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창간 25주년 기념 2013 전국 대학생 의식조사(3) 인물선호도

<가장 존경하는 인물 - 국내인>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반기문 UN사무총장이 선정됐다. 반 총장은 지난 2010년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1위에 올랐다가 그 자리를 지난 2011년과 2012년 안철수에 내준 바 있다. 그리고 올해 다시 정상에 복귀했다. 응답자 21.1%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 국내인 부문에 반 총장의 이름을 직접 적었다.

반 총장은 우리가 인정하듯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인물이다. 지난 2011년, 192개국 만장일치로 UN사무총장직에 연임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최근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지역분쟁과 핵보유문제, 식량문제. 환경문제들로 세계는 서로를 화합할 대상보다는 경계의 대상으로 보고 있다. 바로 이런 때라서 그의 역할이 더 중요하며 중요한 역할을 적절히 잘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에 더 주목받는 것이다.

지난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이 부문 1위에 올랐던 현 안철수 국회의원(무소속)이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2위에 랭크됐다. 올해는 반기문 UN사무총장에게 정상의 자리를 내주고 한 계단 물러섰다. 응답자 10.0%가 안 의원을 가장 존경한다고 답했다. 피겨요정 김연아가 반기문 UN사무총장과 안철수 국회의원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선호도는 7.0%.

<가장 존경하는 인물 - 해외>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해외부문에서 올해도 정상은 애플신화를 일군 스티브 잡스의 차지다. 스티브 잡스는 이미 지난 최근 3년간 이 부문에서 정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올해로 4년 연속 대학생들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로 꼽히게 됐다. 올해 응답자 20.8%가 잡스에게 표를 던졌다. 최근 그를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가 나오면서 그에 대한 그리움이 더 짙어진다. 검은 목 폴라에 청바지를 입고 아이폰을 손에 들고 청중들을 향해 IT세계에 대한 무한한 도전에 대해 부르짖는 그의 모습은 모두의 기억 속에 그대로 남아있다. 그가 괴짜이라거나 고집불통이라거나 혹은 그가 무례하다거나 이기적이라고 힐난할 사람들이 있을지언정 그의 IT세계에 대한 지치지 않는 도전정신만은 분명히 우리 대학생들에게 가장 본받고 싶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학교 안이 아니라도 도서관이 아니라도 스마트폰으로 자료를 찾고 책을 읽고 그 내용에 대해 교수님이나 동기, 선후배들과 대화를 나누는 스마트라이프. 어린 시절 공상과학영화에서만 보던 꿈의 세계를 현실로 옮겨놓아준 그다. “잡스, 고마워요~”

스티브 잡스에 이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올해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존경하는 인물 해외부문 2위에 올랐다. 응답자 12.3%가 그를 택했다. 흑인으로서 그가 세상에서 최초로 이뤄낸 꿈. 미국의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를 존경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더구나 연임까지 이뤄낸 오바마 대통령은 스티브 잡스와 마찬가지로 신화의 주인공으로 남을 것이다. 빌 게이츠가 8.9%의 선호도로 잡스. 오바마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정치인>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은 과연 누가될 것인지 가장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문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출범 첫 해 맨 첫 손에 꼽혔던 전철을 그대로 밟을 것인가.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해 노무현 대통령은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 1위에 올랐고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해 이명박 대통령도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 1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 부문에서 올초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을 누르고 안철수 국회의원(무소속)이 정상에 올랐다. 응답자 26.9%가 안 의원을 가장 선호하는 정치인으로 꼽았다. 지난해 1위에 오른 정치인은 19.0%의 선호도를 얻은 문재인 당시 통합민주당 대선후보였다. 지난 2011년에는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정상에 오른 바 있다. 올해는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첫 해임에도 박근혜 대통령은 정상의 자리에 앉지 못했다. 지난해도 이 부문에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문재인 후보에 이어 2위였다. 선호도는 13.0%. 올해는 5.1%포인트 상승한 18.1%를 기록했다.

안 의원은 지난해 문재인, 박근혜, 노무현에 이어 선호도 9.0%로 4위에 랭크됐었다. 올해는 두배 이상 선호도가 상승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안 의원이 대선 후보직을 사퇴한 후 올해 다시 정계에 복귀하면서 대학생들의 선호도를 상당부분 끌어올렸다. 그의 선호도는 새 정치에 대한 바람을 대신한다. 그가 국회의원으로서 다시 우리 정치계에 어떤 새 바람을 몰고와 줄 것을 여전히 바라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만큼 그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그 바람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아마도 그 실망감은 정치계에 대한 불신을 더 굳히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 국회의원과 박근혜 대통령에 이어 3위는 문재인 국회의원이 랭크됐다. 선호도는 15.6%. 고 노무현 대통령이 8.0%로 4위, 박원순 서울시장이 5.4%로 5위다.

