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 '함께 하는' 문화 너무 좋아"

세계화 시대의 한국. 길거리는 물론 대학 캠퍼스 안에서 외국인과 마주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닐 정도다. 그렇다면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과 한국 대학의 모습은 어떨까? 서울여대 학생생활연구소의 초청으로 지난 11일 ‘외국인 대학생, 그들이 말하는 한국, 한국대학’ 특강 강사로 나선 3명의 외국인 유학생들이 한국 대학의 힘으로 꼽은 것은 역설적이게도 우리들 사이에서는 ‘스러지는 문화’의 하나로 꼽히는 ‘대동의 문화’였다. 한국의 빠른 변화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그에 대한 부작용은 우려할 만한 점으로 지적됐다. 이날 강사로 나선 학생들은 뉴질랜드 출신 숀 셔튼(23·일본 릿츠메이칸대 아시아사회학4·), 베트남 출신 여학생 트란 티 흐엉(26·하노이국립외국어대 한국어 전공 졸업), 키르기즈스탄 출신인 라임굴러브 아자맛(24·비쉬켁 인문대 한국어 전공 졸업) 등 3명. “밤 10시, 11시까지도 캠퍼스에 많은 학생들이 남아있는 걸 보고 놀랐다. 특히 이들이 보충수업과 동아리 활동을 하느라 그렇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부지런하고 열심인 한국 학생들의 모습에 감동받았다.” 아자맛이 본 한국 대학의 모습이다. 그는 특히 ‘우리’를 중요시하는 한국의 문화에 흠뻑 매료됐다. “‘친구 따라 강남간다’는 한국의 속담은 한국에 살아보지 않으면 뜻을 알 수 없을 것”이라는 아자맛은 “함께라면 힘이 생기고 전망도 생긴다”며 흥미로워했다. 그는 또 국가보안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학생들과 거리 곳곳에서 벌어지는 시위현장에서 “한국을 이끌어갈 잠재력”을 찾았다. 그는 “사회 변화에 민감한 사람들, 정치·경제에 대한 높은 관심이 한국의 잠재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사람들은 개인보다 그룹을 좋아하는 것 같다. 한국인 친구들과 함께 하는 고스톱을 좋아하는데 이것 말고도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게임, 결혼 후 부모님과 함께 사는 모습에서 한국의 ‘같이하자’ 문화를 느낄 수 있었다.” 숀도 한국의 어울림 문화가 가장 좋다고 말했다. 자기 표현도 강하고 다양한 감정을 표현해 내는 사람들. 그가 본 한국인이었다. 흐엉은 한국 대학의 독특한 문화 중 하나로 선후배 관계를 꼽았다. 베트남에서는 선배가 후배에게 심부름을 시키는 일은 없고, 말 해도 안들을 분위기인데 비해 한국은 후배들이 쩔쩔 매는 것 같다는 것. 그러면서도 대학생들은 활발하고 자기 표현이 확실한 것이 신기한 점이다. 이들은 또 한국의 빠른 변화에 놀라워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지적했다. 숀은 “한국 사회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변하는 나라로, 민주주의 도입과 발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흐엉도 “사람들도 급하게 변하는 것 같다”며 “행동, 사고방식 모두 따라가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밤 늦도록 술을 마시는 대학가의 모습도 충격. “너무 술로만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는 게 흐엉의 생각이다. 아자맛은 한국의 부정적인 모습은 뭐냐는 질문에 한국의 이라크 파병에 대한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어쩔 수 없이 파병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그것도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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