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원천기술 확보…컴공 1세대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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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과학자들의 위험한 연구 <4> 이양선 서경대 교수

*** 한국대학신문 창간 25주년을 맞아 국내 대학 연구자들의 연구환경을 돌아보면서 △우수한 연구 △참신한 연구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연구 등을 발굴해 한국연구재단의 연구지원 성과와 정보를 공유하는 취지에서 연속기획 ‘괴짜과학자들의 위험한 연구’를 마련했다. 자기 분야에 매몰되지 않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연구에 뛰어든 학자들의 파격적인 상상력을 뒤쫓아 가보자.

아이폰-안드로이드폰 ‘앱 호환’ 기술개발 성공
원천기술 확보 해외 기술의존도 낮출 계기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얼마 전 선배기자가 아이폰을 잃어버리고 안드로이드폰을 샀다. 그에게 안드로이드폰은 터치로 작동한다는 것 말고는 아이폰과는 전혀 달랐나보다. 급기야 인터넷 브라우저 버튼이 어딨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스마트폰이 국내에서만 수천만대 팔렸다지만 이용자들에게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간극은 이토록 깊다.

▲ 이양선 서경대 교수(사진)는 지난 2011년부터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앱 호환' 기술개발에 나섰다. 해외에도 유사한 기술은 있지만 가상기계와 컴파일러를 자체 개발해 적용한 순수 국내 원천기술이다.

두 스마트폰의 간극을 좁히려는 시도가 국내 교수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주인공은 이양선 서경대 교수(53·컴퓨터공학과, 사진). 지난 6일 이 교수를 만난 연구실 듬성듬성 비어있는 책장 위로 암호 같은 컴퓨터 논리지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었다.

“그간 해온 연구들을 정리한 차트예요. 더 있는데 다 올려놓을 공간이 없더라고요.”

연구실 옆방은 랩실이고 맞은편은 강의실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이 교수는 이를 가리켜 ‘컴퓨터공학 클러스터’라 불렀다. 연구하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은 왜 호환이 안 되나? 가장 먼저 물은 질문이다.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어플리케이션(Application, 앱)은 컴퓨터언어로 만들어요. 컴퓨터언어는 여러 종류가 있고 각각의 언어는 특정한 기종에서만 작동되도록 만들어졌죠. 자바(Java)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안드로이드폰에선 실행되지만 아이폰에선 먹통이 되는 겁니다. 반대로 아이폰에서 많이 쓰는 C언어도 안드로이드폰에선 실행이 안돼요. 이런 언어를 ‘플랫폼 디펜던트 랭귀지(Flatform defendant language)’라고 합니다.”

집중력이 필요한 대답이 돌아왔다. 그런데 오히려 이 교수가 미안해했다.

“이해가 되도록 설명을 잘해야 하는데 비전공자에게 설명하는 것이 처음이라 쉽지 않네요.”

그의 연구 주제는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스템을 위한 가상기계(Virtual Machine)와 컴파일러(Compiler) 개발이다. 가상기계는 쉽게 말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양쪽에서 인식할 수 있는 가상의 컴퓨터를 만드는 것이다. 이 가상의 컴퓨터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양쪽에 탑재하고 앱을 가상의 컴퓨터로 실행시킨다는 것이 이 교수의 계획이다.

컴파일러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컴퓨터언어 간 번역 장치다. 컴퓨터는 0과 1로 이뤄진 2진법 체계의 기계어로 작동돼 사람이 이해하기 힘들다. 그래서 C언어나 자바 등 상대적으로 이해하기 쉬운 언어가 또 있다. 컴파일러는 이를 서로 번역해준다. 이 교수의 계획은 스마트폰에 탑재할 가상기계용 컴파일러를 만드는 것이다. 상용화되면 인터넷 브라우저가 어딨냐고 분통 터뜨릴 일도 없어진다. 획기적이지만 이 교수가 최초는 아니다.

“해외에도 기술은 있지만 각각의 컴퓨터언어를 번역하는 수준에 불과해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양쪽에서 실행되는 가상기계는 처음 시도되는 것이니 원천기술이죠.”

원천기술. 귀가 쫑긋해졌다. 그는 IT강국에 원천기술이 부족하다는 게 자존심이 상했는지 말이 빨라졌다.

“국내 앱시장은 거대한 몸집에 비해 정부·기업체에서 기술개발에 인색했다고 봐요. 한 업체가 초기 피처폰에서 모바일 게임을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상용화해서 시장을 70%나 점유했지만 해외 기업들의 견제로 사라진 예만 봐도 알 수 있죠.”

▲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를 위한 스마트 가상기계와 컴파일러 시스템 모델. C언어나 자바와 같은 컴퓨터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들면 컴파일러를 거쳐 가상기계를 움직이는 기계어로 변환된다. 이 가상기계가 각각의 스마트폰에 탑재돼 아이폰이나 안드로이드폰에 관계 없이 앱을 실행시킨다. 이양선 교수연구팀은 이 기술을 연구종료시점인 내년 4월까지 완성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동국대 전자계산학과 80학번인 그는 국내 컴퓨터공학 1세대다. 컴퓨터도 귀했을 뿐더러 컴퓨터를 연구하는 전공도 드물었다. 8비트 컴퓨터 한 대 가격이 당시 300만원을 호가하던 때다. 당시만 해도 동국대와 숭실대, 중앙대의 전자계산학과에선 컴퓨터 한 대로 기초적인 활용기술을 가르쳤다. 프로그램 논리도를 종이에 그려내는 게 컴퓨터공학의 전부였던 시절이다.

“논리도는 예스와 노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단계별로 내려가는 도표에요. 이 그림을 컴퓨터로 돌려보고 에러가 발생하는지 확인하는 게 컴퓨터 공부였죠.”

뜻밖에도 이런 공부가 그에게 꼭 맞았다. 그는 동국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학위(1987년)와 박사학위(1993년)를 취득하며 컴퓨터공학자의 길을 쉬지 않고 내달렸다. 박사학위를 취득한 이듬해 서경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임용됐으니 연구년을 제외하곤 쉴 틈이 없었다.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임용된 지도 내년이면 20년차다. 학부부터 치면 33년차. 공학용 자로 논리도를 그리던 공학도의 손엔 최신 기계의 집합체인 스마트폰이 들려 있다. 시간은 그를 중년으로 이끌고 있지만 연구 열정은 더 ‘스마트’하게 변해가는 듯하다.

▷연구자: 이양선 서경대 교수(53·컴퓨터공학과)
▷주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 시스템을 위한 스마트 가상기계와 컴파일러 개발
▷연구기간 2011년 5월 1일~2014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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