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특성화 100개교···‘판세 바뀔까?’ 촉각

▲ 2011~2013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금 TOP10 순위(단위=백만원, 자료=교육부)

[한국대학신문 김기중 기자] 지난 2일 2013년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결과가 발표되면서 대학들 간 희비가 엇갈렸다.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 최강자로 불리는 영진전문대학은 올해 60억5900만원으로 2011·2012에 이어 올해도 1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다만, 내년부터 시작되는 특성화100개교 사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영진전문대학 3년 연속 1위= 교육역량강화사업 중 가장 돋보이는 대학은 단연 영진전문대학이다. 2011년 52억2800만원으로 1위, 2012년 75억3300만원으로 1위, 올해 60억5900만원으로 1위를 차지하며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3년 간 받은 사업비 총액은 188억2000만원으로, 매해 평균 62억7330만원을 지원 받은 셈이다.

영진전문대학을 ‘교육역량강화사업의 가장 큰 수혜자’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해 62억7300만원의 사업비를 받아 대학에 재투자했고, 이 사업비는 대학의 발전을 또 다시 견인했다는 평가다. 4년제 대학과 달리 전문대학은 ’순위가 없다’는 표현을 쓰지만, 사실상 국고지원 사업비 중 가장 많은 금액이 투자된 이 사업에서 계속해 1위를 한 까닭에 ‘전문대학 1위=영진전문대학’이라는 공식도 나왔다.

도한신 산학협력단장은 “주문식 교육을 통해 학과당 수십명씩 취업을 시키다보니 좋은 결과나 나온 것”이라며 “대부분 교수들이 산업체에서 온 이들인 것도 지표 향상에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영진전문대학에 이어 2위는 대구보건대학이 차지했다. 2011년 43억7200만원, 2012년 69억1500만원, 51억1800만원으로 3년 연속 부동의 2위다. 장상문 대외부총장(산학협력단장)은 “다른 여건지표보다 취업률(25%), 재학생 충원율(15%), 산학협력성과지수(10%) 등 대학의 성과지표와 직결하는 지표 향상에 주력한 결과”라며 “특히 전국 병원을 대상으로 취업률을 높힌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전문대학 중 가장 가파른 상승을 보인 곳은 울산과학대학이다. 2011년 39억9000만원으로 7위, 2012년 61억3500만원으로 5위, 올해는 50억8800만원으로 3위를 기록했다. 경남정보대학은 2011년 41억5400만원 5위를 기록했다가 2012년 64억4400만원으로 3위, 올해는 49억6500만원원으로 4위를 기록해 선두그룹에 들었다.

이와 반대로 동의과학대학의 경우 2011년 43억4300만원원으로 3위였다가 2012년에는 순위에 들지 못했다..(동의과학대학의 경우, 교육부 2012년 보도자료에 따르면 당해 연도 사업비를 받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실제로는 66억원 이상의 사업비를 발표 이후에 받아 전체 3위를 기록했다고 대학 측이 알려왔습니다.) 그러다 올해 46억1500만원으로 8위를 기록키도 했다. 영남이공대학은 2011년 41억1900만원으로 6위, 2012년 61억900만원으로 6위, 46억6200만원으로 6위를 이어갔다.

■ 수도권 상위 ‘사실상’ 중위권= 교육역량강화사업 선정대학 중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인 전문대학은 단연 인하공업전문대학과 신구대학을 들 수 있다. 특히 인하공업전문대학은 2011년 38억2000만원으로 1위, 2012년 36억2400만원으로 2위, 올해 40억8200만원원으로 2위를 기록하며 선두 그룹을 유지했다. 신구대학은 2011년 34억6800만원으로 3위였다가 2012년 29억4300만원으로 5위, 올해 43억800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신정호 인하공업전문대학 산학협력단장은 “공업전문대학으로서 그동안 산학렵력성과에 노력한 점, 여러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좋은 성과를 얻었다”며 “특성화 100개교 사업이 시작되더라도 이런 부분에 중점적인 영향을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에서는 한양여자대학의 약진이 눈에 띈다. 한양여자대학은 2011년 순위에 들지 못했다가 2012년 21억8900만원으로 11위를 기록했고, 올해는 39억4800만원원으로 당당하게 3위로 점프했다. 인덕대학 역시 2011년 33억9600만원으로 4위를 기록했다가 2012년 18억500만원 17위로 뒤쳐졌지만, 올해 37억6900만원을 받으며 4위를 다시 탈환했다.

