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적으로 수능 ‘극강자’들 … 관건은 논술과 구술·면접

총 552명 선발 … 31개 모집단위는 정시 선발인원 없어 

[한국대학신문 이우희 기자] 역사상 가장 비좁고 치열한 서울대 정시의 막이 올랐다. 서울대 입학본부는 앞서 내년부터 정시모집 비중을 올해보다 7.2%포인트 늘어난 24.6%를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상태. 따라서 올해 서울대 정시를 노리는 최상위권 수험생들은 정원내 기준 전체 모집인원의 17.4%인 552명 안에 들어야 하는 그야말로 역사상 가장 ‘좁은문’ 앞에 서게 됐다.

■일반고 자연계열 도전해 볼만 =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내년도 입시정책과 상관없이 올해 정시는 1년 전 미리예고된 그대로 진행된다”고 분명히 밝혔다. 수능에서 서울대를 노릴만한 점수를 확보한 최상위권은 동요하는 대신 이제 논술(인문)과 구술·면접(자연)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이다. 의대를 노린다면 인성면접에 대한 대비도 필수 점검사항이다.

특히 일반고 자연계열 수험생들 입장에선 여전히 정시가 해볼 만하다. 자연계열의 경우 과학고와 과학영재학교 출신이 빠지기 때문이다. 과고와 영재학교 학생들은 고교 교육과정상 수능을 대비하지 않기 때문에 정시에 응시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문제는 인문계열이다. 서울대 정시 인문계열은 외고와 국제고, 자사고는 물론 강남 8학군 고교들의 전쟁터다. 따라서 지역 일반고 학생들이라면 2단계 논술과 구술·면접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 당락은 논술과 구술·면접에서 갈린다 = 서울대 정시 전형방법은 2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는 수능성적으로만 2배수(사범대 체교과는 3배수)를 선발한다. 2단계는 계열별로 차이가 있다. 전체적으로 인문계열은 논술을 실시하고 자연계열은 구술·면접을 진행한다.

2단계 전형요소별 배점은 인문대, 사회과학대, 생활과학대 소비자아동학부, 사범대 인문계열의 경우 수능 60% + 논술 30% + 학생부 10%로 이뤄진다. 자연대, 간호대, 경영대, 공대, 농생대, 생활과학대, 의대, 사범대 자연계열은 수능 60% + 구술·면접 30% + 학생부 10%로 평가한다.

서울대를 지원하는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극강의 수능성적을 확보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논술과 면접을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당락이 결정되는 구조다. 실제 배점은 30점으로 수능보다 적지만 기본점수를 고려하면 실질반영비율은 논술과 구술·면접이 더 높다는 분석이다.

■ 인문계열 논술, 창의적 논지 전개가 중요 = 서울대 인문계열 논술은 ‘쉬운 제시문 어려운 논제’가 특징이다. 제시문은 평이해 내용을 읽고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수준이다. 문제는 논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답안 작성 분량도 4000자에 달한다.

논제는 2문항을 출제하며 고사 시간은 총 4시간이다. 시간은 지난해 5시간에 비해 4시간으로 한 시간이 줄었다. 집중력을 오래 유지하는 연습과 체력이 필수적이다.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선 창의적인 사고력과 글의 전개가 중요하다. 제시문의 일부를 길게 반복하거나 의미없는 분석으로 분량을 채우는 것은 환영하지 않는다. 서울대는 기출에서 구체적인 사례 제시나 문제해결 방안 제시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창의적인 시각에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논지를 전개하는 것이 유리하다.

■ 자연계열 구술·면접, 개념 이해 필수 = 자연계열 구술·면접은 모집단위별로 수학과 과학문항이 출제된다. 지난해의 경우 과학은 물리·화학·생물·지구과학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과목별 준비시간은 30분, 면접은 15분 내외로 이뤄진다.

서울대 구술·면접은 기계적인 실력보다는 문제의 개념과 원리를 깊이 이해하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대는 전공교수와 직접 맞대면하는 구술·면접 형식이기 때문에 풀이법을 잘 몰라도 직관적으로 창의적 해결법을 제시하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문제 수준은 기본적으로 고교 교과과정을 벗어나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수학은 쌍곡선 관련 문제와 오목·볼록에 대한 그래프 개형 문항이 출제됐다. 물리는 행성과 역학에 관한 문항 및 축전기와 자기장 등에 대한 문항, 화학은 수용액 농도 구하기, 양전자와 중성미자 등에 대한 문항, 생물은 세포 내 단백질 합성의 이동 경로, ATP 생성, 교차율 및 유전 등에 관한 문항이 출제됐다.

■ 의대는 인성면접 = 의대 면접은 난이도가 높은 질문보다는 인성을 검증하는 데 주력한다. 지난해 의대 정시면접은 15분 간 진행됐다. 5분은 일상적인 질문, 10분은 상황면접이었다. 서울대 의대는 지난해 수시와 정시에서 인성면점을 크게 확대했다. 특히 수시의 경우 여러 개의 상황면접을 종합적으로 구성한 60분짜리 다중미니면접을 진행했다. 정시에선 평이한 수준의 상황면접 1개만 진행했다.

지난해 정시 상황면접은 학교 운동장에서 한 학생이 맞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된 경우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에 관한 내용이었다. 도덕적인 정답이 정해진 주제였다. 실제 한 의대입시 전문가는 “서울대 의대 상황면접은 어느정도 모범답안이 있다”며 “지원자의 인성을 살펴보기 위한 질문이므로, 교수가 추궁을 해도 주관을 굽히지 말고 끝까지 올바른 대답을 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인터뷰]박재현 입학본부장 “면접, 논술 지난해와 큰 틀에서 같아”
- 논술과 의대 면접 등은 기본적으로 지난해와 동일

▲ 박재현 서울대 입학본부장

- 지난해 의대는 10분짜리 상황면접을 봤는데.
“올해도 지난해와 같다. 내년도에 정시에서 수능만으로 선발하는 방침과 상관없이 올해는 기본적으로 지난해와 똑같은 방식으로 진행한다고 보면 된다. 서울대 의대 정시면접은 어려운 질문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인성면접으로 크게 부담 갖지 않아도 된다.”

- 논술은 지문이 쉽고 문제는 어렵다.
“교과서 내에서 출제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 서울대 입학생 수준에 맞게 변별력을 갖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 큰 틀에서 출제 방향과 흐름은 지난해와 같다.”

- 정·수시 각 전형별 입학생들의 특징은.
“수시 지역균형 입학생들은 각 고교에서 전교 1,2등을 지켜온 학생들이기 때문에 성실함은 증명된 학생들이라고 할 수 있다. 수시 일반전형 입학생들은 다양성이 특징이다. 다양한 재능을 보고 선발하는 덕분에 특정 분야에 천재성을 가진 창의적 인재들도 종종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평균성적도 지역균형과 일반전형이 비슷하다. 정시 입학생은 기본적으로 교과 성적이 거의 만점에 근접한 학생들이 대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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