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경희사이버대학원 재학 중인 윤영규 씨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글쓰기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문학은 면역력을 높일 수 있는 매개체가 아닐까요?”

경기도 가평 소방서 119 구급대원으로 근무 중인 윤영규 씨(사진)는 죽음을 넘나드는 삶 속에서 살고 있다. 응급환자 처지와 이송을 주업무로 하는 구급대원이지만, 화재·구조 현장 등 각종 재난 현장에도 출동한다. 급박한 상황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상당하다.

“재난이 발생하면 제일 먼저 연락이 오는 곳이 소방서입니다. 매 순간 위험을 느끼는 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셈이죠. 제 자신이 위험에 처할 경우도 많지만, 무엇보다 화재현장에서 불길에 휩싸여 다급하게 구조를 요청하는 사람을 보는 게 힘듭니다. 접근이 어려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 등 불가피한 상황을 겪으면 심적으로 무척 힘이 듭니다. 소방관뿐 아니라 구급대원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거에요.”

이 때문에 정부에서는 소방관과 구급 대원을 위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치료를 위한 지원도 하고 있다. 정기 설문 등을 통해 장애 정도를 파악하고, 문제가 노출된 직원은 힐링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된다. 하지만 설문의 경우, 대부분 자신을 100% 보여주길 꺼리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꽤 된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에 노출됐다고 알려지면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혹시 나를 병에라도 걸린 사람으로 바라보지 않을까’하는 하는 두려움이지요.”

그래서 윤씨는 다른 방법을 모색했다. 자신이 공부하는 문학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를 치료해보기로 한 것이다.

“자살을 시도한 사람,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를 겪어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 제게는 일상입니다. 그런 현장을 수습하며 겪게 되는 내적인 상처를 에세이나 시로 표출하고 있습니다. 문학적 성취를 떠나 안타까운 사고자에게 간접적이나마 위로를 주고 동시에 저도 위안을 받습니다.”

소방서 구급대원으로 17년간 근무하며 2교대의 바쁜 일과 속에서도 학업의 꿈을 놓지 않았던 윤씨는 불규칙한 근무 여건에 맞춰 공부할 수 있는 경희사이버대학원 미디어문예창작전공을 올해 지원해 합격했다. 그리고 새로운 삶의 활력소를 찾았다. 윤씨에게 공부란, 출세와 성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삶을 변화시키는 도구다.

“문학 덕분에 제 삶도 달라졌어요. 공부를 시작하며 문학과 글쓰기를 통한 외상 후 스트레스 치료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한 학기밖에 다니지 않았지만 완성도 높은 졸업 논문을 위해 매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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