<경제인>

한번도 그의 존재를 의심해 본적이 없다. 경제인 부문에서 그는 늘 압도적인 지지를 한 몸에 받아왔다. 삼성이 여러 사회문제에 휘말릴 때도 지지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 정상의 자리는 늘 그의 차지였다. 이만큼 강력한 선호를 받는 인물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올해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경제인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선정됐다. 응답자 51.1%가 가장 선호하는 경제인으로 그를 꼽았다.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그를 선택한 것이다. 지난 2011년 36.8%, 지난해 29.6%에 비해서도 훨씬 높아진 선호도다. 한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인, 가장 부유한 경제인. 이건희 회장에 대한 이같은 압도적인 선호도는 그의 성공을 닮고 싶어하는 오늘을 사는 대학생들의 자화상이다.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경제인 2위에 안철수 국회의원이 꼽혔다. 지난해에도 이건희 회장에 이어 2위에 올랐던 안 의원이다. 올해는 정치인 부문에서 1위에 올랐고 경제인 부문에서도 2위에 오르면서 재계와 정계에서 선호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지난해 23.1%로 유일하게 이건희 회장을 위협하는 선호도를 얻어냈다. 올해는 그보다는 하락해 7.6%가 그를 가장 선호하는 경제인으로 택했다. 1위와의 차이는 물론 상당하다. 지난해 6.5%포인트 격차에서 올해는 43%포인트가 넘는다.

고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이 3위에 랭크됐다. 순위는 지난해와 같다. 올해 선호도는 6.3%. 안철수 국회의원을 압박하고 있다. 존경받는 기업인의 상징인 유일한 유한양행 창업자가 3.6%로 4위에 올랐다. 이석채 KT회장이 2.6%,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2.5%의 선호도로 이들의 뒤를 이었다.

<가수>

하루에도 수많은 신인 가수들이 얼굴을 내미는 가요계에서 대학생들의 식지 않는 사랑을 과시하는 걸그룹이 있다.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수 1위에 소녀시대가 올랐다. 12.7%가 소녀시대를 가장 좋아한다고 답했다. 소녀시대에 대한 사랑은 좀처럼 식을 줄을 모른다.

지난해 두자리수를 채우지 못했지만 올해는 너끈히 10%대에 올라서며 다른 가수들을 맥빠지게 한 주인공. 하지만 지난해 유튜브로 전세계인들에게 필을 꽂히게 했던 싸이도 이들 앞에서 무릎을 꿇은 바 있다. 2010년부터 올해까지 내리 4년간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수 1위를 차지한 소녀시대의 인기는 가히 박수받을 만 하다. 지난해 싸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하락했던 6.9%의 선호도도 올해는 지난 2011년 16.7%에는 못 미치지만 유일하게 두자리수를 기록해 걸그룹의 또다른 신화를 만들고 있다.

소녀시대에 이어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가수 2위는 슈퍼주니어의 몫이다. 슈퍼주니어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3%. 소녀시대의 절반수준이지만 워낙 넓게 분포된 선호도를 감안하면 이 정도도 상당하다. 빅뱅이 슈퍼주니어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선호도는 3.7%. 신인 아이돌그룹 EXO가 2.8%를 차지하며 그 뒤를 이었다. 다시 돌아온 슈퍼스타 조용필이 2.5%로 5위에 랭크됐다.

<운동선수>

우리나라 선수가 과연 요청처럼 빙판 위를 나를 수 있을까. 꿈은 현실이 됐다. 피겨 요정 김연아는 세계 최고의 피겨스케이터로 한국의 자랑스러운 얼굴 중 하나.

올해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선수로 지난해에 이어 김연아가 선정됐다. 김연아의 선호도는 34.3%. 지난해 19.2%였던 선호도가 껑충 뛰었다. 김연아에 대한 대중적인 사랑은 대학생들로부터도 어김없다. 지난 2011년 축구선수 박지성에 밀려 2위에 올랐던 당시도 선호도는 23.5%를 기록한 바 있다.

김연아가 CF에 등장하면 판매고가 껑충. 김연아가 한마디 인터뷰를 하면 애정도 껑충 뛰는 모양이다. 기술적인 면과 예술적인 면 모두에서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가 올해 대학생들로부터 얻은 사랑을 내년에도 또 확인할 수 있을까.

