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종 본지 전 주필

▲ 한반도의 남쪽에서부터 북녘 땅 백두산까지 온 하늘을 덮고 있는 흰 새 한 마리는 사랑과 평화를 실어 나르는 통일의 이미지다. 통일은 우리 민족의 가장 큰 소망이고 다른 어떤 것보다도 선행되어야 할 우리 민족의 긴급한 과제다. 내가 본지 주필이던 1994년, 본지 사업으로 윤동주 시인이 옥사한 후쿠오카를 답사했다. 그 다음 해에는 본지 주최로 그곳에서 최초 대규모 추모제를 개최하고 교토에 시비 건립을 추진했다. 통일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아 윤동주의 사랑과 평화의 정신을 대학인들에게 심어주기 위해서 였다. 한국 대학의 눈부신 발전을 위해서 통일은 가장 필수적인 선행조건이다. 한국대학신문이 언젠가는 저 큰 새처럼 한반도 전체의 하늘을 나는 대학 전문지가 되기를 바라며 창간 25주년 기념작에 담아 본다. (한국대학신문 전 주필 김우종)

한국대학신문이 올해로 25주년을 맞는다. 서울대생 박종철의 고문사로 인한 분노가 더욱 치열한 민주화의 열기로 이어지고 마침내 6·29선언을 이끌어낸 다음 해인 1988년 10월 15일, 새 봄의 새 생명처럼 밝고 힘찬 모습으로 한국대학신문이 창간되었다.

이런 시대적 배경은 한국대학신문의 사명과 목표가 무엇인지를 시사하고 있다.

창간 발행인이 당시에 직시한 것은 역사를 하룻밤 사이에 바꿔놓는 대학의 위대한 힘이다. 대학의 일상적 모습은 외부 세계와 단절된 상아탑이지만 그것은 때때로 가장 비상아탑적인 사회참여적 괴력의 집단으로 변신한다는 사실이다. 3·1운동으로 이어진 2·8독립선언이 그렇고 4·19와 6·29가 모두 그렇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은 인류사회에서 가장 큰 두 가지의 꿈을 실어 나르는 열차다. 그 첫 번째가 어둠의 시대에 종막을 내리고 오늘의 찬란한 문명을 만들어놓은 것으로, 이는 학문의 성과다. 이런 꿈의 실현만이 아니라 강대국들의 농간으로 빚어진 전쟁과 분단의 위기상황 속에서 확실하게 민족적 생존권과 자존심을 지키게 해주는 힘도 상아탑이 만들어내는 학문의 성과에서 나온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하나 민주사회 지킴이로서의 대학이 있다. 이것은 상아탑의 외형과는 다른 또 하나의 거대하고 무서운 기능이다.

이런 의미에서 ‘대학의 경쟁력이 곧 국가 경쟁력’일 뿐만 아니라 대학은 어떤 역사적 위기에서도 우리를 지키고 미래의 번영을 약속해주는 노아의 방주이며 꿈의 열차다.

한국대학신문은 이런 인식에서 지금까지 전국 대학과 300만 대학인을 위한 전문 언론지로서 최선을 다해왔다. 오프라인 대학신문 외에 전국 주요 대학에 첨단 영상매체인 유니텔 뉴스비전과 인터넷 미디어 ‘인키’(본사 개발) 설치, UNN TV 개국, 인터넷 포털사이트 UNN의 정보기능 다양화와 심층화를 위한 다음 및 네이버와의 제휴, 그리고 ‘캠퍼스 라이프 위클리’를 창간했다.

그리고 끊임없는 역사적 소용돌이 속에서 널뛰듯 출렁거리는 교육정책의 변화와 이에 맞춰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고, 위기에 몰리면서 몸부림치는 군소대학의 실상을 파악하고 심층적 상황분석과 방향 모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 그리고 오늘의 문제와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앞으로 직면할 문제를 위해 최대 최상의 지혜를 모으고 행정적 실천을 위해서 전국 대학의 총장, 기타 책임자와 전문가들과의 대화의 자리나 행정부 최고책임자들과의 자리를 적극적으로 마련해온 것도 이런 노력의 하나다.

한국대학신문이 이런 길을 걸으며 한때는 어려운 고비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를 극복하고 이만큼 확고한 기반을 닦고 위상을 높이며 긍지와 보람을 갖고 창간 25주년을 맞게 된 것은 항상 박수와 격려를 아끼지 않고 성원해주신 많은 분의 힘이 컸기 때문이다.

한국대학신문은 앞으로 대학 정론지로서 끊임없이 외칠 것을 다짐하며 지금까지 그랬듯이 많은 성원과 격려를 기대하고 싶다. 

<한국대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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