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생각]"감사,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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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후 공공감사연구소 연 송기국 소장

공공기관 내 기구 독립성 보장해야
문제점 개선 위해 실무개론서 집필
전문성 제고·발전에 밀알 되고싶어

[한국대학신문 이재 기자] 지난 1일 공공감사연구소가 조용히 문을 열었다. 국내 공공기관 자체감사의 독립성 확보와 전문성 증진을 기치로 내걸었다. 소장은 송기국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56, 사진). 배재고와 서울대를 나와 행시 23회로 공직에 입문, 최근까지 한국자산관리공사 감사로 있었다. 송 소장은 “감사가 하나의 학문으로 인식되고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데 밀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공감사는 공기업과 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 대한 감사를 일컫는다.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등에 따라 공공기관은 자체감사기구를 따로 운영해야 한다. 모든 정부행정조직마다 자체적인 자체감사조직이 있다. 감사원은 이 같은 공공감사시스템의 정점에 서 있다. 헌법이 보장한 최고 감사기구다. 송 소장은 이 감사원에 25년 넘게 몸담았다.

“감사원에 몸담던 시절, 누굴 만날 때 조심스럽게 움직였습니다. 켕기는 게 없어도 감사관이 누굴 만난다는 것 자체가 촉각이 곤두설 문제입니다. 괜하니 구설수에 오르지 않도록 스스로 조심했습니다.”

감사관과 언제 감사대상이 될지 모르는 각종 기관의 사람이 만난다면…. 오해의 소지가 있다. 더욱이 공공기관의 경우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가 임무인 감사로서 지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감사관들은 언제나 소수다.

그나마 감사원은 헌법이 그 독립성과 권한을 인정한다. 그러나 공공기관 내 자체감사기구는 그렇지 않다. 순환근무제 탓에 2,3년에 한 번씩 자리를 옮긴다. 그러다보니 공공기관 부실운영에 힘찬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 엄정한 ‘매의 눈’으로 부실부서를 질책하고 돌아서면 몇 개월 뒤 자신이 그 부서로 발령받곤 한다. 꼼짝없이 사표를 쓰거나, 아니면 감사기구가 움츠릴 수 밖에 없다.

송 소장은 이 같은 공공기관 자체감사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실무개론서를 4권이나 썼다. 이중 ‘공공기관 자체감사 이론과 실무(2012)’는 소위 ‘대박’을 쳤다. 감사관련 법조항의 해석과 실제 적용 등을 상세히 기술한 책으로 공공기관 자체감사의 A부터 Z까지 다뤘다. 이 책은 송 소장이 ‘감사학 개론’을 구상하는 단초가 됐다.

“국내에서 감사는 학문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감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 높고, 감사에 일반 시민 전문가를 어떻게, 왜 참여시켜야 하느냐에 대한 논쟁도 있습니다. 공공감사인력의 전문성 제고도 필요합니다. 외국은 이미 감사를 하나의 학문으로 보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송 소장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감사를 정규 학과 과정으로 가르치는 곳은 고려대와 국민대에 불과하다. 그나마 학부과정이 아닌 대학원 행정학 석사과정의 일부다. 이를 학부까지 확대시키고 감사를 하나의 학문으로 정립하는 것이 송 소장의 포부다. 공공감사연구소는 바로 그 목적에서 문을 연 것이다.

“지금은 자택에 명패를 달고 출범한 1인 연구소에 불과하지만 고전의 어느 구절처럼 끝은 창대할 겁니다.”

공공감사연구소의 주소는 송 소장의 자택주소와 겹친다. 정확히는 그가 늘 앉아있던 그의 서재와 겹친다. 오랫동안 공공감사연구소 출범을 꿈꾸던 송 소장은 한국자산관리공단 감사를 끝으로 은퇴하고 곧장 연구소를 위한 사업자등록증을 발급 받았다.

국민건강보험 감사, 기초생활보장제도 감사, 그리고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저축은행비리 감사까지. 온갖 미디어의 중심에도 서봤던 송 소장이다. 자택 서재에서 출범한 1인 연구소가 지나치게 소박하진 않았을까.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행운아라고 생각합니다. 감사원 출신들은 다 연구소를 꾸려보는 상상을 합니다. 근데 아직 아무도 못해 그 기회가 드디어 내게 온 것이 아닙니까. 기쁜 마음으로 연구소를 키울 것입니다. 많은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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