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학생은 연일 반발 시위

스리랑카 정부가 아시아 고등 교육 허브로 성장하기 위해 외국 교육 기관 투자자에게 토지와 세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교육을 위한 ‘자유 투자 지역’ 을 설정해 국제 대학을 유치하겠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스리랑카 교육부는 1만2000명의 대학생 인재와 외화가 외국으로 유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월에도 사립대학 지원법안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 계획은 학생 및 교수 연합으로부터 거센 반발에 부딪혀 사립대학 지원법안을 철회해야 했다.

그러자 스리랑카 정부는 반발을 피하기 위해 ‘자유 투자 지역’ 6곳을 지정해 외국 대학을 유치하도록 하는, 일종의 편법을 끼워넣었다. 스리랑카 투자 유치 장관은 지난 3일 ‘자유 투자 지역’에 캠퍼스를 설립하는 영국 랭커셔대에 15년 동안 세금을 감면해주는 안건을 의회에 상정했다.

영국 랭커셔대는 스리랑카의 ‘자유 투자 지역’ 에 설립되는 최초의 외국 대학이 된다. 랭커셔대는 스리랑카 정부로부터 앞으로 99년간 50hr(약 500000m2 규모)의 부지를 임대 받는 것은 물론, 프로젝트 투자 규모만도 약 1억 달러(한화 1075억 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5년간 세제 해택을 포함해 컨설턴트 및 관리 수수료, 로열티, 마케팅 비, 수수료 지급 이자 역시 면제되는 등 어마어마한 혜택을 누리게 됐다.

랭커셔대는 영국에서 학생 수가 5번째로 많은 대학이며, 영국의 북서지방에서 ‘현대적인 대학’으로 손꼽힌다. 현재 500개 학부와 200여개의 대학원 과정을 제공하고 있으며 120개국의 외국 학생 3만5000여 명이 등록한 상태다.

지금까지는 키프로스에 분교 캠퍼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태국에서도 분교 설립을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스리랑카 캠퍼스의 경우 이르면 2015년 9월 완공돼 개교할 수 있게 된다.

랭커셔대 스리랑카 분교 담당 이사인 이안 로버트슨은 “남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물색했지만, 스리랑카 정부는 우리에게 세제를 지원하는 특별한 혜택을 주었다”며 “스리랑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 제도를 실행하는 것은 물론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연구를 지원하고, 다른 스리랑카 대학과의 교류 협력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니버시티월드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번 조치로 인해 여러 외국 대학들이 스리랑카에 캠퍼스 설립 승인을 청원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에도 교수·학생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순조롭게 해외 대학 유치가 가능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스리랑카 사회주의학생연합은 “정부가 계획을 철회할 때까지 집회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교수 연맹은 “앞으로 무상 교육이 붕괴되는 첫 시작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사립대학에 대한 지원보다는 지역 국공립대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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