김연아의 뒤를 이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운동선수 2위에는 축구선수 박지성이 자리했다.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박지성이 최근 발목 부상으로 팬들의 우려를 낳고 있어 안타까움도 더해진다. 박지성의 올해 선호도는 20.3%. 지난해 18.1%에서 다소간 상승했다. 지난 2010년과 2011년 이 부문에서 당당히 정상의 자리에 올랐던 박지성. 내년엔 그의 인기가 김연아를 과연 누를 수 있을지 김연아의 팬이라면 또 박지성의 팬이라면 뭐라고 답할까.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했던 주인공이 있다. 더구나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몸담기 시작했던 바로 그 LA다저스에서 메이저리거로서 새롭게 출발한 괴물투수 류현진이 김연아와 박지성에 이어 3위에 랭크됐다. 그가 입성한 첫해 LA다저스가 리그 우승을 하면서 그에 대한 인기도 솟구치고 있다. 한국 프로리그에서 한번도 이뤄보지 못한 우승을 미국에서 거머쥔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보여줄 활약에 야구팬들은 마냥 설레인다. 류현진을 가장 선호하는 운동선수로 뽑은 응답자는 7.2%. 또 한명의 요정 리듬체조선수 손연재가 4위, 사람들의 마음 속에 언제나 가장 아름다운 선수로 기억될 역도의 장미란 선수가 5위에 올랐다.

<만화가>

만화가 부문도 연속 1위 행진을 하고 있는 무적의 인물이 있다. 웹툰으로 다가와 영화, 연극에서도 그의 작품을 만난다.

인터넷이 만들어낸 우리 시대의 작가, 1세대 웹툰작가. 강풀이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만화가 1위에 또다시 이름을 새겼다. 응답자 33.0%가 강풀의 이름을 써내려갔다. 2010년 허영만, 2011년 강풀, 2012년 강풀, 2013년도 정상은 강풀 차지가 됐다. 지난해 42.8%의 선호도보다는 적지않게 깎였지만 그의 승승장구는 올해도 그대로 이어졌다. 허영만과 나눠가지던 1위, 이젠 독차지가 되는 모양새다. 그의 작품 속에는 무엇이 숨겨져 있을까. 사람들은 그것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나 보다. 탄탄한 구성과 감성적 소재, 동시에 날선 비판의식. 그래서 그의 작품을 웹툰으로 봐도 다시 영화로 보고 연극으로 또 보게 되나보다. <순정만화>가, <아파트>가, <바보>가, <이웃사람>이 그리고 <26년>이 그랬다.

강풀에 이어 2위는 허영만이 차지했다. 18.1%가 그를 가장 선호하는 만화가로 꼽았다. 지난 2011년 이 부문 정상에 올랐던 허영만은 올해까지 3년 연속 강풀에게 밀렸다. 이현세와 양강구도를 구축하다 이젠 강풀과의 양강구도. 그러나 그 양강구도는 이현세에게, 강풀에게 쏠리는 구도였다. 하지만 그의 매력은 잔잔함에 있지 않았던가. <식객>, <꼴>, 그리고 <허허 동의보감>까지. <타짜> 같은 그의 강력한 파워가 다시금 발휘되기를 손꼽아본다. 그러면 혹시 1위를 다시 넘볼 수 있지 않을까.

강풀, 허영만에 이어 조석이 11.2%의 선호도로 3위에 올랐다. 두자리수는 이들 세 명 뿐, 이현세가 3.4%, 하일권이 2.9%로 이들의 뒤를 따르고 있다.

<문인>

문인부문에서도 대학생들의 한결같은 사랑이 이어진다. 누구라고 미리 귀띔을 해준 것도 아닌데 보기 중에서 고르라고 한 것도 아닌데 응답자들은 그의 이름을 서슴없이 적어내려갔다.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문인부문에 정상에 오른 이, 바로 이외수다. 그를 기행, 파격이라는 용어로 굳히 표현하지 않아도 그에게 매료되는 건 그가 소통하는 작가이기 때문일지 모른다. 이 순간에도 그는 트위터에 짤막하게 한마디를 털어놓았다. “단편소설 <파로호> 탈고했습니다. 속으로 울었습니다. 축하주 한잔해야겠습니다.” 그런 그가 대중들은 좋은 것이다.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조용히 입다무는 사회는 가장 나쁜 사회다. 일침과 독설이 자유로운 사회가 건강한 사회다. 그로 인해 대중은 또 자유를 느끼는 것이다.

