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친화 휴식공간 모두가 즐겁다

건국대 일감호, 고려대 중앙공원, 순천향대 산림욕장, 인하대 인경호 등. 대학 캠퍼스마다 ‘명소’로 손꼽히는 장소들의 공통점은 호수나 녹지를 중심으로 한 자연친화적 휴식공간이라는 것이다. 건국대 일감호나 인하대 인경호 처럼 오랜 세월 가꿔져 오면서 전통을 쌓아온 곳은 물론이고, 고려대, 순천향대, 충북대, 한양대 등 대학들이 앞다퉈 인공 호수, 삼림욕장 등 새로운 공간 조성에 나서는 이유는 지역사회 내 ‘문화·휴식 공간’으로서의 대학의 역할과 깊이 연계돼 있다. ◆ 건국대 '세계언어문자 조형물' 공원 등 건국대에 가면 세계 각국의 고유언어로 된 명언들을 만나볼 수 있다. 건국대 남쪽 상허문에서 상허기념도서관까지 3백여m에 이르는 진입로 양쪽에는 세계 70여개국의 명언이 새겨진 각국의 원석들이 도열해 있다. 이름하여 ‘세계언어문자조형물’ 공원. 이 공원은 지난 89년 첫 선을 보인 이스라엘 조형물을 시작으로 최근 가봉의 조형물에 이르기까지 67개국석(石)이 전시돼 있다. 각국의 조형물들은 모두 해당 국가 외무부 등 공공기관을 통해 기증받은 원석들. 여기에 새겨져 있는 문구들 역시 각국이 엄선했다. 다양한 국가의 언어문자를 감상하고, 그 의미를 새기다보면 시간가는 줄을 모를 정도. 세계를 향한 원대한 꿈을 키우는 젊은이들이 뜻을 다지는 데 안성맞춤이다. 다양한 해외 원석들이 모여 있어 석재수입업자들도 즐겨 찾는다는 후문이다. 세계언어문자조형물 공원 조성을 주도한 상허문화재단은 88올림픽 참가국의 수만큼 조형물의 규모를 늘릴 계획으로, 현재 에티오피아, 케냐 등 4~5개 국가의 조형물 제작을 추진중이다. 한편 개교 이래 건국대 제일의 명소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곳은 역시 1만3천여평 규모의 인공호수 ‘일감호’다. 캠퍼스 한가운데 자리잡은 일감호는 건국대 구성원들 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호수에는 잉어, 붕어 등 각종 어류가 수십만 마리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봄, 가을 축제 기간에는 낚시·보트대회 등 다양한 이벤트가 열린다. 지난 99년에는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을 초청해 ‘총장배 낚시대회’를 열어 건국대 출신 인재들의 취업을 돕는 행사를 가지기도 했다. 간혹 한강을 따라 날아온 갈매기가 나타나기도 하며 철새인 청둥오리가 일감호 내 ‘와우도’에 둥지를 틀고 겨울을 지내는가 하면, 지난해 동문이 기증한 오리들이 일감호에 살고 있어 운치를 더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감호가 자정정화 능력을 상실하는 등 수질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돼, 건국대는 일감호를 환경친화적 문화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의지 하에 일감호 개발안을 수립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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