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통해 청소년·학부모에 직업교육 신뢰 주고 전문대학 구성원 자존감 제고”

“현 정부서 국가 허리 역할해온 전문대학 중요성 조명 ‘찾아오는 전문대학’으로”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전문대학은 직업교육의 내실화, 맞춤형 실무교육을 통해 국가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들을 양성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엑스포가 전문대학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각인하는 출발점, 전문대학이 고등직업교육의 중심기관이라는 사실을 분명히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회장(인천재능대학 총장)은 “전문대학이 너무나 중요하다. 정말 좋다”는 말을 언제나 입에 달고 산다. 습관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긴 시간 전문대학 현장 곳곳을 발로 뛰며 전문대학의 가치와 중요성을 그 누구보다 정확하게 깨달았기에 나오는 ‘절언’이다.

지난 2010년 9월부터 한국전문대학교육협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전문대학의 ‘대학교’ 명칭 사용, ‘산업체 경력 없는 학사학위 전공심화과정’ 설치 등을 이끌며 전문대학이 정당한 가치를 인정받고 위상을 바로 하는 데 주력해왔다. 이 같은 그의 노력에 힘입어 박근혜 정부 들어 ‘전문대학 육성방안’이 수립되는 등 전문대학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때문에 우리나라 전체 전문대학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여 고등직업교육의 성과와 비전을 보여주는 ‘2013 대한민국 전문대학 엑스포’에 대한 이 회장의 기대도 크다. 그는 “엑스포는 전문대학의 중요성과 소중함을 전문대학 스스로 절감하고 전 국민에게 인정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이기우 한국전문대학교육협회장은 “이번 엑스포를 통해 청소년과 학부모에게 직업교육에 대한 신뢰를 심어 주고 전문대학 구성원의 자존감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문대학 최초의 엑스포다. 의미는.

“이번 엑스포는 전문대학의 확실한 색깔을 보여주는 장이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고등직업교육의 미래를 제시할 계획이다. 엑스포의 의미는 크게 3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먼저 전 국민에게 전문대학의 특성화 방향을 보여주고 정부의 전문대학 육성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자리가 될 것이다. 또 청소년들에게는 전문대학의 과거·현재·미래를 살피고 전공을 체험하며 미래를 찾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전문대학이 자체적으로 가지는 의미도 있다. 고등직업교육 중심기관으로서 전문대학의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객관적으로 평가 받는 자리, 전문대학 구성원 간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엑스포를 통한 기대 효과라면.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제도를 바꾸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은 전문대학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확산하고 전문대학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엑스포를 통해 전문대학의 사회적 기여와 직업교육의 중요성에 관한 사회적 공감대와 이해가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청소년들에게는 전문대학에 대한 호기심과 직업교육에 대한 비전을, 학부모들에게는 직업교육에 대한 신뢰를, 전문대학 구성원에게는 사명감과 자존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전문대학 현장에서 엑스포를 준비하며 쏟은 열정을 봤을 때 기대했던 효과들이 반드시 나타나리라 확신한다.”

-전문대학 육성은 현 정부의 핵심 정책이다.

“전문대학이 직업교육의 산실이라는 점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전문대학은 지난 30여 년간 약 500만명의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며 중소기업 인력 공급의 중추적 역할을 담당해왔다. 발 빠른 변화, 직업교육의 내실화, 맞춤형 실무 교육 등을 통해 국가의 허리 역할을 담당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왔다고 자부한다. 현재 전문대학은 우리나라 고등교육의 40%를 담당하고 있고 다양한 유망 분야의 전문가를 꿈꾸며 전문대학을 선택하는 학생, 4년제 대학 졸업 후 전문대학으로 유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전문대학의 등록금은 4년제 대학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평균 취업률은 올해 6월 기준 5.6%p 높다. 전문대학은 학생들에게도, 국가적으로도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길이다. 정부의 전문대학 육성 정책과 맞물려 전문대학의 위상과 역할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의 ‘전문대학 육성방안’에 대한 생각은.

“전문대학의 요구와 필요가 오롯이 녹아들었다. 그동안 정부나 사회 전반에서 전문대학을 정확하게 알고 바라보지 않아 우려가 컸다. 그런데 ‘전문대학 육성방안’을 계기로 전문대학을 제대로 알고자하는 움직임이 생기고 관심도 커지고 있다. 좋은 정책이 수립된 만큼 앞으로 이 정책이 전문대학 현장에서 잘 정착되고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책을 마련할 때의 의도가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대학의 충분한 연구와 치밀한 노력이 필요하다.”