응답자 15.4%가 이외수를 가장 선호하는 문인으로 꼽았다. 지난 2010년 29.9%, 2011년 24.2%, 지난해 26.5%와 비교해서는 하락한 수치지만 1위 자리를 위협받기에는 이르다.

공지영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위다. 지난해 12.3%의 선호도가 올해는 10.1%로 역시 다소간 하락했다. 역시 지난해 3위에 올랐던 신경숙이 올해도 이외수와 공지영에 이어 3위에 자리했다. 선호도는 6.6%. 그 뒤를 4.3%의 조정래, 3.9%의 박완서. 3.7%의 박경리가 잇고 있다.

<언론인>

그가 돌아왔다. 뉴스 보도국 앵커로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소속은 바뀌었다. MBC가 아니라 JTBC. 그가 MBC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시선집중’을 그만두고 JTBC 보도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얼마 전부터는 간판 뉴스의 앵커를 맡았다. 그가 진행하는 뉴스를 다시 보기 위해 사람들은 TV모니터를 응시했다.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언론인 1위는 올해도 어김없이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이 차지했다. 그의 직함과 소속은 바뀌었지만 그에 대한 사랑은 그대로다. 응답자 35.3%가 손석희 사장을 가장 선호하는 언론인으로 뽑았다. 사실 그를 가장 인상깊게 남긴 프로그램은 누가 뭐래도 ‘백분토론’이다. 당시 사람들은 ‘백분토론’ 방송 다음날 단연 그 전날 방송된 백분토론이 이야기의 주제였다. 누가 나와서 뭐라고 했느니 누가 그 순간에 이렇게 이야기를 해서 속이 시원했느니... 그를 더 이상 그 방송에서 볼 수 없었을 때 사람들은 크게 실망했다.

그의 매력은 그때그때 논리적으로 끄집어내 적재적소에 꽂는 말들이다. 예리하고 통쾌했다. 간결체로 핵심을 찌르기에 더 그러했다. 앞으로 그가 소속을 옮기고 직함을 바꾼 후 어떻게 달라질지 아니면 그 전의 그 모습을 다시금 볼 수 있을지 모두가 궁금해 하고 있다.

단 한번도 이 부문에서 정상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는 손석희 사장은 지난해 22.6%의 선호도가 올해는 35.3%로 7%포인트 가량이 더 올랐다. 기대가 더 커진 것인가 보다.

손석희 사장에 이어 2위는 최일구 아나운서가 차지했다. 응답자 7.2%가 최일구 아나운서를 첫 손가락에 꼽았다. 주말 MBC 뉴스데스크를 맡아 소신있는 진행과 독특한 멘트로 이른바 '최일구 어록'을 만들어냈다. 딱딱한 뉴스보다는 공감을 얻는 게 중요하다는 그의 생각은 적중했다. ‘오늘은 최일구 아나운서가 어떤 말을 할까’ 시청자들의 귀와 눈을 집중시켰다. 일부에서는 가볍다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의 시도는 일단 성공했다. 그를 인식시킨 가장 강력한 무기였지 않은가. 지금은 MBC를 떠난 그를 대학생들은 가장 선호하는 언론인 2위에 올려놓은 것만 봐도 그렇다.

지난해 2위에 올랐던 MBC 김주하 아나운서가 최일구 아나운서에 밀려 올해는 3위에 랭크됐다. 선호도도 지난해 12.1%에서 올해 6.9%로 하락했다.

<탤런트>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탤런트 부문에서 3년 연속 유재석이 정상에 올랐다. 응답자 10.5%가 그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했다. 지난해 1위 당시 8.9%의 선호도 보다 더 높아졌다. 지난 2011년 1위를 차지한 이후 선호도는 계속해서 오르고 있다. 그가 출연하는 모든 프로그램이 시청률을 보장받는다.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그의 꾸밈없는 말과 행동들, 여기에 한번도 구설수에 오르지 않는 ‘바른 사나이’의 이미지는 그를 계속해서 사랑받게 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 그가 시청자에게 주는 기쁨은 그에 대한 사랑으로 되돌아가는 모양이다. 그를 올해도 대학생들은 가장 선호하는 탤런트로 꼽으면서 대한민국 예능계에서의 최고의 MC로서 입지를 굳히게 했다.

유재석의 뒤를 이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탤런트 2위는 소지섭이 차지했다. 최근 종영된 한 방송사의 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그는 단박에 2위의 자리를 꿰차게 됐다. 탤런트나 영화배우라는 것이 조사당시 드라마나 영화에서 얼굴을 비추느냐가 관건. 소지섭의 인기가 지금 상한가라는 의미다. 선호도는 5.0%.

