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대담]송수건 경성대 총장 “장밋빛 비전보다 생존전략이 주효”
[심층대담]송수건 경성대 총장 “장밋빛 비전보다 생존전략이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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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력한 구조개선·특성화 정책으로 위기 극복

“대학구조조정, 퇴로 열어주는 것이 적절”

[한국대학신문 이연희 기자]“임기 후반에는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대내외적 소통과 화합, 공감대 구축 등을 위한 노력에 주력할 계획입니다.”

지난 2011년 취임한 송수건 경성대 총장은 2년의 임기 동안 Survival(생존), Slim(구조개혁), Special(특성화), Strong(역량강화)를 일컫는 ‘4S정책’을 통해 학교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구성원들을 끈질기게 설득해 단과대학 통합 등 구조개혁을 단행하고 취업률 등 각종 지표를 상승시켰으며, 그 결과 올해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나름대로 성과를 거둔 임기 2년이지만 송 총장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아직도 ‘생존’이라는 발판에 안정적으로 올라서지 못했다”는 그는 남은 2년 임기 동안 대대적인 구조개혁과 특성화 드라이브를 예고하며 경성대가 롱런할 수 있는 청사진을 들려줬다.

-임기 절반을 향해가고 있다. 소회는.
“어려운 건 사실이었다. 그러나 경성가족 구성원들의 사랑이 있었기에 학교에 찾아온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고, 이제는 교육역량강화사업에도 선정되는 등 제자리를 찾았다. 취업률에 대학 생존이 달린 상황에서 지난 2년 간 ‘교수도 취업률 상승을 위해 뛰어야 한다’는 동의를 얻기 위해 힘을 쏟았다. 취업 상담, 박람회, 캠프, 해외 인턴십, 교내 취업 및 창업 등 취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4S정책’에 대해 설명해달라.
“‘Survival, Slim, Special, Strong’을 일컫는 말이다. 반값 등록금,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국내 사립대들의 미래가 불투명해지지 않았나. ‘장밋빛 비전’보다는 ‘생존전략’이 주효할 거라고 본 것이다. 살아남기 위해 덩치를 줄여야 하고, 그러려면 구조개선은 불가피하다. 4S정책에 따라 지난해 가을 구성원들과 합의해 학과별 성과평가제도를 고안했다. 또한 최근 대학가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된 특성화는 우리 대학이 2년 전부터 강하게 밀어붙인 개념이다.”

-구성원 합의가 관건이었을 텐데 어떻게 이끌어냈나.
“저항이 생기기 마련이다. 대단히 어려운 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우리로서는 살아남기 위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구성원들을 꾸준히 설득한 결과 조금씩 마음을 열 수 있었다. 지금 멈추면 당장 오늘내일은 괜찮을지 몰라도, 방치되다보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생존을 위해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선택임을 이해시키고 설득했다.”

-경성대의 특성화에 대해 소개하면.
“내년에 통합 출범하는 예술종합대학을 들 수 있다. 순수예술과 응용예술 교육이 함께 이뤄지는 대학은 경성대가 유일하다. 더불어 교양대학도 내년에 출범한다.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한 대학으로서 학생들의 인성을 함양하기 위한 전초지라 볼 수 있다. 전교생에게 필요한 교양과목을 새로 조명하고 융합해 명품과목으로 거듭나게 할 계획이다. ‘실버 특성화’도 구상 중이다. 경성대가 위치한 부산 남구와 인근해운대구는 ‘한국의 플로리다’로 불릴 만큼 소득 수준이 높은 실버 인구가 밀집된 지역이다. 마침 우리 대학은 간호학과, 약학과, 물리치료학과, 사회복지학과 등 보건계열 학과가 많기 때문에 지역적 특성에 맞는 실버 특성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지역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 부분이 눈에 띈다.
“대학은 사회적 필요성에 의해 생겨나기 때문에 지역과의 상생은 불가분의 관계다. 우리 대학은 지역 산학협력뿐 아니라 관산학 협력을 지향한다. 그 예로 남구청과 부산광역시청, 병원, 경찰청 등 공공기관과 다양한 방식으로 연계하고 있다. 일반 주민들과의 담도 허물었다. 우리 대학은 평생교육원 스포츠센터를 비롯해 미술관과 조류관, 박물관, 콘서트홀 등 문화시설을 주민에게 개방하고 있다. 최근에는 문화공간에 인문학 프로그램을 접목시켜 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본래 전공이 행정학인데 신학으로 전향한 이유가 있나.
“미국에서 유학 중이던 29살 때에 성경공부를 하면서 목사로 살고 싶었다. 다른 학문을 했지만 신학에 비해 삶의 질에 크게 기여하지 못한다고 여겨지더라. 그래서 주변의 반대를 뿌리치고 50세의 나이로 신학교에 입학했다. 청소년기 때부터 ‘왜 살아가는가’라는 근원적인 해답을 갈망했었기 때문에, 더 기운이 소진되지기 전에 그 문제를 풀어보고 싶었다. 교수가 학생으로 돌아가 다시 공부를 한다는 게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그 ‘무모한 선택’과 12년 간 노력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 되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시간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도 평가부총장으로 대학 운영에 관여했다. 우리 대학 운영과 어떻게 다른가.
“우리나라는 백화점처럼 모든 학과를 차려놔야 좋은 대학으로 평가 받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보니 그 대학만의 고유한 문화를 찾기 어렵다. 반면 미국은 설립 목적과 특성화분야가 뚜렷하다. 또 미국의 연구중심대학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교육중심대학에서는 교수들이 교육에 집중한다. 행정도 따로 분리돼있다. 교수는 학문에 전념하고 행정은 직원들에게 믿고 맡기는 것이다. 한국 대학들은 한 데 섞여있는 것 같다. 학문의 자존심과 대학운영의 전문성 사이 경계가 흐릿하다. 미국 대학은 자율성을 침해받을 정도로 주 정부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도 우리와는 다르다. 국내처럼 정부의 대학 규제가 늘어나면 두 가지 부작용이 생긴다. 첫째가 학문적 자율성이 사라진다는 점이고, 두 번째가 정부기관처럼 경직된다는 점이다.”