-전문대학 차원의 역량 강화 계획이 있다면.

“결국 산학협력과 특성화가 살 길이라고 생각한다. WCC(World Class College; 세계적 수준의 전문대학)를 예로 들어보겠다. WCC는 ‘이렇게 교육하면 세계 수준의 고등직업교육 메카가 될 수 있다’는 교육부의 인정을 받은 대학들이다. 이들 대학의 취업률은 전문대학 전체 평균보다도 10%p가량 높다. WCC 대학들은 3가지 측면에서 타 대학이나 마이스터고와 차별화된다. 첫째 대학별 강점 분야의 특성화를 추진했고 둘째 산업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현장중심 교육과정을 개발했으며 셋째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거제대학의 조선과, 영진전문대학의 주문식 교육 등이 대표적인 예다. 앞으로도 이 같은 3박자가 맞아떨어지는 대학을 꾸준히 육성해 나갈 것이다. 이를 통해 대학, 국가, 학생이 상생하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 이기우 회장과 환담회는 박성태 본지 발행인(오른쪽).
-수업연한 다양화 등을 놓고 4년제 대학들의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앞으로 전문대학의 색깔을 더욱 분명히 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 전문대학만의 역할과 장점에 집중함으로써 4년제 대학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겠다. 고등교육의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전문대학이 발전하는 게 4년제 대학도 발전하는 길이다. 바다가 높아야 배가 높이 뜨는 것처럼 고등교육 자체의 수준이 높아져야 대학들도 발전할 수 있다. 전문대학과 4년제 대학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격려하고 함께 성장하며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도 노력하겠다.”

-교육부의 전문대학 담당 부서가 ‘과’ 단위인 것은 아쉬운 점이다.

“당장 ‘국’이나 ‘실’ 단위로 조직을 개편하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본다. 다만 전문대학과 관련된 모든 업무는 전문대학의 상황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대학정책과에서 총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재정지원제한대학, 경영부실대학 등에 대한 업무를 현재는 타 부서에서 4년제 대학과 함께 담당하고 있다. 때문에 전문대학에 관한 사안임에도 전문대학정책과가 전혀 개입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우선 전문대학에 관한 업무부터 전문대학정책과가 총괄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성이 있다.”

-어떤 학생들이 전문대학에 진학해야 하고 진학하길 바라나.

“전문대학을 좋아하고 필요로 하는 학생들만 왔으면 한다.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통해 한 발 일찍 세상에 나가고자 하는 학생들이 입학해 의욕적으로 재능을 펼치고 미래를 열어가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아울러 학생들에게 반드시 전해주고 싶다. 이제는 ‘어느 대학을 나왔느냐’가 아니라 ‘무슨 일을 할 수 있으냐’가 더욱 중요하다고. 그리고 자신이 최선을 다할 수 있고 지속적으로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전공을 선택하라고 말이다. 전문대학은 더 이상 성적에 맞춰 진학하는 곳이 아니다. 학생들이 스스로 찾아와 진짜로 원하는 분야를 찾고 정말 쓸모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고등직업교육의 요람이다.”

-공직에 있을 당시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공무원’이라고 불렸을 정도로 능력을 인정받았다. 인생의 선배로서, 교육자로서 젊은이들에게 조언의 말을 전한다면.

“살면서 만나는 모든 일과 순간에 ‘성실’ ‘진실’ ‘절실’ 등 3실의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에 ‘당신이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당신이 그것을 가지도록 도와줄 것이다’라는 구절이 나온다. 물론 힘들 때도 많겠지만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3실의 마음으로 임한다면 그 끝에는 반드시 결실이 있을 것이다.”

<대담=박성태 발행인/정리=민현희 기자/사진=한명섭 기자>

■ 이기우 회장은…

1948년 경남 거제 출생. 1967년 부산고를 졸업하고 9급 공무원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뒤 1999년 교육부 기획관리실장, 2004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을 거쳐 2006년 교육인적자원부 차관에까지 오른 입지전적 인물이다. 1988년 안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부산대에서 교육학 석사학위, 2001년 경성대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7월부터 인천재능대학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10년 9월부터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장을 맡고 있으며 지난해 전국 전문대학 총장들의 만장일치로 회장직에 연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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