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노하우로 1차년도 ‘매우 우수’ 평가…지역거점대학 위상 높여

기업 DB화ㆍ탐방 프로그램 운영ㆍ맞춤형 지원 등 산학협력체제 구축

▲ 글로벌 플라자
[한국대학신문 백수현 기자]경북대(총장 함인석)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육성사업 1차년도 평가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획득했다. 학부 중심인 ‘현장밀착형’과는 달리 학부뿐만 아니라 대학원까지 지원되는 ‘기술혁신형’ 대학은 전국 14개이며, 이중 ‘매우 우수’ 등급을 받은 대학은 4개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경북대는 지난해 사업비 42억7000만 원보다 33.5% 확대된 57억원(기본사업비 30억 원 이외에 평가결과에 따른 추가예산 27억원 확보)을 지원받는다. 이는 선정 대학 중 최고 수준이다.

■가족기업ㆍ교수기술력ㆍ연구시설 등 모든 사항 DB화= 김승호 경북대 LINC사업단 부단장(IT대학 컴퓨터학부 교수)은 “우리 대학은 오래전부터 산학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시행해온 선도대학”이라며 “이번 결과도 그동안 축적된 노하우를 잘 활용한 결과다. 대구ㆍ경북 지역의 거점대학이라는 책임감과 의무감으로 열심히 사업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북대는 ‘샌드위치’라는 이름의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현장실습 관련 개념이 확산되지 않았던 15여 년 전부터 운영해왔다. ‘샌드위치’란 학교와 기업 사이에 학생들이 있다는 의미이다.

경북대 LINC사업은 ‘대학-지역사회-지역기업체-재학생이 주축이 되는 연구기반 순환형 산학협력체제 구축’을 비전으로 한다. 체계적인 사업 추진을 위해 산학협력과 관련된 자료를 DB(데이터베이스)화 하는데 역량을 집중했다. 여기에는 500여개의 달하는 가족회사의 운영현황, 산학담당자 연락처 등 기본정보에서부터 벤처기업 등 전문기업 인증과 부설연구소 설립 여부 등 모든 사항이 담겨있다.

교수기술력 보유현황도 DB화 돼 있다. 이 내용은 사업단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을 뿐 아니라 책자와 CD로 제작돼 가족회사 및 산학유관기관에 배포된다. 주로 가족회사의 수요에 맞춘 교수 매칭(Matching)에 활용된다. 또 대학이 보유한 인적ㆍ물적 인프라(고가장비 418점 포함)도 DB로 구축돼 있다. 장비의 모델, 적용분야, 제조사, 용도, 사양 및 특징에 대한 정보가 제공돼 기업들이 필요한 기술과 장비가 있으면 언제든지 활용할 수 있다.

▲ 기업 탐방 프로그램 모습
■지역 우수 기업 발굴 프로그램 시행, 취업률도↑= 경북대의 가족회사는 509개로 100% 지역기업으로 이뤄져있다. 멤버십이 강한 이유다. 사업단은 지방중소기업을 홍보하고 기업맞춤형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지역기업 탐방 프로그램인 ‘Regional Giant 발굴사업’을 마련했다. 김 부단장은 “대기업 위주의 취업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재학생들에게 지역 우수 중견ㆍ중소기업 취업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이 가족회사를 직접 방문해 기업 현황, 핵심 역량, 기술 경쟁력 등을 조사한 후 기업조사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함으로써 재학생을 대상으로 가족회사에 대한 홍보 활동을 전개하고 지역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을 갖도록 유도한다. 사업 1차년도에만 재학생 80개팀, 352명이 신청해 심사를 거쳐 선정된 62개팀, 271명이 62개 가족회사를 방문해 기업보고서를 제출했다.

김 부단장은 “이를 통해 △지역 내 우수기업의 발굴 △우수기업의 탐방과 기업체 임직원과의 면담을 통한 기업 요구 실무 능력 파악 △지역 내 우수기업에 대한 긍정적 시각 확보 등의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취업한 사례도 다수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가이자 투자가 워런 버핏(Warren Buffett)이 투자하며 이름을 알린 절삭공구 및 산업분야 텅스턴 제품 생산 기업인 ‘대구텍’에도 여러 명의 학생들이 취업했다.

▲ 기업 탐방 프로그램 발표 장면
또 맞춤형 기업지원인 ‘기업 사업화(AllSET)’ 프로그램을 통해 지원기업의 매출 신장과 고용 확대를 이루는 성과를 얻기도 했다. 이 프로그램은 기업의 지원 요청사항 중 LINC사업 운영 규정에 어긋나지 않고 성과의 파급효과가 크다고 판단될 시 기술개발부터 기술이전, 이전기술 상용화 지원까지,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이외에도 △맞춤식 임직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KNU-LINC 기업지원센터’ 구축 △산업현장기술지원 핫라인센터 운영 등을 통해 지역 기업과의 공생발전을 견인해 나가고 있다.

