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출신 정시 합격자 10명 중 7명이 ‘강남 3구’

[한국대학신문 민현희 기자]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 합격자 가운데 절반이 수도권 출신 학생인 것으로 집계돼 제도의 본래 취지가 훼손됐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 출신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10명 중 7명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기홍 의원(민주당)은 서울대로부터 제출받은 ‘2011~2013학년도 서울 지역 고교의 고교별·전형별 합격자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방우수인재 양성을 목표로 2005학년도부터 도입된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이 제도 본래 취지대로 운영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9일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2011·2012학년도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고교 출신 신입생이 차지하는 비율은 50%에 달하고 서울 출신도 20%를 차지했다. 특히 2011~2013학년도 지역균형선발전형 서울 출신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 강남 3구와 교육특구 출신 비율이 높았는데 노원구 11.4%, 강서구 9.1%, 송파구 7.6%, 강남구 6.8%, 양천구 6.8% 순이었다.

유 의원은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지방 우수인재를 위한 등용문을 자처하며 마련됐으나 최근에는 서울 등 대도시에까지 확대 운영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울대가 지역별 실제 인구비율에 맞춰 학생 수를 기계적으로 맞춰 지역균형선발 전형을 운영한다면 오히려 지방 학생들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할 것”이라며 “지역특성에 맞춰 세밀하게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역시 상당수가 강남 3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일반고 출신 서울대 정시모집 합격자 중 강남 3구 출신은 2011학년도 54.3%, 2012학년도 57.7%, 2013학년도 70.1%로 매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정시모집 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2013학년도 기준 강남구로 48.1%를 차지했다. 서초구(14.4%), 송파구(7.5%), 양천구(7%), 노원구(4.8%)가 뒤를 이었다. 반면 강북구, 구로구, 금천구, 성동구, 은평구, 중구 등 6개 구에서는 단 한 명의 합격자도 나오지 않았다.

수시모집에서도 강남 3구 강세가 확인됐다. 서울 소재 일반고 출신 수시모집 합격자 중 강남 3구 출신은 2011학년도 25.3%, 2012학년도 36.2%, 2013힉년도 40%로 정시모집과 마찬가지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수시모집 합격자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2013학년도 기준 18.5%의 강남구였다. 이어 서초구(11.4%), 노원구(10.7%), 송파구(10.2%), 양천구(7.1%) 순이었고 성동구, 중구, 강북구는 0.5%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와 함께 수시모집 합격자 수가 가장 많은 상위 10개 고교 중 일반고는 단 한 곳도 없었다. 또 정시모집 합격자수가 가장 많은 학교 상위 10개교 안에는 일반고가 5곳 포함됐으나 모두 강남구에 소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외국어고, 자사고라는 학교유형은 정리하고 일반고 중심의 고교 체제 개편이 선행돼야 한다”며 “일부 지역의 서울대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학군 개편 검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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