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석현 본지 논설위원·경남정보대학 경영계열 교수

논어에 등장하는 고사성어중에 `임중도원(任重道遠)`이란 말이 있다.  `맡은 책임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이다. 요즘같이 하루하루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전문대학 상황에 딱 들어맞는 말이 아닐까 한다. 전문대학은 지난 하계방학 동안 사상 유래 없이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서도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 사업 수행, 전문대학 육성 방안에 대한 사전준비 등 그야말로 동분서주(東奔西走)했다.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은 올해를 끝으로 내년부터 시작될 특성화 전문대학 사업과 통폐합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5년간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 사업은 ‣전임교원 확보율, 교육비환원률, 장학금지급률 등 전반적인 전문대학 교육여건의 향상 ‣직업교육의 본질적 기능 강화 ‣대학별 실정에 부합하는 부문별 역량 강화 ‣학생지원 및 취업지원 프로그램 운영을 통한 직업교육 역량 강화 ‣국제화역량 강화를 통한 글로벌 직업교육 확산의 토대 마련 등 여러 가지 사업성과를 이뤄냈다.
 
그러나, 매년 전문대학 교육역량강화사업의 대표적 우수성과사례를 발굴하여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홍보함으로써 사업성과의 공유, 대학 간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고 사업의 질적 수준 향상에 기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홍보력 부재로 인해 사업의 가치와 사업성과를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내년부터 새로 시작하는 ‘특성화전문대학 100개교’ 사업에 바통을 넘기려 하고 있는 마지막 시점이지만 홍보력 집중을 통한 전략적 홍보 차원에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사업성과 확산 및 홍보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다양한 전문대학 이해관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하는 일이 불가능한 시간은 아니다.  '유종지미(有終之美)'를 보여줄 때가 아닌가 한다.
 
한편, 지난 7월18일 교육부는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전문대학 육성 방안」을 확정ㆍ발표한 바 있다. 특성화 전문대학 100개교 육성,  수업연한 다양화 등 5가지 핵심 과제를 준비하기 위해 개별 전문대학들은 과제별 전담 TFT(태스크포스팀)를 발족하여 움직이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전문대학 육성 방안」을 계기로 사회전체가 전문대학을 주목하고 격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가의 여부는 여전히 물음표이다. 이 물음표를 느낌표로 바꾸는 것은 전문대학의 몫이고, 전문대학이 잘 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은 정부의 몫이다. 인식의 변화는 이미 시작되고 있다. 다만 이것이 얼마나 확산되느냐의 문제는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앞으로 ‘전문대학 육성 방안’ 5가지 과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대학간 경쟁은 불가피할 것이다. 이제 대학간 치열한 경쟁을 하기보다는 서로 힘을 합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개별 대학간의 경쟁이 아니라 전문대학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을 비롯한 네트워크 전체의 협력이 중요하다. 또 ‘작은 성과가 큰 차이를 만든다’고 했다. 자칫 큰 목표를 잡으려다 중간에 좌절하기보다는 작은 목표의 달성을 반복하면서 차츰차츰 목표를 높여가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전문대학 발전의 장기적 성장을 단기적 처방에 매달려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소탐대실(小貪大失)하는 어리석음을 경계해야 한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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