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꿈이 한 포기 섬으로 떠올랐을까.

갯벌에 서면 소금기 머금은 바람속에 미역내음이 실려 온다. 경기도 옹진군에 있는 대부도-제부도는 오랜 세월 뭍을 향해 뒤척이던 끝없는 그리움의 파도를 잠재우고 육지의 한 뿌리가 되어 섬들을 가로지르며 드라이브 명소로 태어났다.

바다 가운데로 뚫린 길을 따라 섬과 섬을 이어 달리는 황홀한 여로에는 수만개의 은빛 비늘이 반짝이고 흑백필름의 옛 영화를 보듯 아직도 남아있는 소금창고와 드넓은 염전이 나그네의 서정을 적셔주는 곳이다.

서울에서 불과 2시간 거리인 대부도에는 때묻지 않은 낭만이 살아있다. 탄도에서 불도로 가는 도중 방파제 곳곳에 자리잡은 포장마차촌에서는 원색의 파라솔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넘칠 듯 끓어 오르는 파도를 보며서해안 난조를 벗삼아 한잔 술을 마실 때 누군들 시인이 되지 않으랴.

대부도와 인접한 제부도는 면적이 대부도의 20분의 1밖에 안되고 방파제로 연결된 도로도 없지만 하루에 두 번씩 물길이 갈라지는 ‘모세의 기적’ 때문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썰물로 드러난 2~3km의 포장길을 따라 섬으로 가다 보면 물이 빠져 나간 갯벌 곳곳에 굴과 미역이 뒹굴고 가끔씩 낙지가 빠끔히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석양 무렵,타는 노을에 어깨를 감고 걷는 연인들의 모습은 프랑스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황홀하다. ■ 드라이브 메모

수원역 앞에서 남쪽 발안 방면으로 가다가 세평지하 차도에서 우회전, 306번 지방도로를 타고 30km를 달리면 남양을 지나 사강에 이른다. 여기서 309번 도로를 좌회전, 6km쯤 가다가 나오는 서산삼거리에서 우회전, 2km를 달리면 대부도와 제부도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대부도는 오른쪽으로 6km, 제부도는 왼쪽으로 5km에 있다. 서울에서는 약 110km에 1시간40분이면 닿는다.

탄도에서 불도로 이어지는 중간에 대부도의 명물인 포장마차촌이 있는데 단순한 포장마차가 아니라 따끈한 온돌방을 갖추었고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경관 좋은 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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