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 초여름 더위로 온 나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여기에 '사상 최대의 전력난'이라는 압박성 뉴스에 체감 더위는 더 심한 듯하다.

기말고사 기간이 지나고 본격적인 방학에 들어선 대학가도 예외가 아니다. 방학을 맞으면서 한 숨 돌리기는 했지만,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 대학 자체 규정을 마련해 여러 가지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더위로 유명한 대구경북 대학들의 노력은 가상할 지경이다. 한두 해 겪어본 더위는 아니라지만 점점 심해지는 전력난에 에너지 절약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는 분위기다.

대구대의 경우 ‘에너지 사용관리규정’을 신설해 실내온도를 여름은 26도, 겨울은 20도로 제한했다. 또 복도, 화장실 등의 공용공간에 인체감지 센서를 설치해 이용자가 없으면 조명이 자동으로 꺼지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 구축해 운영 중인 ‘GHP(가스식 냉난방기) 통합제어 시스템’도 에너지 절약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이 시스템은 재실자가 없어도 가동되거나 과잉 운용되는 경우 등을 원격자동제어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냉난방 온도를 제어하고, 일정 시간마다 냉난방기가 자동으로 꺼지게 해 에너지 낭비를 줄일 수 있다.

대구보건대학은 아예 재학생 21명으로 꾸려진 ‘에너지 아낌이’를 발족해 본격적인 행동에 돌입했다. 이들의 역할은 강의실ㆍ실습실의 소등, 실내 온도관리, 사무기기 전원 차단 등의 점검과 에너지 절약 홍보활동이다. 활동 학생들에게는 월 5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에너지 절약 운동에 총장도 직접 나섰다. 남성희 총장은 “전년도 대비 15% 전기절약 목표 달성을 위해 에너지 아낌이 활동을 비롯한 냉방부하 집중관리, 냉방온도 28도 제한, 에너지 교육 및 홍보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외에도 방학기간 동안 단축근무, 강의실과 열람실 사용제한, 컴퓨터 자동절전 프로그램 설치, 전력 사용량이 피크를 이루는 오후 2∼5시 냉방 공급 차단 등 대학마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갖가지 노력들이 펼쳐지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하지 않을까. '내가 왜' 가 아니라 '나부터'라는 인식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내가 머무는 공간의 온도를 조금만 높이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불이나 컴퓨터를 끄고, 에어콘을 하루 종일 돌리는 대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는 작은 노력들. 결국 중요한 것은 휘황찬란한 선전용 문구가 아니라 구성원들의 의식 전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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