다”고 설명했다.

▲ 양승학 LINC사업단장
[인터뷰]“호남대 산학협력, 인문과 통(通)한다”
-양승학 LINC사업단장(전기공학과 교수)

양승학 LINC사업 단장은 “산학협력과 인문학의 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탄탄히 다져놓은 산학협력 기반 위에 인문학을 더해 호남대 산학협력만의 차별성을 확보하겠다는 말이다.

-LINC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매우 우수’를 받았다.

“산학협력의 내실을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 호남대는 이번 평가에서 특히 정성적인 부분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았다. 지역 산업체들과 말 그대로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긴밀히 협력하면서 기업·학생이 감동하는 산학협력을 구현한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 아울러 대학본부의 전폭적인 협조에 힘입어 산학협력 영역을 전 단과대학으로 확대하고 교육과정을 산업체 수요에 맞춰 효과적으로 개편한 것 등도 주효했다.”

-대학생들의 중소기업 기피현상이 심각한데.

“중소기업과 학생 간 미스매치만 해결하면 기업의 구인난과 대학의 취업난을 대폭 해소할 수 있다. LINC사업단의 존재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역 중소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해 학생들이 가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고 학생들의 실무역량을 강화해 기업의 발전을 이끌 핵심 인재로 키우는 것이다. 앞으로도 학생·기업의 성장을 동시에 이끌어 둘 사이의 미스매치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또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역 우수 중소기업 탐방 등을 실시해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작업도 꾸준히 벌일 계획이다.”

-향후 사업단 운영에 있어 역점을 둘 부분은.

“산학협력과 인문학이 통하는 호남대를 만드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전문기술과 인문학이 융합된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고 지역 CEO들이 인문학적 마인드를 가지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게 뒷받침할 방침이다. 산학협력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문학·사학·철학을 아우르는 인문학을 산학협력과 연결하면 구성원들이 보다 흥미롭게 산학협력에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인문학 관련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계획을 수립 중에 있다.”

-LINC사업과 관련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라면.

“1차년도 평가에서 정성평가가 상당한 비율로 반영되긴 했지만 비중이 더욱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산학협력은 지역의 여건에 따라, 대학의 특성에 따라 성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때문에 지역적 여건, 대학의 노력과 향상도를 보다 비중 있게 반영해야 산학협력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아울러 사업 운영의 지속성을 강화해 대학들이 좀 더 계획적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