3위는 주원이 차지했다. 주원 역시 한 인기드라마에서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재적인 의사로 나와 인기가 급상승중이다. 응답자 3.8%가 주원을 가장 선호하는 탤런트로 꼽았다. 이들의 뒤를 이어 이순재와 공효진이 나란히 2.9%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지난해 당시 드라마 사극에서 ‘왕’의 역할로 분하면서 2위에 올랐던 김수현은 올해 이 부문에서 상위권에 들지 못했고 3위를 차지했던 공유 역시 올해는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영화배우>

영화관에서 우리 영화를 보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우리 영화의 수준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영화배우의 연기, 감독의 연출력, 우수한 작품성 등이 세계적으로도 인정을 받고 있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라고 보면 될 것이다.

헐리우드 영화에 전혀 밀리지 않고 오히려 스크린을 점령한 우리 배우들 중 올해 대학생들로부터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것은 누구일까.

올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배우로 응답자 19.3%가 하정우를 꼽았다. 하정우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연속 정상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게 됐다. <설국열차>와 스크린에서 전쟁을 벌인 <더테러 라이브>에서 하정우의 연기력이 폭발했다. 런닝타임내내 관객의 시선은 온전히 하정우에게 묶인다. 그의 관객도 이젠 550만을 넘어섰다. <추격자>, <국가대표>,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러브픽션>, <베를린>까지 하정우의 연기에 물은 이미 오를대로 올라있는 상황. 우리 영화계의 또하나의 괴물이 탄생한 것일까.

하정우에 이어 대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배우 2위는 송강호가 차지했다. <설국열차>를 통해 우리 곁에 다시 찾아온 최고의 연기파배우. 송강호를 가장 선호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8.7%다. 하정우가 얻은 선호도의 절반수준.

지난 2010년, 2011년 원빈이 차지했던 정상의 자리를 하정우가 가져가고 원빈은 지난해 2위로 내려앉더니 올해 다시 한계단 밀려 3위다. 지난해 6.4%에서 올해 5.7%로 선호도도 다소간 하락했다.

<영화감독>

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의 배우들과 한국의 감독들이 연이어 수상하면서 영화계는 한껏 고무된 분위기. 오랜 시간 팬들을 기다리게 했던, 450억원을 쏟아부으며 헐리우드 시스템을 도입해 만든 초대형 블록버스트가 개봉돼 시선을 끌었다. 동원 관객 1000만을 바라보고 있는 이 영화는 배우들 대부분이 헐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이자 연기파배우다. 우리 영화라는 흔적은 송강호와 고아라가 출연한다는 정도. 영화에 대한 평은 엇갈렸다. 어쩌면 이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지 모른다. 감독이 영화를 통해 던지고자 했던 메시지, 이미지, 그외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담아내기도, 배우들이 완벽하게 그리기도, 관객들이 완벽하게 소화하기도 어려운 법이다. 예술은 그래서 심오하다 하지 않던가. 그러나 적어도 대학생들에게만큼은 충분히 어필한 듯 싶다.

봉준호 감독에 대한 우리 대학생들의 애정과 기대감은 올해도 그를 대학생이 가장 선호하는 영화감독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응답자 60.3%가 가장 선호하는 영화감독으로 그의 이름을 거침없이 적었다. 2009년부터 5년 연속 대학생들이 뽑은 가장 선호하는 영화감독의 자리를 혼자서 독점하고 있다. 2009년 19.8%, 2010년 18.0%, 2011년 16.5%, 지난해 13.8%로 1위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조금씩 선호도가 빠지던 봉준호 감독이 올 여름 <설국열차>의 개봉에 힘입어서인지 선호도 60%대라는 경이적인 기록까지 세웠다. <살인의 추억>으로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괴물>을 통해서는 이미 대중들로부터 이름 석자만으로 사랑받는 감독의 대열에 합류했다. <마더>로 2009년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비평가 협회에서 7개의 외국어 영화상을 받아냈다. 그에 대한 대학생들의 사랑이 결코 과하지는 않은 이유다.

칸이 사랑하는 박찬욱 감독이 봉준호 감독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지난해 11.9%로 역시 2위를 차지했던 박찬욱 감독은 올해 8.5%로 선호도가 적지 않게 깎였다. 역시 칸영화제로부터 최고의 감독으로 인정받은 김기덕 감독이 지난해와 동일하게 3위에 자리했다. 선호도는 6.6%. 

<한국대학신문 기획평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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