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일 한신대 총장 “유니크네스에 미래가 달려있다”
채수일 한신대 총장 “유니크네스에 미래가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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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최초 연임 성공…“지속 가능한 발전 시스템 구축이 최종 목표”

[한국대학신문 이용재 기자] “우리 대학은 진보대학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남이 가지 않은 길을 먼저 걷는 것 그것이 한신이다”

지난 달 한신대 최초로 연임에 성공한 채수일 총장은 에큐메니컬(통합성)과 유니크네스(유일성)를 강조했다. 채 총장은 올해 교양학부를 단과대학으로 격상시켜 ‘정조교양대학’을 출범시켰다. 기독교 대학으로서는 파격적으로 유교 군주의 이름으로 단과대학명을 지은 것도 모자라 인근 사찰과 연계한 학제를 진행하고 있다. 종교와 학문의 틀을 과감히 깨고 융합을 통해 한신대만의 특성화를 창조한 것이다.

- 한신대 첫 연임 총장이 됐다.
“개교 이래 첫 연임총장이라는 사실도 인식하지 못했다. 돌이켜보면 지난 4년 동안 교수들에게 구조조정과 학내 개혁 등 불편을 끼쳤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 번 지지하고 성원해 준 것에 감사한다. 법인이사회도 학교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추진해 온 개혁의 결실을 맺는 것이 대학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

-새 임기에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자 하는 것은.
“최우선 과제는 우리 대학이 재정부터 교육까지 지속 가능한 발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첫 번째는 ‘국제화’다. 우리 학생들이 ‘글로컬 서번트’로서의 의식과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한다. 해외봉사·해외인턴십·해외자매대학과의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더욱 확대하고, 해외대학과의 공동학위과정도 추진하려고 한다. 해외에서 유학 오는 학생들이 더 많아질 수 있도록 관련 전공학과의 개설과 영어 강의의 확대도 꾀할 생각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과정에서부터 1학년을 마칠 때까지를 포괄하는 신입생 교육도 강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어학·예절·직업 교육 등 생활관 중심의 방과후 교육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지역과 함께 발전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평생교육을 통해 대학의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하는 것이 대학 본연의 사회적 책무라고 생각한다. 먼저 방과후학교 사회적기업인 ‘(사)한신 글로컬 문화‧교육센터’도 지역사회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이 센터는 우수 방과후학교 지도자 양성, 심화연수, 모니터링 과정 등을 진행하고, 경기 중서부 지역 23개 초‧중등학교에 방과후학교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원, 화성‧오산, 시흥, 용인, 성남 등 경기 지역 내 교육지원청과 연계해 다양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도 경기도여성비전센터와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선정돼 인터넷중독예방협력기관, 가족관계다시세우기, 가족愛돌봄나눔터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과 연계해 평생교육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최근 ‘평생학습활성화 지원사업 학위과정 중심대학’에 선정되기도 했다.”

-교양학부를 단과대학으로 격상시키는 등 소양교육에도 힘을 쏟고 있는데.
“대학에서는 두 가지를 가르친다. ‘살아남는 법’과 ‘사는 법’이다. 살아남는 법은 전공영역을 통한 자아 실현으로, 사는 법은 인문학적 소양을 통해 신념을 갖추는 것이다. 현재 직업 세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급변하고 있다. 여기에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은 결국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일반적으로 광범위하게 펼치는 교육보다 졸업 이후에도 평생을 씨름해야 하는 담론, 즉 돈·사랑·노동·죽음·생태 등을 다뤄야한다고 봤다. 현재 우리 고등교육은 지나치게 학과·전공 중심의 폐쇄적인 형태다. 교육 내용과 방식 모두 융복합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융복한 전공을 개설하고, 이를 소화할 수 있는 교수를 초빙하는 등 내용과 형식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 현재 정부의 고등교육 정책을 어떻게 보나
“시간강사법, 역사교과서 등 고등교육 정책이 너무 자주 변하는 것 같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육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정부가 관여하지 않아도 학령인구가 감소하면 대학들은 알아서 자구책을 마련한다. 취업률도 마찬가지다. 취업률은 정부가 평가 하느냐 마느냐에 관계없이 대학이 당연히 책임져야할 의무다. 강제적으로 정원을 조정하거나 지원을 줄이는 등 재정을 매개로 구조조정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학에 스스로 자신을 개혁할 수 있도록 정부는 시스템만 만들고 시장에 맡겨야 한다. 불가피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면 네거티브 대신 포지티브 평가시스템이 대학의 자율성 위에서 대학개혁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본다.”

- 시간강사법이 화두다.
“현재 개정하려는 강사법은 강사와 대학 어느 누구도 원하지 않는다. 강사에게는 생존과 자존심이, 대학에는 재정과 행정적 부담이 크다. 개인적으로 이런 고위두뇌집단을 국가가 나서서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연구재단이 박사학위소지 시간강사 인력을 직접 관리해 연구비 형태의 일정 급여를 지급하는 것도 방법이다. 강사들을 거주지에서 가까운 유관 대학들에 파견하고 대학들도 일정 급여를 지급하는 방식을 취한다면, 강사들이 전국을 뛰어다니지 않아도 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대학 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인데.
“공감한다. 우리나라를 교수천국이라고도 하지 않는가. 얼마 전 국내 모 대학에서 교수평가가 안 좋은 교수들의 연구실을 환수했다고 들었다. 미국 대학에는 교수 연구실이 거의 없다. 우리도 미국처럼 철저하고 엄격한 평가를 거쳐 탄력적으로 적용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교수업적평가와 승진기준 같은 것은 아주 형식적인 것이 된다. 또 대학 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정부가 탄력적인 고용형태를 만들어 불성실하고 능력이 없는 교수는 퇴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

- 진보적인 대학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히 정치적 진보로 이미지가 구축됐는데 생활 진보가 더 중요하다. 예를 들면 원예 과목 같은 것이다. 학생들이 배추를 길러서 식당에 김장 기부하고 부모님들이랑 나누기도 한다. 학생 정서나 교육 등 땅을 만지는 것이 소중하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원예를 할 수 있도록 시설 등을 뒷받침을 하려고 한다. 방과후  캠퍼스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교육은 강의실뿐 아니라 세상 어디에서나 할 수 있어야 한다. 거대 담론적 이야기를 하면서 정작 생태적 삶을 살지 않는다. '절제가 아름답다' 이런 것을 관념이 아니라 실제 생활, 가령 화장실이나 쓰레기통 같은 것을 통해서 찾을 수도 있다.”

-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독일에 10여년 있었는데 한국 학생들을 보고 다 연예인 같다고 한다. 독일 학생들은 외적인 것을 꾸미는데 시간을 쏟는 경우가 드문데, 우리는 뭔가 소유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드러내는 것이 생활화돼 있다. 외적인 것 보다는 내면을 다듬고 철학과 신념을 갖춰 당당해져야 한다. 아울러 자신을 존중하고 이웃을 사랑할 수 있는 능력도 배워야 한다. 나 또한 우리 학생들이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자신의 모교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나가겠다..”

▲ 본지 발행인(왼쪽)과 환담하고 있는 채수일 한신대 총장 

< 대담 박성태 발행인 / 정리 이용재 기자 / 사진 한명섭 기자 >

■ 채수일 총장은…
채수일 총장은 1974년 한국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에서 신학석사를,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97년 한신대 신학과 교수로 부임해 신학과장, 신학대학장 등을 거쳐 2009년 제5대 한신대 총장으로 취임, 올해 대학 첫 연임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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