-남은 절반의 임기동안 이루고 싶은 목표는.
“후반기에는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여전히 4S정책은 진행형이다. 구조조정도 기초만 닦았을 뿐 본격적으로 집행하지는 못했다. 즉 현실을 바탕으로 생존하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해 대내외적인 소통과 화합, 공감대 구축 등을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아무리 어려워도 구성원 모두가 손을 맞잡는다면 대학은 무조건 살 수 있다고 본다. 더 자랑스러운 대학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새 정부의 대학평가 개선책을 평한다면
“요즘 우리 학생들은 대학에 입학하자마자 취업이 ‘꿈’이라고 말한다. 눈물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새 정부의 슬로건 ‘창조경제’에 알맞은 인재를 키워내기 위해서라도 취업일변도적 기준에서 인문계·예체능계 평가를 제외한 부분은 다행스럽다. 지역대학에 대한 지원이 늘어날 기미도 감지했다. 다만 여전히 하위 15% 대학을 선정해 폐교시키는 절차에 대해서는 우려감이 없지 않다. 평가는 개선을 위한 것이어야지 퇴출을 위한 것이어선 안 된다는 생각이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 불가피하지 않나.
“가장 우려되는 건 대학평가에서 정원 감축에 따라 가산점을 준다는 대목이다. 한 대학이 정원을 감축하면 하위 15%에서 벗어날 수 있겠지만 그보다 건실한 대학이 대신 하위 15%에 들어가게 된다. 피해를 보는 대학들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대학사회는 무한경쟁으로 황폐화되고 내부는 불신과 혼란이 가중되며, 교육의 질은 하향평준화 될 수밖에 없다.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사회 전체적인 손실도 고려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학설립 준칙주의 정책으로 인해 우후죽순 들어선 대학을 정리하고 싶다면, 출연재산 일부를 돌려주는 식으로 대학에 퇴로를 열어주는 방법이 가장 합리적일 것이다.”

-독자들과 미래 경성대 학생들에게 한 마디
“우리 경성대는 기독교 정신을 건학이념으로 설립된 58년 전통의 명문 사학이다. 총장으로서 우리 지역사회에서 요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은 물론, 마음과 마음으로 서로 소통하는 학풍을 조성하기 위해 힘 쓰고 있다. 내가 그리고 있는 경성대는 학생들이 정직하게 노력해 사회에서 인정받고, 교직원들이 땀 흘린 만큼 대우 받는 그런 대학이다. 나는 우리 경성대가 자랑스럽다.”

■송수건 총장은…
1951년 부산 출생. 서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조지아주립대에서 행정학 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조지아서던대와 웨스트버지니아주립대 행정학과 교수로 부임했다가 신학에 뜻을 두고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2004년 미드아메리카침례신학교 대학원에서 신학석사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09년 미드아메리카침례신학교 대학평가처장과 부총장을 거쳐 2011년 경성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대담=윤지은 국장, 정리=이연희 기자, 사진=한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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