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베디드 산학협력 시스템 구축…‘마일리지 제도’ 도입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서울과학기술대(총장 남궁근)는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 1차년도 평가 결과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현장밀착형 37개교 같은 등급을 받은 대학은 11개다. 1년간 서울과기대는 지속가능한 산학협력 사업의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뒀다. 거시적으로 융복합형 H-cube 특성화 인력양성을 목표로 한 서울과기대의 사업목적은 ‘현장중심의 산학협력이 대학 운영체제에 내제돼 작동하는 임베디드 산학협력 시스템 구축’이다.

▲ 서울과기대는 지난 LINC 육성사업 1차연도 평가 결과 '매우 우수'등급을 획득했다.

이동훈 LINC사업단장은 “과거 산학협력 사업은 단기적인 성과위주였다. 반면 LINC사업은 지속가능하게 설계된 사업이다. 이 사업을 바탕으로 대학의 산학협력체제 구축을 위해 학사조직, 교원인사 등 체질개선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지속가능한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한 1년간의 성과는 다채롭다. 가족회사 산학협의회만 75개가 구축됐다. 702개 기업과 가족회사 산학협정을 체결했다. 또 한국발명진흥회, 특허정보진흥센터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가족회사에 대한 기술과 노하우 이전, 보유기술 제공 등을 약속했다.

강의도 대폭 늘었다. 기업가정신을 함양하기 위한 전공분야별 13개 창업강좌가 운영됐다. 멘토런치, 로켓피치 등 기업마인드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도 개발했고, 특허교육캠프를 2회실시해 48개의 특허를 출원했다. 교육방송(EBS) 특집다큐 ‘나는 청년기업가다’에 출연한 학생창업동아리 가온주얼리도 이 같은 멘토링 시스템의 도움을 받았다.

이 대학은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마일리지 제도는 교수와 학생, 기업 모두 해당된다. 학생은 산학협력 사업과 관련한 각종 프로그램, 현장실습, 취업역량강화 프로그램 이수 등의 참여를 점수화해 마일리지로 산출한다.

참여에 따라 일정한 마일리지가 축적되면 장학금이 지급되도록 했다. 학생들의 동기유발에 효과적이라는 것이 LINC사업단의 설명이다. 이동훈 사업단장은 “학생들이 교내에서 피동적인 교육만 받다가 기업면접을 보면 기업문화에 당황하기 마련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산학협력에 참여해야 하는데, 마일리지 제도가 그 동기유발에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교수는 산학협력과 관계된 요소를 마일리지로 적립한다. 가족기업 유치나 기술이전 등 실적에 따라 마일리지를 책정해 이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향후 교원업적평가 등에도 마일리지를 적용할 계획이다.

직원도 마일리지가 있다. 부서평가 시 산학협력 항목이 신설됐다. 실적에 따라 학과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으면 학과운영비를 차등 배분하는 식이다.

기업도 마일리지 제도의 예외가 아니다. 이 대학 학생을 고용하거나 현장실습을 수행하면 마일리지가 적립된다. 서울과기대 내의 교내 인프라 공용장비센터를 활용해도 마일리지를 지급한다. 기업은 이 마일리지를 이용해 서울과기대의 교육연수 프로그램이나 교내 특강을 대체할 수 있다.

이동훈 사업단장은 “대학의 시스템은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무게감이 있어야 한다. 산학협력도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 산학협력 본연의 의미를 지속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제도마련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도 ‘팍팍’ 수출도 ‘팍팍’
서울과기대 산학협력 우수사례

▲ 서울과기대는 산학협력을 지속적으로 유도하기 위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했다.

서울과기대의 나노바이오화장품 연구실은 화장품 산학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이 협의회의 회원사는 62개다. ㈜아모레퍼시픽과 소망화장품㈜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화장품업계의 연구소들이다. 서울과기대는 지난 3년간 이같은 업체에 18명의 학생을 취업시켰다.

