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2014 수능이 AㆍB형 수준별 출제로 개편되고, 사탐ㆍ과탐의 최대 응시 과목수가 2과목으로 줄어듦에 따라 주요대학을 비롯해 대다수의 대학이 수시모집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최저기준의 완화는 지난해에 비해 최저기준을 만족하는 수험생 수가 절대적으로 줄어들어 대학별고사 응시 대상자가 많지 않을 것에 대한 사전 분석에 따른 대응으로 보인다.

연세대는 수시 일반전형(논술)에서 지난해 우선선발 최저기준 인문은 언수외 모두 1등급, 자연은 수(가)ㆍ과탐(2과목) 모두 1등급에서 금년에 인문은 국(B)ㆍ수(A)ㆍ영(B) 등급 합 4등급 이내, 자연은 수(B)1등급+과탐(2과목) 합 3등급 이내로 변경했고, 일반선발은 지난해 4개 영역 중 인문 3개 2등급 이내, 자연 2개 2등급 이내에서 금년에 인문 3개 영역 합 6 이내, 자연 2개 영역 합 4 이내(수Bㆍ과탐1과목 2등급)로 조정했다.

고려대는 수시 일반전형(논술) 인문계 우선선발에서 지난해 수리1등급+언어 또는 외국어1등급에서 금년 국(B)ㆍ수(A)ㆍ영(B) 등급 합 4 이내로 조정했다. 최근 추가로 일반전형(논술) 자연계 우선선발에서 지난해 수리1등급+외국어 또는 과탐(2과목) 1등급에서 수(B) 1등급+영(B) 또는 과탐(2과목) 합 3등급으로 하향 조정했고, 일반선발에서도 2개 영역 2등급(탐구 2과목 평균 등급 반영)이던 최저기준을 2개 영역 2등급(탐구 2과목 평균등급 또는 2개 과목 백분위 합 178이상)으로 조정했다.

이러한 수능 최저학력기준 하향 조정은 ‘○개 영역 ○등급 이내’에서 ‘○개 영역 합 ○등급이내’ 또는 ‘○개 영역 백분위 합 ○○○ 이내’로 하향 또는 완화 조정 되었는데, 주로 논술 전형을 중심으로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건국대, 동국대, 숭실대, 한국외대(글로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적용되었다.

금년에 처음 시행되는 국수영 AㆍB형 수준별 출제와 탐구 최대 2과목 응시에 따른 수능 최저 기준 대상자 수가 얼마나 감소할지 정확히 알 수 없다. 하지만 예상컨대 인문 국(B)수(A)영(B)를 기준으로 모두 1등급인 수가 지난해 4000명에서 금년 3000명으로 1000명 정도 줄고, 등급 합 4이내인 수는 지난해 1만명에서 금년 8000명으로 2000명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자연 국(A)수(B)영(B) 기준은 모두 1등급인 수가 지난해 1200명에서 금년 1000명으로 200명 줄고, 등급 합 4이내인 수는 지난해 3500명에서 금년 3000명으로 5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까지 수시 논술전형 우선선발에서는 최저기준을 충족하는 모집단위별 경쟁률이 1대1이 되지 않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이 경우에는 대학별고사의 변별력이 없어지게 된다. 금년에 주요대학 논술전형 우선선발 비율이 공교롭게도 모두 70%인 점도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수시 논술전형 우선선발을 비롯해 대학별고사 일반선발전형에서도 수능 최저학력기준 달성이 합격을 보장하는 첫 번째 관문이 될 것으로 보여 진다.

하지만 최저기준 통과 이후에는 여전히 논술, 적성, 면접을 비롯한 대학별고사의 영향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대학별로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대학별고사의 난이도는 적성 < 면접 < 논술 의 순서로 전형자료별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는데, 대학별고사의 종류에 상관없이 목표 대학의 대학별고사 기출문제와 금년 모의평가 문제를 통해 출제 형태와 문제 유형, 난이도 등을 알고 대비하는 것이 기본이다.

대학별로 논술고사의 출제 유형과 출제 제재는 약간씩 다르다. 인문계는 국어, 사회 제재가 주를 이루며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 등은 수학이나 과학도 일부 포함된다. 자연계는 계열 공통 문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수학, 과학 논술이 대세를 이룬다. 따라서 논술고사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목표 대학을 미리 정해야 한다. 목표 대학이 정해지면 해당 대학의 최근 3개년 정도의 기출 문제를 풀어보아야 한다.

논술을 대비해서는 인문계는 평소 국어 영역이나 사회탐구 영역을 공부하면서도 주어진 문장을 한 문장 한 문장 분석적으로 읽어 나가는 훈련이 필요하다. 자연계 논술은 계열 공통 문항을 제외하고는 수학, 과학 논술이 대세를 이룬다. 즉 수능의 수리영역과 과학탐구영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수능시험에서는 과정보다는 결과(답)가 중시되는 반면 논술고사에서는 결론 도출 과정이 중요하므로 수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점이 중요하다.

한편 면접고사의 경우, 지원 학과와 관련된 교과 전공지식이나 관련 상식을 주로 물어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

최근 적성검사를 실시하는 대학의 문제 출제 형태는 국어, 수학, 영어 영역에서 교육과정상의 내신형 문제와 수능형 문제를 적절히 안배해 출제(가천대, 강원대, 수원대, 을지대, 한국외대 글로벌 등)하기도 한다. 적성검사에서 고득점을 받는 수험생의 특징은 짧은 시간 안에 문제를 읽고 정답을 찾아낼 수 있는 순간 판단력이 뛰어난 학생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최근 적성검사가 국어, 수학, 영어의 기초 학력을 측정하는 시험 형태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금년도 모의시험의 변화된 출제 유형과 평가 항목 등을 잘 파악해 두어야 한다.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대학 중 대다수의 대학이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므로 수능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또한 정시모집에서는 서울대를 제외하고는 대학별고사를 반영하는 대학이 없기 때문에 수시모집 논술, 적성, 면접 전형 준비에만 올인하는 것은 위험 부담이 매우 클 수 있다. 따라서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수시 모집에 지원하더라도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준비를 할 것이냐가 중요하고, 대학별고사와 수능시험의 우선순위를 정해 적절한 학습 시간을 배분하여 정시모집까지 고려한 전략을 세우는 것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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