인덕대학과 함께 연성대학(구 안양과학대학), 여주대학의 약진도 빛을 발했다. 연성대학은 2011년의 경우 사업비를 전혀 받지 못하가가 2012년 27억2800만원으로 6위, 올해는 36억8600만원으로 5위를 기록했다. 여주대학 역시 2011년과 2012년 사업비를 전혀 받지 못했지만, 올해 36억5700만원을 받으며 6위를 기록했다.

상위권이었다가 ‘불미스런’ 일로 타격을 받은 대학도 있다. 명지전문대학은 2011년 34억8400만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가 재단 비리 문제로 2012년과 2013년에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참여를 하지 못해 두 해 동안 사업비를 전혀 받지 못했다.

■ 비수도권 강세···내년엔 바뀔까? = 이처럼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수도권보다 비수도권의 강세가 뚜렷한 사업이다. 일례로 비수도권 대학 중 우송대학과 구미대학(구 구미1대학), 원광보건대학은 3년 동안 비수도권에서 10위권 내를 오르내리긴 했지만 사업비는 매해 30~50억원씩 받았다. 이는 수도권의 상위권 대학들과도 맞먹는 지원금 규모로, 비수도권 전문대학의 강세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이렇게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비수도권이 강세를 보인 이 사업이 ‘지표 싸움’이기 때문이다. 수도권 모 대학의 기획처장은 이에 관해 “교육역량강화사업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취업률(25%) 부문에서 성패가 갈린다”며 “수도권 대학에 오는 학생들은 취업에 민감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다수”라고 설명했다. 그는 “취업률 다음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교육비환원율(20%)’ 역시 수도권 대학에 불리한 지표”라며 “수도권 전문대학들은 교육비환원률과 상관 없이 학생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대학에서 투자를 게을리 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까지 지표를 관리하던 대학들이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하다. 이 사업이 올해 종료되고, 내년에 새로 시작하는 특성화 100개교 사업과 통합되기 때문이다. 지표가 아닌 특성화 모델로 승부해야 하는 만큼, 그동안 좋은 성적으로 거뒀던 대학들 역시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도한신 영진전문대학 산학협력단장은 이와 관련 “교육역량강화사업은 포뮬러 지표로 산출하는 방식이지만 특성화 100개교 사업은 특성화 된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을 받는 방식”이라며 “현재 TFT(태스크포스팀)를 구성해 주문식 교육과 산학협력을 하나로 묶은 특성화 프로그램으로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장상문 대구보건대학 대외부총장도 “교육부에서 특성화 100개교 사업에 대한 큰 프레임은 제시를 했지만 구체적인 액션플랜은 나오지 않았다. 현재 총장 직속 하에 TFT를 구성해 가장 적절한 모델 분석을 하고 있다”며 “교육역량강화사업이 대학의 역량과 직결된 사업인 만큼 사업에서 두각을 보였던 대학들이 특성화 100개교 사업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주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 사업부장은 교육역량강화사업 종료와 관련 “지난 6년 동안 지속됐던 교육역량강화 사업은 전문대학의 열악한 수준을 고려할 때 반드시 필요했던 사업”이라며 “낙후됐던 전문대학의 교육여건은 이 사업으로 상당 부분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새로 시작하는 특성화 100개교 사업에 대해서는 “전문대교협에서 선정기준·세부기준 등에 대한 연구 발주를 곧 내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한국대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