■국립대의 정체성 지키는 교수업적평가제도 개선= LINC사업으로 인해 학내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기존 공과대학과 IT대학 중심으로 돌아가던 산학협력이 농업생명과학대학과 경영학부 등 전체 학부(학과)로도 확산된 것. 1차년도 사업 참여조직을 보면, 총 31개 학과(학부)에서 교원 396명, 학부생 1만1923명, 석박사과정 1278명이 사업에 참여했다.

교수평가제도 개선도 이 같은 분위기 조성에 큰 도움이 됐다. 예술대학을 제외한 15개 대학(학부)에서 산학협력실적을 업적평가에 반영했다. 교수업적평가 시 산학협력실적 반영비율을 살펴보면, SCI논문 1편 대비 산학협력 실적 배점 평균(점)은 26.10점으로 당초 목표인 20.60점을 초과 달성 했다. 재임용 승진ㆍ승급 심사 시 연구 실적물 대체 가능 비율은 50%이다. 김 부단장은 “합리적인 선에서 교수업적평가가 이뤄진다”며, “점수따기만을 위한 보여주기식 제도 개선이 아니라 국립대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선에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2015년부터 실시되는 교수성과연봉제와 관련해서도 교수업적평가 관련 지표를 개선하는 방안을 연구 중이다.

또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을 제공한다. 사업 1차년도 현장실습 이수학생 비율은 8.8%(447명), 캡스톤 디자인 이수학생 비율은 40.3%이다. 캡스톤 디자인의 경우 일정 심사를 거쳐 선정되면, 팀당 200만원을 1년 동안 지원하고 해외 지원 등 다양한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학생들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해 운영 중인 ‘인재사관학교’도 성과가 큰 프로그램 중 하나로 꼽힌다. 방학 동안 10박11일 정도의 일정으로 120여명의 학생을 선발해 진행한다. 주로 3, 4학년 학생들이 대상이 되며 학과ㆍ계열은 구분하지 않는다. 김 부단장은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교육내용도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키우기 위한 내용을 이뤄져 있다. 따라서 취업까지 연결되기가 더 수월하다”고 말했다.

 

[‘스토리’가 있는 창업 지원] 창업역량 강화 위한 ‘창업사관학교’ 운영

경북대 LINC사업단은 △산학공동 교육과정 개발 △기업참여형 현장실습 및 캡스톤디자인 운영 확대 △창업교육과정 운영과 학생 창업 지원 등 학생들의 취ㆍ창업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스토리’가 있는 체계적인 창업지원시스템이 눈길을 끌었다. 김 부단장은 “창업교육→역량강화(멘토지원)→사업화지원(멘토지원)→대학창업펀드(자금지원)→창업보육센터(입주 지원)→POST_BI 빌딩(졸업기업지원) 등을 통해, 교육부터 실제 창업까지 스토리가 있는 지원을 하고 있다. 단발성 지원이 아닌 지속적인 지원이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만 학생 신규창업 기업이 14개사로 고용 24명, 매출 3억5000만원, 투자유치금 2억원의 성과를 냈다. 또 각종 창업대회에서 상을 받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창업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창업사관학교’는 방학 중 5박 6일 동안 4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창업교육을 실시한다. 경북대의 취업률은 사업 1차년도 기준 70.6%이다. 공과대학, IT대학의 경우 80%가 넘으며, 그 가운데서 대기업 취업률이 차지하는 비율이 80% 이상으로 취업의 ‘양’만이 아닌 ‘질’도 잡았다.

 

[김승호 LINC사업단 부단장 인터뷰] “미래 내다보는 사업으로 창조경제 견인할 것”

▲ 김승호 경북대 LINC사업단 부단장
부단장은 LINC사업의 아쉬운 점으로 대학 규모에 맞는 예산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그는 “기존 공과대학, IT대학 외에 전 대학과 학과로 산학협력이 확산되는 분위기인데, 예전보다 규모는 3배 정도로 늘어난데 비해 예산은 거의 그대로다. 물론 학교 규모에 따라 차이를 둬 지원을 해주지만 더 세밀하게 고려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밝혔다.

이어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사업이 추진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표현했다. 김 부단장은 “평가의 상당 부분이 현장실습 혹은 캡스톤 디자인을 몇 명 했는지 등 정량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이뤄지는데다 평가가 중시되다보니 그 준비에만 쏟는 시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장의 지식 함양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재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1, 2년 써먹고 버려지는 인재는 교수 양심을 걸고 키울 수 없다. 산업체 수요를 맞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진정한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LINC사업 1차년도가 산학협력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해였다면, 2차년도부터는 차분하고 더욱 체계적인 사업을 펼쳐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학생들이 스토리를 가지고 자기 진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더욱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부단장은 “지역의 선도전략산업인 IT융복합, 스마트기기부품, 첨단융합소재 분야의 기술 개발과 특성화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며, 선택과 집중을 통한 지원으로 지역기업과 대학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부에서 강조하는 창조경제에 일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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