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탁구만 알고 살아온 제 삶을 인정해 준 용인대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학생들에게 좋은 교수가 되는 것으로 학교에 보답해야죠."

73년 '사라예보의 신화'의 주역, 88올림픽 국가대표탁구팀, +현대여자탁구단 감독 등 화려한 이력으로 명실공히 탁구계의 대모로 +군림해 온 이에리사 감독(46)이 이번 학기부터 용인대 사회체육과 전임교수로 강단에 섰다.

이 교수는 지난해 8월 겸임교수 자격으로 용인대 강단에 섰던 적이 있지만 올 새학기부터는 현대탁구팀 감독을 그만두고 본격적인 후학 양성의 길에들어섰다. 7년간의 시간강사 경험도 있어 강단에 서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모든 게 새롭고 부담스럽기만 하다는 이 교수. 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이론만으로 부족한 부분을 실전 경험으로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체육계의 학구파로 통하는 이 교수는 88 서울올림픽에서 자신이 지도하던 양영자·현정화 조가 금메달을 획득하자 지도자로서 감독의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공부를 시작했다. 탁구인에서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체육인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 였다. 그러다 지난 97년 명지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탁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의 인생은 끈기와 고집의 연속이었다.

7년 전 처음으로 학생들을 대했을 때 이 교수는 적잖이 당황했다. +탁구라는 하나의 목표에 집중하는 선수들과는 달리 학생들은 가지각색의 +개성을 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이들의 다양한 특성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법을 터득했고, 이를 선수들에게도 적용시켰다. 그리고 이번에는 선수들과의 관계를 학생들에게 되옮겨 올 생각이다.

"선수들에게 그랬듯 학생들에게도 대화로 다가갈 겁니다. 모든 관계에서 대화가 가장 소중해요. 열심히 하면 통하기 마련이니까요."

이 교수의 교수법은 '휴머니티의 산물'이다. 감독을 그만둔 요즘도 선수들에게 손수 한약을 지어 먹일 정도로 선수들을 자식처럼 대한다. 이젠 학생들 차례다.

"운동 뿐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지요. 중도에 포기하기를 일삼는다면 최고가 될 수 없습니다. 저는 학생들에게 지식을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싶어요." 교수로서 인생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이 교수의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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