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손현경 기자]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주최하는 2014학년도 수시 대입정보박람회(수시 박람회)’가 지난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다. 이번 박람회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09개 4년제 대학이 참가할 만큼 호황을 누렸다.

그러나 전년에 이어 서울 상위 7개 대학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들 대학은 지난 2005년부터 입학설명회 등 입시 관련 사항에 공동 대처하기 시작하면서 ‘대학가 7공주’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 왔다.

특히 이들은 7개 대학만의 공동 입학설명회에는 적극 나서는 반면 전국 대학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입시 박람회에는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수험생들도 박람회장에서 이들 대학을 볼 수 없는 점을 아쉬워했다. 지방에서 아침 일찍 서울로 올라왔다는 한 수험생은 “공부하는 시간을 쪼개 박람회장에 왔는데, 서울대등 주요 대학의 정보를 다 볼 수 없어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물론 7개 대학들은 학생 유치 면에서 홍보가 필요한 ‘타깃’이 다르다고 해명한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수시박람회보다는 입학지원이 가능한 상위권 고교에 직접 찾아가는 설명회가 더 효과적이란 얘기다. 7개 대학만 참여하는 공동 입학설명회도 이들이 애용하는 홍보 수단이다.

그러나 이들 대학은 교육역량강화사업 등 정부 재정지원사업에선 지방대와 같이 사업신청을 하고 정부지원금을 받아간다. 정부가 이들 대학에 투입하는 연구개발(R&D)비까지 합하면, 조 단위에 달하는 국민 세금을 받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정작 수요자를 위한 정보 제공은 소홀히 하고 있다. 이들이 특권의식을 갖고 박람회에 빠지면 빠질수록 경쟁의식을 갖는 경희대·한국외대 등의 연쇄 이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박람회장을 찾는 수만 명의 학생들을 생각해 내년부터는 ‘바쁘더라도’박람회에 참가하는 7개 대학의 모습을 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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