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사단 설문 결과 “청소년 윤리의식 심각한 수준”

36% “이웃 어려움 상관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

[한국대학신문 신하영 기자] 우리나라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센터장 안종배)가 10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고교생)의 47%가 “10억이 생긴다면 죄를 짓고 1년 정도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는 응답도 36%나 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월부터 전국 2만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가운데 유효 응답자는 1만172명(초등생 3086명, 중학생 3520명, 고교생 3566명)이다. 흥사단 윤리연구센터가 이들의 응답을 분석, 청소년 정직지수와 윤리의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청소년 정직지수는 74점으로 초등생(84점), 중학생(72점), 고등학생(68점)으로 올라가면서 지수가 하락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고교생 47%가 “10억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고 답해, 청소년들의 윤리의식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초등생 응답자 중 16%, 중학생은 33%가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사단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배금주의와 엄정치 못한 부패방지 시스템이 영향을 미쳤다”며 “청소년 윤리의식에 대한 대학 마련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된다’는 생각에도 초등생 19%, 중학생 27%, 고교생 36%가 동의했다. 흥사단은 “학년이 올라갈수록 개인주의적이고 나만 잘되면 된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다”며 “경제민주화를 통한 사회정의 구현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잘못이 발각되기 어렵거나 발각되더라도 처벌이 약한 부분에 대해선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생 96%, 중학생 93%, 고교생 92%가 ‘컨닝을 하면 안된다’고 답했지만, ‘친구의 숙제를 베껴서 낸다’는 항목에선 초등생 30%, 중학생 69%, 고교생 78%가 괜찮다고 응답했다.

이번 연구는 흥사단 윤리연구센터가 2010년부터 국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온 것으로 올해에는 1만172명의 응답을 기초로 분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1.0%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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