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학들이 세계화 흐름에 발맞춰 4월 입학 제도를 9월 혹은 10월 입학제도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 대학의 학사 일정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대학의 국제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유니버시티월드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도쿄대는 준이치 하마다 총장이 2015년에 가을학기 입학을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가을에는 학기 변경 구현을 위한 위원회를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달 도쿄대는 서양의 학사 일정에 맞추는 학기제로 변경하는 대신 기존의 2학기제를 4학기제로 바꿔 2015년 3월부터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변경될 학기제는 일본 학생들의 단기 유학 기회를 늘리기 위해 두 달 여름방학을 포함한다. 와세다 대학은 이미 현재 시스템 대안으로 4학기제를 소개한 바 있다.

하마다 도쿄대 총장은 지난 6월 일본 언론에서 “4학기제의 도입은 가을 학기 입학제를 변경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팬 타임즈는 사설을 통해 “기존 제안이 변경되긴 했으나 일본 학생들의 유학 장려를 촉진시킬 것”이라며 “일본의 다른 대학들 역시 학생들이 글로벌 기술, 지식 및 경험을 얻기위해서는 좀 더 유연한 학제가 필요하다. 기존 방식을 고집하다 보면 학교와 학생들 모두 세계에서 고립될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히로시마대 교육 연구소 유미코 하다 교수는 입학날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해 “ 세계 최고의 교육기관으로 살아남아야 할 일본 대학들이 후진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입학 날짜 변경은 도입 단계에 있어 충분한 사전 합의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깊게 뿌리 박혀있는 전통을 수정하지 않는 한 실패할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전부터 서양의 학사 일정에 맞춰 학기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제기돼왔다.

대표적인 것이 4월 학기에 시작하는 졸업생들이 취업시 영향을 받게 되고 일부 대학이 기존 학기제를 고수할 경우 기업들이 인력 채용시 많은 혼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기업들의 유연한 채용 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 입학 사이의 간격에 대한 우려도 있다. 학생들은 대학 입학을 위해 6개월을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2004년에 설립된 아키타국제대는 이미 가을 입학제를 실시했다. 아키타국제대의 미치오 가츠마타 교수는 “지방 정부 보조금과 학생 수업료로 운영되는 아키타 대학은 교수진의 60%가 외국인이며, 많은 학생들이 이 학기제를 이용해 해외 연수와 인턴십을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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