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해양대 이어 충북도립대학 총장 지원도 포기

“도립대학 총장직까지 욕심내는 것으로 보일까 우려”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김응권 전 교육과학기술부 제1차관이 충북도립대학 총장 선거에 출마해 최종 후보에까지 올랐으나 돌연 사퇴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올해 초에는 목포해양대 총장 후보자 공모에 지원했다 학내외 반발로 이를 철회한 바 있다.

김 전 차관은 “지인들의 간곡한 요청을 받고 고향과 대학 발전을 위해 충북도립대학 총장 후보에 지원했으나 학내 사정을 더 잘 알고 있는 분이 총장을 맡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사퇴하게 됐다”며 “진위와 다르게 총장직에 욕심을 내는 것으로 비춰지는 점도 사퇴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12일 충북도 등에 따르면 김 전 차관은 지난 8일 충북도립대학 총장 후보를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도 측에 전달했다. 이에 앞서 충북도립대학은 지난달 25일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를 열고 총장 후보 공모에 응한 4명 가운데 김 전 차관과 함승덕 기계자동차과 교수 등 2명을 최종 후보로 정해 충북도에 추천했다.

갑작스러운 김 전 차관의 총장 후보 사퇴를 놓고 충북도립대학 안팎에서는 총추위 구성 과정에서 불거진 학내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동안 충북도립대학 교수협의회는 “대학 측이 구성원에 대한 여론 수렴 없이 총추위를 밀실 구성되는 등 규정을 위반했다”고 반발해왔으며 지난달 24일에는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냈다.

대학 관계자는 “김 전 차관의 후보 사퇴가 학내 갈등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총장 선출 과정에서 잡음이 나왔고 총장으로 선출 되더라도 총추위 밀실 구성에 대한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김 전 차관이 이에 대해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차관은 이 같은 이야기가 얼토당토않다는 반응이다. 그는 “학내 갈등이 원인이었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갈등을 풀었을 것”이라며 “주변에서 간곡하게 총장직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고민 끝에 지원서를 냈다. 이후 학내 사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충북도립대학에 더 적합한 사람이 총장을 맡는 게 바람직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차관을 지낸 사람이 도립대학 총장직에까지 욕심을 내는 것으로 비춰지는 점에 대해 진위와 다르기 때문에 부담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고향과 대학 발전에 보탬이 되고 싶어 총장 후보에 지원했던 것인데 의도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사퇴 결심을 굳히게 됐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의 사퇴에 따라 충북도는 단독 후보로 남은 함 교수를 총장으로 임용할지 혹은 재공모 절차를 밟을지를 조만간 결정할 방침이다. 충북도립대학은 연영석 현 총장의 임기가 오는 29일로 만료되는 만큼 재공모 절차를 밟는다면 총장 공석 상태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서 김 전 차관은 올해 2월에는 목포해양대 총장 공모에 응모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김 전 차관은 새 정부의 조직개편으로 차관직을 유지하고 있던 가운데 총장에 응모, 공직자로서 처신 문제에 대한 지적과 ‘전관예우’가 아니냐는 질타를 받았고 결국 응모를 철회했다.

그는 “목포해양대의 경우 대학 측의 요청으로 인해 지원서를 냈는데 현직을 유지하며 응모한 꼴이 돼 절차가 진행되기도 전 철회했다”고 설명하고 “앞으로의 거취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 차분히 앞길을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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