이중 4개 가족회사와 6건의 산학공동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대봉LS와 국내 천연자원 품질 표준화와 천연 식물 추출물의 화장품 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더마프로와는 화장품의 피부주름 개선효과 평가, 화장품의 인체피부 일차자극시험을 하고 있다. 소망화장품㈜과는 두충추출물을 이용한 아토피용 제형개발에 협력하고 있으며, ㈜삼경코스텍과는 구조모델링을 이용한 회화나무 유래화합물의 화장품 신소재 개발에 힘을 합쳤다.

이 같은 활동으로 이 협의회는 이미 지난 1월 가족회사 종합워크숍에서 우수 산학협의회로 선정된 바 있다.

이동훈 LINC사업단장은 “이 협의회의 책임교수인 박수남 정밀화학과 교수는 화장품 업계의 대모로 불린다. 대기업 연구소장들과 세미나를 자주 진행하는데, 여기서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박 교수의 연구원들을 스카웃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서울과기대와 ㈜리뉴시스템의 공동기술개발은 사업화 실적 우수 사례 중 하나다. 양기관은 리뉴시스템이 창립한 지난 1999년부터 13년간 공동 연구개발과 기술경영지도, 사업화에 협력해왔다.

실적은 화려하다. 양 기관이 공동 개발한 기술이 2003년과 2008년 각각 건설교통부와 국토해양부부터 신기술 인증을 획득했다. 해외수출로는 △2011년 100만불 수출탑 수상 △2012년 차세대 수출중소기업인증서(서울특별시장) △2012년 31만 달러 해외 시장 제품 수출을 달성했다.

2012년 한해에만 4건의 정부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올해의 녹색기술 인증 △국가녹색기술대상 △KS 인증서 획득 △중소기업 녹색경영 A 등급을 인증받았다. 앞선 2010년에는 조달청 우수제품 인증도 획득했다.

“LINC 취지 위해 지표상 불이익에도 실질적 현장실습 진행”
이동훈 서울과기대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사업단장

▲ 이동훈 서울과기대 LINC사업단장은 "지속가능한 산학협력에 무게를 두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고 말했다.

-사업평가에서 ‘매우 우수’ 등급을 획득 했는데.
“지속가능한 산학협력에 무게를 두고 산학협력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노력했다. 교원인사 부분에서 교수들의 SCI논문 대비 기술이전, 특허 실적을 SCI논문 게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하도록 교원업적평가제도를 개선했다. 교수를 비롯해 학교 전체가 산학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기반마련에 주력한 것이 높게 평가 받았다.”

-산업대 시절 인프라가 많은 도움이 됐나.
“교수 등 개별적인 산학협력 시도들은 많이 축적이 돼 있었으나 대학본부가 이를 총괄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다. 학과별로, 교수별로 그간의 산학협력 사례와 기업간 연락망 등을 공유하도록 했더니 생각보다도 많은 데이터가 모였다. LINC사업이 이 데이터를 한데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산학협력은 기업의 협조도 중요한데.
“기업 없는 산학협력은 말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개선돼야 할 부분도 있다. 특히 현장실습의 경우 지금은 4주 160시간의 현장실습 시간을 채우면 사업평가항목에서 1점으로 등록되는데, 기업입장에서는 4주간 실습기간은 오히려 손해다. 4주면 업무파악만 하고 끝나기 때문이다. 학생입장에서도 크게 배울 것이 없다. 개선될 필요가 있다.”

-현장실습의 고충을 풀 대책은 없나.
“LINC사업의 취지를 살리려면 장기인턴십이 시행돼야 한다. 본교는 4주 현장실습보다 최소 6개월부터 최대 1년까지 진행되는 Co-op(장기인턴십) 운영에 더 비중을 뒀다. 지난학기 약 30여명이 장기인턴십에 선정됐다. 파견형태의 성과가 다른 대학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실질적인 LINC사업의 취지에 부합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서울과기대의 나노바이오화장품 연구실은 지난 3년간 18명의 학생을 관련 업계로 취업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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